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칼럼]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창조경제팀장

변광섭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창조경제팀장

해질녘이면 쓸쓸함이 어깨를 스치는가 싶더니 이내 온 몸이 그늘로 깊어진다. 삶이 고단해서가 아니다. 오늘 하루도 무탈하게 버텼다는 위로와 새 날에 대한 불안감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시인은 자신의 영혼을 닥달하면서까지 우물을 파고, 어떤 가수는 밤이 깊도록 목 놓아 노래를 부른다. 지금 이 순간에도 누군가는 좁은 단칸방에서 외로움에 눈물을 훔칠 것이며, 누군가는 연장을 들고 칼바람 부는 일터로 나갈 것이다.

이처럼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새로운 삶의 전장에 나선다. 가장 아름다운 날은 아직 오지 않았다며 각자의 방식으로 하나씩 꿈을 빚는다. 백지장도 맞들면 낫다고 했던가. 각 분야에서 자신의 길을 걷고 있는 13명의 사람들이 의기투합했다. '세상을 바꿔라'는 제목의 공저를 통해 13가지의 지혜와 전략과 방향을 제시한 것이다.

줄기세포 전문가로 알려진 황우석 박사는 우리가 꿈꾸는 바이오산업 융성을 위해서 관료집단의 폐쇄성과 경직성부터 극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영국은 '난자공유'제도를 통해 생명윤리와 과학발전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데 정부의 적극적인 제도개선과 합리적인 역할이 중요했다.

김병준 국민대 교수는 동북아 평화와 번영을 위해서는 한국인의 책임있는 역할을 강조한다. 일본의 한국에 대한 접근은 치밀하고 조직적이며 전략적인데 우리는 다분히 감정적이다. 일본에 대한 역사인식과 독도문제 등을 논리적이고 미래지향적으로 분석하고 대응해 나가면서 화해와 협력을 이끌어야 한다. 유럽연합이 좋은 모델이라는 것이다.

언론인 정규재 씨는 법만능주의 폐해를 지적하고 있다. 분노와 질투가 법이 되고, 사적 복수심이 법이 되는 포퓰리즘 입법을 경계하면서 절제된 행동과 자연의 질서를 통해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고 국가와 시장경제의 발전을 도모할 것을 웅변한다. 금융전문가 우주하 박사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있는 한국경제의 재도약을 위해서 지나친 정부규제의 개혁과 시장중심의 경제운용방식 전환을 촉구하고 있다. 네거티브적인 금융규제를 개선하고 혁신과 창의와 자유가 보장되는 환경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국방전문가 이준구 씨는 독자적인 국방전략을 만들고 이를 발전시킬 수 있는 주체세력을 이끌며 군사과학기술과 실용적 국방경영체계를 마련할 것을 주장한다.

또한 경영전문가 이상빈 교수는 한국의 외화유동성 위기 원인을 높은 해외의존도, 취약한 금융시장 구조, 낮은 금융회사 경쟁력, 미흡한 국가 금융위험관리 등으로 보고 있다. 원화의 국제화, 외환 및 채권시장 규모 확대, 거시건전성 감독 강화, 국경간 자본이동에 대한 국제공조와 국제사회에서 한국의

지도력 발휘 등을 대안으로 뽑았다.

박현출 전 농촌진흥청장은 한국이 농업 선진국으로 가려면 1차산업의 고정관념에서 경쟁력 높은 산업으로의 대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농업의 규모화, 기계화, 기술화, 그리고 관광, 서비스, 공동체적 가치를 이끄는 6차산업으로서의 전략이 실현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임교빈 수원대 교수는 '서비스와 지식의 수출'이라는 앨빈 토플러의 말을 인용하면서 사물인터넷(loT), 클라우드, 빅데이터, 인공지능(AI)의 ICT 혁신에 맞는 의료·교육·금융·제조 등에 지식기반 서비스 전략을 주문하고 있다.

이밖에도 오상록 박사는 R&D에 대한 투자와 과학기술정책 및 교육의 혁신을 통해 과학강국으로 갈 것을 제안했으며, 황진엽 박사는 우주를 지배하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고 했다. 성균관대 김용하 교수는 한국 고유의 정신문화를 선진화해 국격(國格)을 높이자고 했다. 자원전문가 박상덕 박사는 에너지가 국가의 자본이고 미래의 경쟁력이라며 북한을 포함한 동북아 에너지망을 구축하고 에너지 효율의 최적화, 원자력의 안전성, 해외 수출 등을 촉구했다.

필자도 세상을 바꾸는 외침에 이들과 함께했다. 지역문화의 세계화를 위한 콘텐츠 개발, 도시별 특화된 문화재생, 창조적 인재양성, 행정과 문화의 일치감 등을 주장했다. 세상을 바꾸는 13인의 외침에 귀 기울여 보자. 천천히 서두르며 행복을 노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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