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기자단-수희씨] 도서리뷰-나쁜 페미니스트

나는 페미니즘을 잘 모른다. 단 한 번도 페미니즘을 공부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나는 페미니스트가 싫었기 때문이다. 페미니즘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페미니스트라 불리는 쎈(?) 언니들이 유난스럽다고 생각했다. 그땐 세상을 몰랐으니까.

페미니즘에 대한 고민은 결혼과 함께 찾아왔다. 며느리로, 아내로 살아가면서 적지 않은 불만들이 쌓여갔다. 살아가면서 적당히 스스로와 타협하기도 했고, 싸우지 않고 잘 지내는 법도 익혔다. 10년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으면서 오는 여러 갈등이 내게는 상처가 된 순간도 있었다. 시어머니의 걱정은 그저 잔소리로 여겼고, 남편과의 문제는 괜찮은 척만 했다.

아가가 태어나니 또 새로운 문제들이 생겨난다. 여성혐오가 넘치는 바로 대한민국 사회에서 딸을 키워야 하고, 내 딸이 그런 사회에서 살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엔 '페미니즘 출판 전쟁' 이라 할 만큼 페미니즘 관련 책들이 많이 나오고 팔리는 추세란다. 페미니즘, 아니 일부 페미니스트에 대한 막연한 거부감에 내켜하지 않던 나 역시 페미니즘 관련 책들을 두리번거렸다. 그렇게 해서 만나게 된 책이 바로 록산 게이의 '나쁜 페미니스트'다.

록산 게이는 참 거침없다. 그녀는 어떤 사회현상이나 문화, 그리고 미디어에 나타난 페미니즘 이슈를 거침없는 솔직함으로 풀어낸다. 그녀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아니라 친절한 페미니스트다. 록산 게이는 "나쁜 페미니스트가 되어 세상에 나가고 싶고, 이렇게 해서 더 좋은 여성이 되고 싶다. 나의 현재와 과거를 솔직하게 내보이고 내가 어디에서 비틀거렸고 내가 어떤 사람이 되고 싶은지 전부 다 털어놓고 싶다"고 말한다. 실제 이 책 '나쁜 페미니스트'에 실린 발랄한 그녀의 글이 그렇다.

록산 게이의 '정직한' 글을 보며 페미니즘을 더 공부해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좋은 페미니스트를 찾지 말고 '각자가 이 세상에서 우리가 가장 보고 싶은 페미니스트가 되어 보면 어떨까'라는 록산게이의 제안에 내 맘도 움직였다. 딸을 너무나 사랑하는 남편에게도 꼭 권해주고 싶은 책이다. "여보, 우리 '딸 바보'보다는 페미니스트가 되어보면 어떨까?!" http://goodwriting.tistory.com/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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