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오상영 유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오상영 유원대학교 경영학과 교수

삼성전자 갤럭시 Note 7의 1조원이 넘는 리콜 비용이 사회적 이슈이다.

삼성이 망하는 것이 아닌가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삼성은 빠른 리콜을 통해 오히려 비용을 이익으로 전환하고 있다. 굴지의 대기업답게 품질비용관리를 철저하게 집행하고 있는 것이다. 단기적이든 장기적이든 경영전략이 견고한 기업이면 비용을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이 어렵지 않다.

삼성전자 실적 기대치가 하향될 것이라는 전망에도 불구하고 삼성전자 주가가 나쁘지 않은 것을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1조원 이상의 비용을 어떻게 이익으로 전환하는 것이 가능하겠냐는 의구심이 들 것이다.

경영은 철학이다. 눈에 보이는 실물만이 전부가 아니다. 말 한마디에 천 냥 빚을 갚을 수 있듯이 철학적 경영은 고객의 신뢰를 바탕으로 무한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보통 있는 자는 지속적으로 풍족하게 되고, 없는 자는 그 있는 것 까지도 빼앗길 것이다"라는 성경 구절이 있다. 이를 마태효과라고도 한다. 경쟁력을 확보한 기업은 사회로 부터 얻는 혜택을 지속적으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이러한 현상을 수학 이론으로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사회적 지지를 받는다는 것은 자산 손실을 막아주는 기능을 확보하고 있다는 것이다.

삼성의 재빠른 리콜 결정이 고객의 신뢰로 이어지면서 손실을 이익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 것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 것과 같이 기업의 사회적 관계는 비용을 이익으로 전환 할 수 있는 힘을 갖고 있는 것이다. 최근 위기를 맞고 있는 한진해운이 먼저 위기를 맞았던 현대상선과 운명이 엇갈리고 있는 것과 같다.

한진해운은 사회적 관계를 무시하고 스스로 책임지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발생하는 비용보다 오히려 큰 비용으로 작용되고 있는 것이다.

경영학에서 중요하게 다루는 본질의 하나는 이익이다. 일반적으로 기업의 자산은 비용으로 전환되게 마련이다. 그 비용은 다시 수익으로 전환되고, 수익 중에서 이익의 비율을 높여야 한다. 이러한 흐름을 지속적으로 유지해야 좋은 기업이 되는 것이다. 성장하는 기업은 늘 자산을 구매한다. 반대로 실패하는 기업은 늘 비용을 구매한다. 기업이 위기에서 대규모의 비용을 투자 자산으로 전환시킨 사례는 매우 많다. 이익과 비용의 경계는 아주 가깝고 차이가 작다. 예컨대 뷔페를 경영하는 식당에서 음식이 손님을 기다릴 때는 그 음식은 자산이 된다. 손님이 잘 먹어주면 현금으로 전환되면서 이익을 준다. 그러나 그러한 음식도 폐점 시간이 가까워오면서 비용으로 전환되기 시작한다. 당연히 재고로 남게 되면 다양한 비용 항목으로 분류되어 손실로 전환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손실과 이익의 경계는 아주 근접해 있는 것이다.

기업 경영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대두되는 이유도 비용관리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다.

보편적으로 제품 생산에 소요되는 직접 비용 외에 불량 감소를 위한 품질관리 활동비용을 원가로 계산하여 관리하는 것을 품질비용이라고 한다. 이것을 분석함으로써 품질관리 활동의 개별 효과를 파악함과 동시에 문제점을 발견, 개선 대책을 강구한다. 이를 통해 품질관리 활동의 경제효과를 증대시키는 일종의 관리회계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물론 품질실패비용이란 생산된 제품의 품질이 설계규격에 미달하거나 소비자의 만족감을 충족시키지 못했을 때 발생하는 비용이다. 재작업비, 폐기물비, 재검사비 등 직접비용도 있지만 소비자 불만족 처리비용, 신뢰도 하락에 따른 고객충성도 감소-재 구매 하락 등, 보이지 않는 형이상학적인 비용도 상당히 크다. 보통 제조업체의 경우 총 매출액의 20~30%, 서비스업체의 경우 30~50%가 품질비용으로 발생한다고 한다. 따라서 기업의 미래 경영에 있어서 기업이 특별히 관심을 갖아야 하는 것은 숨겨진 실패비용이다. 경영자가 인식하지 못하지만 기업에게 상당한 손실을 발생시키는 비용, 이러한 비용을 줄이거나 비용을 이익으로 전환시켜주는 품질비용에 관심을 갖아야 한다. 특히 종업원, 고객 등 사람에게서 발생되는 비용은 발생 시간, 발생 빈도, 파급 영향도 등에서 고비용 요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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