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숫자로 보는 전망

내년에는 살림살이가 나아질까? 2016년 달력을 두 장 남겨두고 2017년 경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에 내년 충북지역 경제 전망을 2회에 걸쳐 진단해본다. / 편집자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내년 충북 경제는 '낙관론'보다는 '부정론'이 우세한 것으로 분석됐다.

지속적인 경기침체 속에서 글로벌경제의 저성장, 국내 '빅2기업'인 삼성전자의 노트7 판매중단과 현대자동차 파업의 여파, 국가 기간산업인 조선·철강의 구조조정, 여기에 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른 내수 위축이 더해지면서 내년 경제에는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이의 영향으로 충북지역은 제조업 생산이 위축되고, 물가는 줄줄이 오르고, 고용여건도 녹록치 않을 전망이다. 다만, 수출은 반도체·태양광·화장품 산업을 중심으로 '호전'이 예상된다.

◆ 3년 연속 2%대 '저성장'= 한국은행은 내년 경제성장률을 올해보다 1% 높은 2.8%로 전망했다. 하지만 민간연구기관들은 2.2%로 예측하며 비관적 전망을 내놓았다.

이는 2015년부터 3년 연속 2% 성장률에 머무는 것으로, 본격적인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는 부정적인 평가가 나오고 있다.

◆ 제조업계 '위축'= 충북 제조업에는 어둠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다. 내년 조선·중공업·자동차산업의 하락세가 감지되고 있는 가운데 충북은 이들의 기계부품협력업체가 적지 않아 타격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또 충북의 산업구조 중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는 음식료품 제조업이 내수경기의 영향을 직접 받아 어두운 편이다.

특히 충북은 중소기업 비중이 90%로 높은 편인데 중소기업이 대기업보다 더 부정적 전망을 내놓고 있다.

올해 4/4분기 충북 기업경기전망이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했는데 내년에도 이어질 전망이다.

청주상공회의소 최상천 조사진흥부장은 "내년에는 내수침체에다 글로벌 경제도 호전요인이 딱히 없다"고 분석했다.

◆ 건설경기 '부진'= 충북의 건설경기는 최근 3~4년간 호황을 이뤄 내년에는 '부진'이 예상된다. 미분양 증가, 정부의 SOC 예산 규모 축소 등으로 건설투자는 얼어붙을 전망이다. 주택가격 하락도 우려된다.

충북에는 올해(9월말 현재) 총 2만2천172호가 공급돼 포화상태를 이루고 있다.

◆ 수출 '활성화'= 세계 보호무역주의로 수출 부진이 예상되지만 충북은 오히려 '긍정적' 전망이 우세하다. 충북의 강점인 반도체, 태양광, 화장품 분야가 수출 성장세를 이끌 것으로 기대된다.

최근 삼성전자의 갤럭시노트7 판매중단에 따라 애플의 아이폰 매출증가가 예상되는 가운데 애플에 낸드플래시를 공급하는 SK하이닉스 청주공장의 생산 증대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또한 태양광·태양전지 분야(200여개 업체)는 미국 등에서 의무사용비율을 늘리면서 정부 지원을 늘려 수출증대가 예상된다.

이외에 화장품·뷰티산업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는 추세속에서 충북도의 지원과 수출시장 개척노력, 한류열풍 3박자가 맞아떨어지면서 수출에 청신호가 기대된다.

◆ 고용, 질적 하락= 얼어붙은 취업시장은 좀처럼 풀리지 않을 것으로 점쳐진다. 이마저도 고용의 질적 하락이 심화되고 있다.

청주상공회의소에 따르면 내년 충북지역 신규 채용규모는 2만2천336명으로 예측된다. 이중 단순생산직이 58%(1만2천966명)로 예측돼 질적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 지난해 1만6천명 채용예측에 비해서는 늘어난 규모다.

신규 채용 업종으로는 건설업이 32.9%(7천348명)로 가장 많고, 이어 보건복지서비스업 2천954명, 화학의약플라스틱 제조업 1천988명, 음식료품 제조업 1천846명, 금속가공제품 및 기계장비 제조업 1천694명, 전기전자 통신장비 제조업 1천679명 등의 순으로 예측됐다.

충북지역인적자원개발위원회 반재인 선임연구원은 "건설업 분야 채용규모가 많고 전년보다 늘었지만, 고용유지 비율이 낮아 순수 채용규모는 많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충북본부 한상교 기획조사팀장은 "베이비붐 세대들의 은퇴가 늘면서 고령취업자 비중이 늘어 고용의 질적 성장은 떨어지는 추세"라고 분석했다.

◆ 물가 인상= 소비자물가는 오름세가 확대돼 서민경제에 타격을 입히겠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올해 1.0%에서 내년중 1.9%로 2배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내년 국제유가 상승 등으로 인해 전기료 등 물가가 연속 오르겠고, 여행·관광·외식산업쪽 위축도 우려된다.

/ 김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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