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화송이 같은 함박눈이 펄펄 내려서 설화가 만발한 은세계를 만들었다. 새해 첫날 우암산에서 바라보던 해돋이도 양의 해를 알려주듯 양털 같은 구름사이로 서서히 서기를 드러내더니, 이어 탐스런 눈을 내려 새해를 축복하는가 보다. 연말 북핵 문제가 우리들을 상당히 불안하게 했는데 새해 첫눈이 내리는 날 그들은 미국과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했으니 단연 서설일 것만 같다.
 내리는 눈을 바라보며 혼자서 백설공주가 되어 일곱 난쟁이와 꿈나라를 헤매기도 하고 소녀시절 고향에서 허리까지 쌓인 눈 속에서 친구들과 눈싸움하던 시절도 떠올린다. 그때 우리들은 낙엽 떨어지는 소리에도 눈물짓고 이렇게 눈이 오는 날은 무슨 축제일같이 이슬 머금은 풀잎이 되었으니 참 천진난만했었지 싶다. 이제는 우리 아이들이 그 나이가 되어서 해돋이 가자는 아빠엄마의 말에 『그렇게 산이 좋으세요』 새로 떠오르는 해도 어제 뜬 해와 똑 같은데 다만 태양력에 의해서 그렇게 구분하는 것뿐이잖아요.?하고 동행할 틈을 보이지 않는다.
 되려 어른스러운 아이들 앞에서 철없는 어른이 된 우리는 머쓱해져서, 자연을 멀리하면 병원과 가까워진다 말하며 둘이서만 해돋이를 다녀왔다. 그런 아이들이 내리는 눈에 취해서 잠 못 이루는 엄마를 이해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고 있는데, 먼저 해돋이를 가자던 남편도 창 밖의 눈꽃만 바라보는 아내가 한심했는지 내일 아침엔 미끄러울 테니 차 놔두고 대중교통 이용하라며 문을 닫는다.
 해돋이 가서 무엇을 기도했는가 묻는 소리에 우선 나와 내 가족의 안위를 염원했다고 한말에 겨우 그거냐는 듯 소소한 아녀자로 바라보던 눈초리가 떠올라서 양띠 해에 국민의 일원으로 국태민안을 생각해 본다. 양은 십이지 중 여덟 번째 동물로, 온순하고 지혜로워서 무리를 지어 군집 생활을 하면서도 서열을 다투거나 암컷을 독차지하려고 욕심을 부리지 않는다고 한다. 그러다 보니 너무 고지식하여 반드시 갔던 길로 되돌아오는 습성이 있고, 싸우는 일이 없다가도 한 번 화가 나면 참지 못하는 다혈질이어서 희생양이란 말도 생겨났나 보다.
 大자와 羊자가 합쳐서 아름다울 美자가 되었고 꿈에서 양의 두 뿔과 꼬리가 떨어져 나가는 꿈을 꾸고 태조 이성계가 임금이 된지라 양 꿈은 길몽이라고 한다. 이런 평화와 희망의 지킴이 양의 해니 만치 젊은 민초들의 힘의 결집인 새 정부가 진정 국민을 위한 국민의 정부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다.
 그리고 도약과 발전을 지향하는 우리 충북교육이 생명경영. 품격행정으로 ''EDULOVE 충북교육 21,을 구현하여 세계 속에 앞서갔으면 하는 소망으로 미력하나마 신바람 나는 교실지원과 조성에 최선을 다할 것이다. 또한 우리 으뜸도민의 바램인 행정수도 충북유치와 호남고속철도 오송분기역 유치 등 현안과제의 발전적 추진으로 으뜸충북으로 재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만들어 졌으면 하는 소망을 심는다. 그러다 보면 일출을 보며 기도했던 우리 가족의 소망은 자연스레 이루어지겠지.
 계미년 올해는 지구촌을 부디 양털같이 따스하고 평화롭게 하여주시고, 혹여 잘못된 일은 측은지심으로 오늘 같이 순백의 눈으로 덮어주시어 순한 양이 속죄양 되지 않게 하시고, 아흔 아홉 마리 양 갖은자가 한 마리의 양을 탐하지 않도록 하여 주옵소서. / 오창고등학교 행정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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