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시대와 노인헬스케어]3. 국외사례 - 대만현황

대만시립호연경로원 어르신들이 나들이 후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중부매일 이지효 기자] 한국과 대만은 현재 '고령화'라는 공통문제로 고민하고 있다. 이에 공동기획취재단은 대만 위생복리부 사회가정서 서장 및 담당자들을 만나 노인 문제에 대해 서로 경험했던 것을 함께 나누는 자리를 가졌다. 이와 함께 취재단은 대만 타이페이시에서 운영하고 있는 '대만 시립 호연 경로원'을 찾아 운영상황을 알아봤다.

◆ 대만의 노인복지 정책= 크게 3단계로 나눠진다. 첫번째는 경제적인 안정, 두번째는 신체적인 보호, 세번째는 생활 속의 보호다.

대만 노인의 경제적 안정을 위한 보조장치로는 저·중소득층 12만2천423명(2014년 기준)에게 월간 생계비로 3천600~7천200달러(한화 약 13만~26만원)를 지원하고 있다. 또 노인들을 돌보는 가족들(미취업자)에게도 5천달러(한화 약 18만원)의 특별 돌봄비용을 지원하고 있다. 이와 함께 부동산의 현금화를 통한 역모기지도 실험·연구중이다. 지난 5월 새정부 출범 이후 노인연금에 대한 새로운 정책이 추진중인데 아직 연금에 대해서는 정부 차원에서 논의중이다.

대만시립 호연경로원 어르신들이 게임을 하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다.

노인들을 위한 신체적 보호를 위해서는 70세 이상 저·중소득층에게 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4년 기준으로 7만9천216명이 혜택을 받았다. 또한 중증환자들을 위한 입원·치료비 지급도 실시하고 있으며 독거노인을 위한 24시간 응급서비스와 실종노인 예방을 위한 가족통합센터도 설립해 운영중이다. 이를 위해 핫라인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는데 매월 평균 600통의 전화가 걸려온다. 현재 대만 노인 문제 가운데 하나는 고독사다. 이들을 위한 정책도 활발하게 논의중이며 독거노인이 거주하는 인근 경찰서나 소방서를 통해 필요한 것을 정부에 연락해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지역치료센터를 건립해 지역정부와 지역사회, 마을간 협력을 통해 노인들을 보호하고 있다. 지역 자원봉사자들은 독거노인 가정 방문, 전화응대, 위탁, 식사제공 및 건강보조활동을 돕고 있는데 약 21만명이 활동하고 있다.

자원봉사자가 어르신들에게 이미용 봉사를 하고 있다.

노인들의 생활속 보호를 위해서는 사회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회의, 건강 강연, 스포츠 이벤트, 크로켓 경기, 노래자랑 등 건강·레저센터나 문화·교육시설 이용을 추천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장기적으로 감시하며 진료하고 있다. 이를 위해 16개 지역내 다기능 순회치료서비스를 18대로 운행하고 있으며 매달 35~36회 순환하며 1천100~1천200명이 참여했다. 이와 함께 노인의 날 가족걷기대회라든지 노인 단체들 공연도 실시해왔다.

대만 위생복리부 사회가정서 후이 지안 치엔(Hui Jiuan Chien) 서장은 "위생복리부에서는 노인 학대 등 사회에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하고 노인들이 사회에 정착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과 노인들의 교육 문제도 담당하고 있다"며 "노인들은 건강상의 문제를 돕는 것도 중요하지만 이들이 사회에 참여하고,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교육도 해야 하기에 장기적으로 보호할 수 있는 체계를 갖춰가려고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만 시립 호연 경로원 전경.

◆ 대만 시립 호연 경로원= 이곳에 들어갈 수 있는 사람은 65세 이상 저소득층 타이페이 시민이다. 자녀나 자기명의의 주택이 없으며 부양능력이 없는 어르신이 그 대상이다. 최대 수용인원은 400명으로 현재 346명을 수용중이다. 이곳의 최고령자는 107세, 평균 나이는 81세로 대부분 7~8년 동안 거주한다.

지금도 이곳에 들어오기 위해 줄을 선 대기자는 30~40명 정도. 현재 수용자가 최대 수용인원에 미치지 못하는 이유는 이들을 돌볼 수 있는 직원이 충분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국이나 대만이나 열악한 사회복지 현장은 마찬가지였다.

이곳에서는 노인들을 위해 의, 식, 주, 오락, 교육 등을 해결해주고 있으며 사망하면 장례까지 치러주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이곳을 찾아 건강을 체크해 주는 의사는 단 1명으로 상주 의사가 아닌 방문 의사다. 대신 간호사들이 상주해 돌보고 있다. 타이페이 시립연합병원과 연계해 일주일에 3번정도 의사가 방문한다.

대만 시립 호연 경로원 내부

이곳 노인들은 정신·건강상태에 따라 두 부류로 나누는데 봄에는 몸이 건강한 노인들을, 가을에는 거동이 불편한 노인을 대상으로 1년에 2번 나들이를 진행하다. 생일 때는 복장비용과 3개월에 한번씩 생필품 비용도 500원(한국돈 2만원 정도)씩 제공한다.

어르신들을 위한 생일파티도 2주에 1번씩 진행한다. 또 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도 진행중인데 도예교실, 건강체조교실, 치매노인 게임, 침상환자를 위한 게임 등이 있다. 이밖에도 외부 자원봉사자들이 찾아와 이·미용 마사지, 종교활동, 대화 말벗 등이 돼주고 있다.

대만복리위생부 사회가정서 관계자들과 간담회

담당 직원 차이 민 꽌씨는 "시에서 운영되고 있지만 이곳에서 근무하는 사람들은 공무원이 아니기 때문에 여기서 일하기를 꺼려해 어르신들을 충분히 돌봐줄 수 있는 여력이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또 그녀는 "어르신들끼리 싸울 때 가장 힘들다"며 "그렇지만 함께 나들이도 가고 외부 강사들을 초청해 교육 프로그램 진행 등 어르신들이 이곳에서 지낼 때만이라도 맘 편히 지내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지효 / 대만

[후이지안치엔 대만위생복리부 사회가정서장 인터뷰]
"65세 퇴직 후 봉사 희망자 사회복지 부분 일자리 연결"
후이지안치엔 대만위생복리부 사회가정서장
▶대만 전체예산과 사회복지 예산, 그리고 노인 관련 예산 비율은.

-중앙정부의 복지예산 23.32%(대만달러로 4천600억·한화 16억4천400만원)

▶9년 전 노인정책 발표한 이유는.

-출발은 경제적인 문제가 생겨서다. 대만이 1980년부터 노인에 관한 장기보호, 경제문제에 대한 정책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은퇴 이후 재취업 문제 어떻게 하고 있나.

-이 문제는 대만 노동부서와 관련돼 있다. 위생복리부 내에서는 사회자진공작부가 담당한다. 대만은 정년 퇴직이 65세다. 65세에 정년하면 자발적으로 가서 사회에서 일할 수 있는 부서가 사회자진공작부다. 노인들이 사회자진공작부에 신청을 하면 사회복지 부분 일자리를 연결해 준다. 사회 참여에 강점을 두는 제도로 자원봉사의 성격이 강하다. 월급이 아닌 소정의 교통비가 지급되는 정도다. 대표적인 사례가 박물관 문화해설사, 학교나 병원의 청소 봉사자 등이다. 노인의 종합적인 일자리·취업 문제는 대만 노공부에서 관리한다.

▶노인 연금은 모든 노인에게 지급되나. 아니면 선별적으로 지급되나.

-대만의 국민연금은 8년 전에 실시됐고, 당시 공무원을 위해서만 생겼다. 일반인들은 적용대상이 아니었다. 지금은 그 정책이 실행되고 나서 문제점 등이 생겨서 정부가 정책을 손보고 있다.

▶정부가 보는 노인 최저생계비 기준은.

-이 문제는 아직도 논의 중이다.

▶노인 요양원 등 노인 생활시설의 국가와 민간의 비율은.

-전국에 1천500여 곳 정도의 시설이 있고, 정부가 운영하는 곳은 약 10%인 15곳이다. 정부가 운영하는 시설은 저소득층만 입소할 수 있다. 또 정부와 민간 합작 시설도 10% 정도 있다. 대부분 주간보호시설이다. 나머지 80%는 민간시설이다.

▶한국의 경로당과 같은 시설이 있나.

-대만에 2천500여 곳이 있다. 사회노인보호거주지. 정부에서 1곳당 한달 평균 1만 대만 달러의 지원금을 지원하고, 참가자들이 조금씩 회비를 내기 한다. 이곳에서는 건강한 노인들이 다른 노인들을 돌보기도 한다.

▶노인들을 위한 병원비 지원은.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은 정부에서 100% 지원. 완전히 저소득층 아니면 전부 지원이 안된다. 중저소득층이면 절반정도 지원한다. 70세 이상부터는 사회지원계층이 되면 전부 지원한다. 이지효 / 대만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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