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삼성 만큼만 하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삼성 만큼만 하자
  • 중부매일
  • 승인 2016.09.07 20:57
  • 댓글 2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경제칼럼]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이사.前 SBSCNBC 앵커

삼성전자가 야심차게 출시했던 갤럭시 노트7이 폭발하는 문제가 최근 발생했다. 사태를 수습하는 모습이 긍정적이다. 위기를 기회로 삼고 있는 삼성 그룹이다. 첫째, 사태처리에 대한 결론을 내기까지의 '내부소통'이 훌륭했다.

사실 제조물책임법(PL법)상으로만 보면 노트7의 배터리만 리콜하는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다. 그런데, 삼성전자 수뇌부는 '전량 리콜'로 가버렸다. 수뇌부 단독으로 그러한 결정을 내릴 수도 있었겠지만, 삼성전자 내부 인터넷 게시판에 달린 직원들의 의견과 댓글의 영향도 컸던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직원들은 성과급이 떨어질 것임이 분명함에도, 실제 사용자의 입장에서 댓글을 달았고, 수뇌부에서 이를 상당부분 적극 수용하며 앞장 선 것이다.

합당한 의견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리라. 명예롭지 않은 일에 은근슬쩍 부품교환만 하는 결정을 하며 덮고 가기 보다는, 환부를 드러내고 사태를 수습하는 것이 올바른 길이라는 점에서 서로 '소통'을 한 것이다.

둘째, '즉각적인 수습책 발표'가 시기적으로 적절했다. 사실 노트7의 출시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이어서 피해자는 초기구매자(Early Adopter) 일부에 불과할 수 있었다. 국내외 여론을 충분히 감안하며 내부조사를 길게 가져간 뒤 발표를 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즉각적인 대응으로 삼성그룹은 SNS로 연결돼 비밀이 없는 지구촌을 순식간에 조용하게 만들었다. 오늘날의 세상을 정확히 짚은 것이다.

국내 자동차 업계에 있어서의 급발진 문제가 이슈화 된지 오래지만, 속 시원한 결론을 들어본 적이 없다. 국내적으로 최근 불거졌던 옥시 사건이나 폴크스바겐의 디젤 연비 문제 등에 인지시점과 대응시점은 대체적으로 언제나 차이가 많았다. 많은 사용자들이 피해를 봤다고 하소연 해왔음에도 불구하고, 상당한 시간이 흐르고 나서야 이슈가 됐고, 그마저도 축소 은폐하려는 등 우리 사회의 수습 매뉴얼은 작동이 안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 점에서 이번 삼성의 '신속한 대응'은 귀감이 됐다.

셋째, 무한(無限)책임주의적인 대처방식이 옳았다. 리콜 사태는 비단 삼성전자에만 국한된 이슈는 아니다. 이미 국내외 자동차 업계의 리콜은 전세계적인 이슈가 된 지 오래다. 하지만 이들의 대응방식은 회사마다 차이가 많았다. 자사제품의 결함을 인정하고 순순히 리콜을 받아들인 회사가 있었던 반면, 완강히 버티는 회사 또한 존재했다.

하지만, 이번에 삼성전자는 통상적으로 제품에 결함이 발생했을 때 제조자로 하여금 수리 또는 교환을 책임지게 하는 제조물책임법(PL법)상의 내용보다 더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것이다. 많게는 2조5천억원에 달하는 경제적 손실에도 불구하고, 리콜의 모범 사례를 만듦으로써 삼성전자는 장기적으로 오히려 소비자들의 신뢰를 강화하는 계기로 삼고 있다. 당연히 내부적으로도 세계 일류 품질주의를 강화하는 기회가 됐다. 1995년 삼성 애니폰의 불량을 기화로 모든 임직원이 보는 가운데 불량 휴대폰 15만대를 불 태운 '휴대폰 화형식'을 했던 삼성의 의지를 다시 새기는 계기도 되었을 것이다.

최근 롯데그룹 이슈, 대우조선해양을 둘러싼 수많은 잡음 등으로 재벌을 비롯한 기득권층에 대한 불신이 팽배하다. 삼성그룹도 언제나 잘 하고 있던 것은 아니지만, 이번만큼은 제대로 했다. 삼성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감을 누그러뜨리는 작용을 했음은 물론이고, 장기적으로 신뢰감 차원에서 긍정적이었다.

강관우 더프레미어 대표이사.前 SBSCNBC 앵커

우리가 할 줄 몰라서 안 해온 것도 있겠지만, 그것보다는 하기 싫어서 안 해왔던 것도 인정하자. 회사차원에서 사회차원에서 국가차원에서 매뉴얼만 잘 돼있고, 그것에 대한 구성원들의 학습이 잘 돼있다면, 비슷한 일이 생겼을 때 수습하는 과정과 결과가 많은 이들을 수긍케 할 것이다.

많은 일들이 상식선에서 해결이 가능하다. 또한 공동선(善)을 위한 대응방식이면 더더욱 좋을 것이다. 이번 삼성 노트7과 관련한 대응과정과 같은 모습이 앞으로 우리 사회와 국가 전반에도 좋은 영향을 끼치길 기대해 본다.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이번 삼성만큼만 하자. 그러면, 우리도 바로 선진국된다.



이 칼럼은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2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신선용 2016-09-09 16:25:56
동감입니다.

박영범 2016-09-08 11:34:00
삼성에 대한 멋진 분석글입니다! 말씀대로 삼성이 이번엔 제대로 대처했네요! 자칫 잘못하면 브랜드 가치 하락만 수조원 될겁니다! 앞으로도 멋진 글 부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