[뉴스 톡톡톡] 직지코리아·청주읍성큰잔치·청원생명축제

지난해 청주읍성큰잔치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 축제의 계절'이 돌아왔다. 전국 지자체들은 9월, 10월을 전후해 지역과 농특산물을 홍보하기 위한 축제를 앞다퉈 개최하고 있다. 일부에서는 지역 축제도 있지만 지자체의 축제들이 특성없이 남발되다 보니 오히려 홍보 및 생산 유발 효과가 더욱 떨어진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청주의 경우 대표 축제로 각인된 청주읍성큰잔치, 직지코리아, 성안길 시네마페스티벌, 청주 야행 등이 활발히 추진되고 있다. 이에 따라 청주에서 열리는 즐길거리, 체험, 문화 향유 등 다양한 축제들을 살펴봤다. / 편집자


'직지'는 현존하는 금속활자로 찍은 책 가운데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책이다. 서양 최초의 금속활자본인 구텐베르크의 '42행 성경'(1455년 인쇄)보다 78년 앞서 간행된 것으로 확인됐다. 그 가치가 인정돼 지난 2001년 유네스코 세계기록문화유산에 등재됐다.

◆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 직지의 고장 청주에서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이 열린다. 직지의 정식 명칭은 '백운화상초록불조직지심체요절'(白雲和尙抄錄佛祖直指心體要節)이다. 고려 말 승려 백운 화상이 부처와 자신보다 먼저 세상을 살다 간 이름난 승려들의 말씀이나 편지 등에서 뽑은 내용을 수록해 놓은 책이다. 직지심체는 '직지인심 견성성불'(直指人心 見性成佛)에서 나온 말로 '참선을 통해 사람의 마음을 바르게 보면 마음의 본성이 곧 부처님의 마음임을 깨닫게 된다'는 뜻이다. 1377년 인쇄된 직지 상하 두 권 중 한 권만 프랑스 국립도서관에 남아 있다.

직지 홍보 조형물

'직지의 고장' 청주시가 직지의 가치를 재조명하기 위해 다음달 1일부터 8일까지 8일간 청주예술의전당과 직지문화특구 일원에서 '직지 세상을 깨우다'를 주제로 직지코리아 국제페스티벌을 개최한다. 올해 처음 열리는 직지코리아는 2003년과 2005년부터 번갈아 열리는 직지축제와 유네스코 직지상 시상식을 통합했다. 시는 두 행사를 합쳐 국제행사로 승인받은 뒤 국비 14억5천만원을 지원 받았다. 총 사업비는 40억원이다.

남기상 청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직지를 인쇄한 금속활자가 인류의 황금시대를 가져온 씨앗과 같은 역할을 해 직지코리아 축제를 마련하게 됐다"며 "주제전시에는 11개국 35개 팀이 직지를 창조적으로 해석한 회화, 미디어아트, 사진, 설치미술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 57점을 선보인다.

우리나라에서는 미디어 아티스트 이이남, 타이포그라퍼 안상수, 사진작가 배병우 등이 참여하고.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론 아라드는 직지 파빌리온을 선보인다. 옛 책을 엎어 놓은 형태의 건축물인 직지 파빌리온은 높이 12m, 넓이 64㎡ 규모로 청주예술의전당 광장에 설치된다"고 설명했다.

주제전시 공간연출은 영국의 세계적 인테리어 디자이너 설치작가인 에이브 로저스가 맡았다. '색상의 마법사'로 불리는 그는 한국의 전통혼례복에서 영감을 받아 붉은색으로 꾸민다.

직지의 창조적 가치를 조명하기 위해 글로벌 명사들의 릴레이특강 프로그램인 '골든씨드 라이브쇼'도 3·4일 펼쳐진다. 유명 연사들의 독특한 강연과 퍼포먼스를 곁들이는 형식으로 엔터테인먼트적 요소가 접목된다. 루이스 다트넬 영국 우주국 과학자,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 아마존의 전자책 단말기를 개발한 제이슨 머코스키, 바이올린 연주가 박지혜, 화가이자 가수인 솔비, 식물세밀화가 신혜우, 마술사 이은결 등이 강연에 나선다.

행사장을 찾으면 이색적인 조형물도 만날 수 있다. 조직위는 직지를 활용해 메인게이트를 꾸몄다. '직지월'로 불리는 이 게이트는 직지 하권 활자 1만6천21자를 새긴 격자형 박스를 쌓아 만들었다. 이 벽은 박스 안에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이 설치돼 밤이 되면 거대한 유등으로 변신한다.

예술의전당 입구 광장에는 '책의 정원'도 만든다. 나무를 형상화한 다양한 크기의 책꽂이를 배치해 관람객이 직접 책을 꺼내 읽을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다양한 참여 프로그램도 있다. 예술의전당 광장에는 직지놀이터가 꾸며진다. 활자가 인쇄된 스카프 숲을 통과하면서 활자를 찾아 문장을 완성하는 게임 등 놀이를 통해 직지의 가치를 느낄 수 있는 공간이다.

청주고인쇄박물관 주차장 일대에는 시민추진단이 기획한 1377 고려 저잣거리가 들어선다. 직지가 탄생한 고려의 시대성과 역사성을 반영해 옛 생활상을 재현한 저잣거리에서는 고려시대 특산물인 한지, 도자기, 철물, 인삼 등을 접할 수 있다.

◆'하나된 함성, 깃발을 올려라!' 시민들이 즐기는 축제 한마당= 또한 청주성 탈환 424주년 기념 청주읍성큰잔치가 오는 9월 3일부터 4일까지 이틀간 성안길 일원에서 개최된다.

청주성 탈환을 기념하는 청주읍성큰잔치 지난해 모습.

청주읍성큰잔치는 1592년 임진왜란 당시 청주의 의·승병들이 힘을 모아 왜군에게 함락됐던 청주성을 탈환한 것을 기념해 개최되며, 올해는 청주성 탈환 424주년을 기념해 '하나된 함성, 깃발을 올려라!'라는 슬로건 아래 시민참여형 도시문화축제로 성대하게 개최된다.

본 행사로 '승승장구 퍼레이드'와 '손에 손잡고 줄댕기기', '청주성 탈환 재현 퍼포먼스'가 시행되며, 부대행사로는 '잔치를 베풀라', '장똘뱅이 로드쇼'와 거리공연, 시민동아리 예술제, 학술세미나, 어린이 미술대회, 망선루 골든벨, 전통문화 체험부스 운영 등이 개최된다. 아울러 연계행사로 의·승병추모대제와 사직제, 직지음악회 등이 개최된다.

'승승장구 퍼레이드'는 9월 3일 오전 9시 30분 서원구청을 출발해 사직대로를 시민들과 함께 행진하는 행사로, 청주대교를 지나 중앙공원 인근 청주읍성 복원장소까지 성안길을 한 바퀴 돌아 신나는 축제를 알리게 된다. 퍼레이드 이동시 사직대로를 따라 청주성 탈환을 위해 집결한 의·승병 복장을 한 시민들이 의병 출정부터 전투, 성탈환 승전까지 전과정을 실감나게 재현한다.

이 퍼레이드는 청주 지역의 공연단체들로 구성됐으며, 취타대와 만장기를 시작으로 424명의 북을 든 의병 복장의 시민들이 그 뒤를 따른다. 극단 꼭두광대의 탈놀이, 울림의 난타, 일통고법회, 전통연희단 푸리, 벨리댄스 등 전문예술단이 도심을 행진하며 공연과 함께 볼거리를 제공한다.

또한 공모를 통해 선발된 시민 코스프레 참가단과 시민 동아리예술단들이 공연 복장으로 퍼레이드에 합류하며, 청주문화사랑모임의 줄댕기기 큰 줄이 퍼레이드 후미를 장식한다. 청주대교에서는 전문 스턴트맨들이 전투장면을 재현할 예정이며, 하늘에 설치된 기구에서 난타팀의 연주가 울려퍼지며 퍼레이드의 하이라이트를 연출할 예정이다.

상당구청 앞 대로변에서는 청주시민과 관람객이 참여할 수 있는 줄댕기기 프로그램이 이어진다.

박철완 청주시 문화예술과장은 "전통의 의미를 담은 축제를 통해 청주 시민 모두가 화합하고, 청주읍성큰잔치의 개최로 청주시의 경제와 문화를 활성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며 "많은 시민들이 축제에 참여해 즐겁고 신나는 추억을 쌓길 바란다"고 말했다.

◆청원생명축제… 전국 최고 '농축산물 브랜드 축제' 명성= 이밖에 2016 청원생명축제도 오는 9월 30일부터 10월 9일까지 오창읍 미래지 농촌테마공원에서 성대하게 개최된다. 현재 축제장 조성 공정률이 45%에 이르는 가운데 코스모스, 메리골드, 국화, 홍접초 등 모두 25종의 꽃 묘종 식재가 완료됐고 텐트와 각종 구조물, 조형물 설치도 이번 주 중 본격적으로 시작돼 축제 현장 분위기가 물씬 풍겨나게 된다.

지난해 청원생명축제 농어촌 수확체험

올해 회장 조성 분야에서 크게 달라진 점은 지난해 축제장 가장 안쪽에 배치됐던 먹을거리마당을 중간지점으로 이전 배치해, 관람객의 접근이 쉽고 지역 축산물 판매도 더욱 활기를 띄게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함께 축제장 입장권을 가지고 청원생명쌀 등 지역의 친환경 농특산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농산물판매장 배치도 일부 변경해 습지공원의 활용도도 높일 계획이다.

2016 청원생명축제는 행사장 곳곳에서 60여 개의 전시 및 체험프로그램이 진행될 예정인 가운데, 청원생명브랜드홍보관, 생명농업관, 건강정보관, 우수중소기업제품전시·판매관, 사회적·마을기업 판매홍보관이 들어서 생명문화도시 청주의 진면목을 소개하게 된다.

남기상 청주시 문화체육관광국장

또 플라워파크와 오감정원, 생명농업체험마당, 수확체험장, 시골체험마당, 수변놀이터 등에서 생명농업을 체험하며 버스킹 등 각종 공연과 수상레저도 즐길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제1회 전국청원생명가요제를 신설해 공중파TV 프로그램으로 특별 편성해 방송할 예정이다.

남기상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유료행사임에도 불구하고 명실상부 전국 최고의 농축산물 브랜드 축제로 자리잡은 청원생명축제의 명성을 이어가면서, 관람객에게 쉼과 놀이, 감동이 넘쳐나는 특별한 축제로 만들어 나가기 위해 남은 기간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이민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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