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운동가 류자명 손자가 주장

[중부매일 정구철 기자]한국인 최초로 올림픽 마라톤종목에 출전했던 충주 출신 권태하(1906~1971)가 '스포츠 독립운동가'가 아니라 '친일 매국노'라는 주장이 나왔다.

권태하친일행위진상규명 충주시민대책위원회(대표 전홍식)는 2일 오후 3시 충주문화원에서 '권태하, 스포츠독립운동가인가 친일매국노인가'라는 주제로 충주시민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는 '국내 마라톤 개척자 권태하'란 글을 여러 차례 발표한 비영리단체 '아이들의 하늘' 김희찬 간사와 충주 출신 독립운동가 류자명(1894~1985) 선생의 손자인 류인국 나무식물병원 원장이 토론을 벌이기로 했으나 김 간사가 불참해 류 원장 단독발표로 진행됐다.

류 씨는 "권태하는 남만주철도주식회사에서 근무하고 대동아성병본부에서 활동했고 일본인으로 살고싶어 한 친일매국노"라고 주장했다.

그는 "권태하는 1933년 후쿠가와 미츠루(福川滿)라는 일본이름으로 창씨개명한 뒤 일본여인과 결혼했고 가장 뚜렷한 친일매국노 족적은 대동아성병본부 촉탁으로 활동한 1944년"이라며 "권태하가 촉탁으로 몸 담았던 대동아성병본부는 여성들을 강제로 또는 미끼로 동원해 중국과 남양군도 등에 성노예로 보냈고 젊은 청년들을 전선의 총알받이로 보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한 근거로 매일신보 1944년 1월15일 자에 실린 권태하의 대동아성병본부 촉탁 부임 인사를 제시했다.

특히 "권태하가 중국에서 맹활약한 친일 매국노의 친목단체 또는 일본군에게 협조나 첩보 활동, 독립운동가를 색출·체포·암살 등으로 악명을 떨친 대표적 단체인 계림회(鷄林會) 결성에 참여했다"고 주장했다.

류 씨는 "친일파인 권태하를 응징하고 역사를 바로 세우는데 앞장서서 노력하진 못할지언정 역사를 왜곡하고 독립운동가라고 주장하는 것은 있을 수 없다"며 "친일 매국노인 권태하를 독립운동가로 포장하고 이를 통해 추진하려는 모든 사업을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희찬 씨는 토론회에 보낸 글을 통해 "창씨개명과 촉탁으로 발령돼 간다는 것과 그 후에 그가 무슨 일을 했는가는 별개 문제"라며 "그의 뚜렷한 친일 행적이 무엇인지 확인할 수 없어 추가적인 해석을 유보하지만 철저한 친일 매국노였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권태하는 1932년 로스앤젤레스올림픽에 김은배와 함께 한국인 최초로 출전해 9위를 차지했다.

충주시와 충주문화원은 지난 6월2일 '한국마라톤 개척자, 충주人 권태하를 새로 읽는다'라는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개최했다.

정구철 / 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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