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홍양희 충북테크노파크 기업지원단장

글로벌 시장진출을 위하여 열정이 넘친다고 소문난 기업인이 얼마 전 의기소침한 모습으로 사무실 문을 두드렸다. 최근 중국에서 열린 전시회에 신상품을 홍보할 목적으로 참가하였는데, 사드(THADD) 배치의 민감한 외교 현안 때문인지 그것을 가장한 농간 탓인지 구석진 곳을 한국관으로 배정받아 허탕친 하소연에 안타까움을 느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지병을 앓고 있는 경제상황에서 중국발 사드리스크과 함께 선박과 철강, 중화학공업 등 경제성장을 이끌어 왔던 중대형산업의 침체, 삼성 갤럭시노트7의 배터리 불량으로 인한 기업손실 등 수출저조 현상이 실제 경기둔화로 이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미국의 철강 반덤핑 관세조치를 비롯한 수입규제, 영국의 EU탈퇴를 선언한 브랙시트(Brexit) 등 보호무역의 등장은 전문가들조차 세계적 경기침체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공통된 전망이다. 대외무역의존이 높아 제조업과 수출을 근간으로 삼고 있는 우리경제를 되살리려면 수출활성화를 위한 장·단기적 노력이 절실하다.

장기적 관점에서의 교류 협력을 통한 신뢰가 자본으로 승화돼야 한다. 수출은 단기간에 이루어질 수 있는 성과물이 아니다. 눈앞의 이익에만 급급한 나머지 중장기적 협력은 나 몰라라 하는 방식은 사라져야 한다. 언어, 인종, 문화 등이 다른 외국과의 교역에서는 지속적 교류를 통해 이질성을 좁혀가며 우수한 기술 또는 제품을 자연스럽게 홍보하며 win-win 방식이 필요하다. 유럽, 미국 등 선진국 기업들이 보다 거시적 관점에서 포괄적 협력을 위하여 먼저 손을 내밀고 있다는 점을 학습해야 한다.

해외시장을 다변화해야 한다. 중국과 홍콩으로 전체 수출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치적 이해관계와 부정적 수출관행은 중국만을 바라보기엔 무리가 있다. 앞으로 신흥 무역대상국으로 떠오르는 인도, 미국의 규제에서 벗어난 이란을 비롯한 18억명이 넘는 이슬람 문화권 국가로의 진출이 모색되어야 한다. 아시아 K-뷰티 신드롬에서 시작하여 최근 유럽을 포함한 일부 글로벌 다국적 화장품 제조사에서도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조명을 달리하고 있다는 점을 적극 활용하여 지역산업의 해외시장 진출에 매개체가 되어야 할 것이다.

단기적으로 해외시장 진출정보의 집적화와 공동 활용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지자체와 공공기관에서 이루어지는 해외마케팅은 그 특성상 민간 또는 전문 대행기관을 활용하여 연속성이 결여되고 일회성 관리로 인해 우수 또는 진성 바이어 발굴에 한계점을 보였다. 따라서 지자체와 지원기관 등이 보유하고 있는 해외네트워크 정보를 집적, 공유하고 활용함과 동시에 해외전시, 상품프로모션 등 다양한 사업에 참가하는 해외바이어 정보를 지속 관리함으로써 진성 바이어로 유도해야 한다.

수출 전선에 빨간불이 켜진 상태에서도 지난 7월말 기준 수출입동향에 따르면 충북은 전년동기 대비 0.7% 수출향상과 1.9% 수입감소로 약 885백만달러의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했다. 특히 반도체, 배터리, 광학 등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 지역에 경기침체에 강한 중소기업들이 다수 포진하고 있으니 호재가 아닐 수 없다.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최근 산업통상자원부에서는 우수한 제품력을 갖은 중소기업을 발굴하여 전문무역상사 뿐만 아니라 세계 각국에 퍼져있는 세계한인무역협회(OKTA) 회원과 연계한 일명 '수출친구맺기' 사업을 통해 해외수출 증진을 도모하고 있다. 다양한 수출지원 프로그램을 적극 활용하여 페이스메이커로 함께하면서 중소기업이 수출로 이뤄내기까지 해결해야 할 많은 과정들이 있다. '바다가 잔잔하면 유능한 뱃사공이 나올리 없다'는 영국속담이 있다. 험난한 바다를 헤쳐나아가 세계시장에서 우뚝 서기까지 더욱 우수한 제품과 서비스로 승부하고 있는 중소기업을 진심으로 응원한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