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김대식 천안 ㈜다영푸드 대표

김대식 ㈜다영푸드 대표

1인가구와 맞벌이가 우리 사회의 주류 트렌드로 자리잡으면서, 과거와는 다른 새로운 식문화가 등장하고 있다. 불과 몇 년전까지만 해도 분식집에서 급하게 한끼를 때우더라도 기본 3~5가지 반찬을 깔고 먹었고, 혼자서는 식당에 들어갈 엄두조차 내지 못했었지만, 일본의 혼밥족과 혼술족이 더 이상 낯설지 않은 트렌드로 자리잡았고, 가정간편식이 가성비(가격대 성능비) 높은 한끼 식사로 각광받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의 1인 가구 비중은 2015년에는 27.2%로 증가하여 가장 흔한 가구 형태가 됐다. 그 다음이 2인가구 형태로, 우리나라 전체 가구의 절반 이상이 1~2인 가구를 이루고 있으며, 2035년에는 1인가구의 비중이 전체 가구의 34.3%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1인 가구의 비중이 높아진다는 것은 즉석섭취식품의 소비가 증가하는 추세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증명되고 있다.

1980년 47.6%였던 여성의 경제 참여율은 2014년 49.2%로 증가했다. 여성의 경제참여율이 높아지면서 가정내 조리시간이 줄어들 수 밖에 없게 되어 조리의 간편성이 강조되게 되었고, 이는 자연스럽게 가정간편식 제품이 소비자의 선호를 받을 수 밖에 없게 되었다. 맞벌이 가구 비중 역시 2010년 41.4%에서 2015년 43.9%로 상승하였으며, 현재의 경기침체 등을 고려할 때 앞으로 점점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전 연령대에서 맞벌이 가구의 비중이 모두 상승한 점을 고려한다면 앞으로 가정간편식 시장은 더욱 성장할 수 밖에 없음을 알 수 있다.

가정간편식이란, 짧은 시간에 간편하게 조리하여 먹을 수 있는 가정식의 대체식품을 말한다. 가정에서 음식을 만들어 먹기 위해서는 식재료를 구입해서 손질하고, 이를 조리하여 먹고 설거지를 하는 과정을 거쳐야만 한다. 이러한 음식을 준비하기 위한 여러 과정과 시간과 노력, 비용을 최대한 줄여주고, 요리하는 즐거움 등의 새로운 가치를 줄 수 있도록 만든 것이 가정간편식의 탄생 목적이다.

가정간편식도 예전의 반조리상태의 조리편의제품의 한계에서 벗어나, 유명세프와 제휴하거나 지역별 유명식당과의 협업을 통한 완조리상품으로 가공 및 포장되어 간단히 데우기만 하면 유명음식을 값싸고 편리하게 맛볼 수 있는 상품으로까지 발전하고 있다.

한 드라마에서 여주인공이 삼계탕을 끓여주는 장면이 방송된 이후 인천공항 면세점에서 외국인 사이에 간편식 삼계탕이 매월 700~800개씩 팔리는 등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으며, 구매자 중 외국인의 비율이 20%에서 50%까지 급증하고 있는 등, 음식에서도 이제는 K-푸드라는 한류를 창조하고 있다.

이러한 소비자의 호응에 힘입어 국내 가정간편식 시장은 2014년 1조 5천억원에서 올해 2조 3천억원으로 2년 만에 1.5배가량 성장할 것으로 추산된다. 또 맛과 영양을 고려한 각종 도시락이 편의점에서 매출 1위를 다투고, 각종 유명셰프들을 동원한 레시피 개발, 각 지역 유명식당들과의 콜라보 제품들을 경쟁적으로 출시하고 있으며, 대형마트들도 향후의 성장동력을 가정간편식으로 삼고자 출사표를 던진 상황이다.

일본 역시 경기불황이 심화될수록 외식의 비율을 줄이는 대신 가정간편식을 구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그러면서도 가계소비지출 중 요리에 사용되는 신선식품의 비중은 30% 이하로 꾸준히 줄어들고 있는 것을 보면, 외식이나 가정 직접조리비율은 갈수록 줄어들고, 가정간편식을 선택하는 비율은 커지고 있음을 잘 보여준다. 가정간편식 제품을 선택함에 있어서도 반조리제품보다는 완제품의 판매 비율이 커지고 있다. 국내 간편식 매출이 전체 외식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8% 수준으로, 가정간편식이 보편화된 일본(11.9%)의 수준으로까지 확대된다고 보면 현재의 3~4배 수준인 약 8조원까지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부족한 요리 시간과 개성에 맞춘 1인소비의 트렌드가 맞물려 가정간편식 시장은 지속적인 성장을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가정간편식은 비위생적이고, 맛이 없고, 몸에 해롭다는 이미지가 주를 이뤘지만, 최근엔 맛과 위생을 개선하고, 균형잡힌 영양성분을 제시하여 가정간편식 구매에 대한 거부감을 대부분 해소하고 있다. 불황으로 허리띠를 졸라매면서도 자신이 중요시하는 곳에는 투자를 아끼지 않는 가치소비 트렌드에 맞춰 간단하면서도 영양을 골고루 섭취할 수 있는 가정간편식, 요리하는 즐거움을 누릴 수 있는 가정간편식이 본격적으로 성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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