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어송라이터 권진아(19)가 '드디어' 데뷔했다.

2014년 SBS TV 오디션 프로그램 'K팝스타' 시즌3에서 그루브한 곡부터 감성적인 발라드까지 넓은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톱3를 차지하고 유희열이 이끄는 안테나의 픔에 안긴 지 2년 반 만이다. 권진아에게 '드디어'라는 수식어가 붙는 이유다.

성시경, 이지형, 토이, 프라이머리, 샘 김 등 다양한 선배 가수들과의 듀엣곡을 발표하며 생존신고를 하긴 했지만 이미 K팝스타로 알린 권진아의 목소리에 대한 대중의 욕구를 만족시키기는 역부족이었다.

19일 서울 청담동 일지아트홀에서 열린 쇼케이스 무대에 선 권진아는 "가슴이 뛰어서 잠을 한 시간 밖에 못 잤다"며 떨리는 심경을 고백했다.

웃는 얼굴이었지만 지난 2년이 마냥 즐겁지는 않았을 터다. 권진아를 응원하기 위해 잠시 무대에 오른 유희열은 "제일 열심히 하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 뒤에 유독 아파하고 힘들어했다"고 권진아의 2년을 짐작케 했다.

"멘털이 약간 무너져 있었나 봐요. 이대로는 도저히 대중 앞에 서지 못할 것 같았어요. 제가 너무 초라하고, 정신적으로 힘들었거든요. 다 내려놓고 싶은 마음밖에 없었기 때문에 이렇게 앨범이 나올 줄 도 몰랐어요."

이렇게 권진아가 발표한 첫 번째 정규앨범 '웃긴 밤'은 스스로 "슬프면서도 따뜻하다"고 설명한 그만의 감성을 담은 앨범이다. 부드럽지만 동시에 호소력 짙은 음색으로 곡을 연주하며 쓸쓸한 위로의 정서를 표현한다. 'K팝스타' 때보다 훨씬 성숙해진 색이다.

"힘든 시간을 겪은 이후에 감정에 깊이가 생긴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제 얘기를 하는 게 부끄러웠거든요. 그걸 많이 깨려고 노력했어요. 표현을 많이 하려고 노력하다보니까 전에 비해서 노래할 때의 연기력이 는 것 같아요."

모두 8트랙이 담긴 정규음반은 신인의 데뷔작으로는 흔치 않은 형태다. 그 중 네 곡에 작사·자곡가로 이름을 올린 것은 그동안 안테나에서 쌓은 "곡도 쓰고, 노래도 열심히 하고, 춤 레슨도 받으며 쌓은 자양분"의 결과다.

"오래가는 가수가 되려면 자기 곡을 쓸 줄 알아야 한다고 해서 시작하게 됐는데, 많이 두려웠죠. 이게 좋은지도 모르겠고, 가사를 어떻게 써야 하는지도 모르겠고요. 점점 제 감정 표현을 잘 할 수 있게 된 것 같고, 많이 도와주셔서 완성도 있는 앨범이 나온 것 같아요."

타이틀 곡 '끝'은 이별을 눈앞에 둔 남녀가 헤어지는 순간의 감정을 담은 곡이다. 라디(Ra.D)와 디어(d.ear)가 곡을 쓰고 유희열이 가사를 붙였다.

이 외에도 앨범에는 인트로 격인 '지그재그', 밤에 잠을 못 자게 하는 모기를 짝사랑하는 상대에 빗댄 '쪽쪽', 베이빌론이 피쳐링한 '야!', 박재범이 피쳐링한 '다 알면서', 선우정아가 작곡한 '그녀가 되길', 권진아의 스무살을 담은 '스물' 등이 실렸다.

"잘 될 거라고 생각하지 않았던 시행착오 격인 앨범"이었지만 발표 이후 각종 음원사이트 실시간 차트에서 상위권을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다.

"제 노래를 듣고 위로 받았다고 하시는 분들을 보면 되게 마음이 뿌듯하고 좋아요. 앞으로도 많이 위로할 수 있는 가수가 되고 싶어요."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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