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연일 제조업의 위기에 관한 뉴스가 매스컴을 도배하고 있다. 수많은 국가와 FTA를 체결하여 국내시장을 개방한 것은 자동차, 철강 조선업 등의 중공업에 대한 믿음때문이었지만, 이제는 그 믿음이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다. 계속되는 보복관세, 업황부진, 무역장벽 등이 국내제조업을 불황에 몰아넣고 있지만, 그나마 식품산업을 필두로 한 전통 산업이 국내 경기를 지탱하고 있다.

증기기관의 발명과 방적기계 등의 발명의 영향으로 영국에서 제1차 산업혁명이 이뤄졌다면, 미국의 자동차산업에서 기원을 찾을 수 있듯이 제조업의 증가에 힘입은 대량생산체제로부터 제2차 산업혁명이 이뤄졌다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산업별 기술별로 분리되어 있던 전 산업이 IT(information technology), BT(bio Technology), CT(chemical technology) 등의 발달에 따라 서로 융합되고 복합화되어 3차 산업혁명인 스마트 컨버전스 모델이 부상하고 있으며, 융복합으로 인한 새로운 고부가가치 산업을 창출하고 있다. 해방이후, 한국 식품산업의 화두는 식품보국(食品輔國)이었다. 먹고 살 것이 없었던 시절, 자립의 기반을 위한 먹을거리 생산이 식품업 종사자의 사명이었으며, 식품산업존재의 의의였다. 쌀과 함께 라면, 케찹, 조미료, 카레 등 서민식품의 대명사인 식품들이 이 시기에 개발되고 국산화되었다. 식품업 2세대가 등장하면서는 식품업에서 글로벌 경쟁이 대두되고 있다. 시장이 개방되고 식문화가 서구화되면서 식품산업의 경쟁의 축이 생산에서 소비로 이동하고 있다.

최근 식품업계의 화두는 식품과 IT기술의 만남이다. 식품업계에서는 IoT기술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고, 전자제품회사들의 주도하에 미래 스마트 주방의 구현을 근시일내 실현시키려 하고 있다. 칼로리와 영양소를 알아서 관리해 주는 스마트 도마, 음식의 조리를 알아서 조절해 주는 스마트 인덕션, 수분섭취량을 체크해주는 스마트 보틀 등은 이미 시장에 팔리고 있는 상품들이다. 사용자 빅데이터 수집 및 분석에 기반해 냉장고가 단순한 식재료 보관을 넘어서 식재료의 잔량과 신선도를 체크해 주고, O2O스마트배달서비스와 결합해 스스로 장보기서비스까지 가능하게 하고 있다.

요리로봇과 음식 3D프린팅도 더 이상 가상의 개념이 아니라 내년쯤 상용화단계를 앞두고 있다. 한식세계화의 가장 큰 걸림돌이었던 저염식품개발에 있어서도 융복합기술이 큰 전진을 이뤄내고 있다. 식재료의 우수성과 조리의 과학성으로 전세계의 이목을 끌었음에도 절임기술의 내재적 한계였던 고염도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염도를 낮추고 위생적으로 만든 메주 생산기술로 저염도 고추장과 간장, 된장이 개발되고 있다.

최근의 웰빙붐과 인공감미료에 대한 반감 등을 고려한 국산 천연조미료의 개발로 수입제품의 대체가 가능해지고 있다. 전세계적으로 효력이 입증된 홍삼을 다양한 건강기능성 식품에 접목한 섭취편의성을 높인 제품개발, 친환경 소재로 개발된 포장용기의 개발, 아웃도어용 즉석식품의 개발, 가정편의식 시장의 확대에 맞춘 개인맞춤식품 개발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실사화되고 있다.

수년 전부터 UN식량농업기구가 미래먹거리로 지정해 전세계적으로 활발한 연구가 진행중인 식용곤충산업도 주목받고 있다. 단순히 대체식량으로서가 아니라, 앞으로의 식품산업의 성장동력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반드시 육성이 필요한 산업군으로 꼽히고 있다. 시각적인 거부감만 해결한다면 사육시간이 짧고 투입되는 에너지가 적으며, 뛰어난 에너지원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벌써 통조림, 에너지바, 쿠키 등 다양한 곤충식품들이 시장에 선을 보이고 있다. 세계곤충식품시장이 2007년 11조원에서 2020년 38조까지 3배이상 늘 것으로 예상하고 있기도 하다.

유럽 일부국가에서는 향후 육류대체품으로 삼기 위해 곤충을 적극 육성하고 있고, 13억 인구의 미래식량 확보 차원에서 중국도 곤충 10종에 대해 전략적으로 육성하고 있듯이, 우리도 이에 대한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 곤충산업은 식품용으로 뿐만이 아니라 사료용, 약용으로도 광범위한 활용이 가능한 미래전략산업으로, 적극적인 산업화전략이 필요하다.

식품첨가물을 포함한 식품소재산업과 식품반가공산업은 앞으로 더욱 중요성이 커질 것으로 기대되는 바, 새로운 수요 창출을 통한 부가가치 향상 및 농축산물의 수급조절 애로 해소 등을 위해 지속적인 지원 및 육성이 시급하며, 업종간의 컨버전스를 통한 다양한 협업, 다양한 아이디어로 무장한 젊은 인재들의 역할이 그 무엇보다도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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