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학교 탐방 혁신학교에 뿌려지는 행복씨앗] ⑥ 동화초·제주 종달초 <끝>

제주 종달초 교사들은 교육과정 협의회를 실시하고 교육과정 수립을 위한 TF팀도 운영하고 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국 곳곳에서 진행되는 도시화로 인해 도시주변 농촌학교는 일반적으로 학생수 등 학교 규모가 줄어들면서 공교육 실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다양한 교과과정을 도입하고 농촌학교라는 특색을 최대한 살리며 학교운영에 변화를 주는 방법으로 도시지역에서 일부러 찾아가는 학교로 탈바꿈하는데 성공한 학교들도 있다. 이러한 과정을 거쳐 학교 존폐의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즐겁고 활기찬 학교를 만들고 있는 청주 동화초와 제주 종달초를 조명해 본다. 또한 이들 학교들이 도시화라는 위기에 직면한 농촌학교로서 특성화 교육으로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는지 알아본다.

청주 외곽에 위치한 동화초등학교는 행복씨앗학교(혁신학교)로 지정되기 전부터 생태체험위주의 틀을 벗어난 교육으로 청주도심에 거주하는 학생들이 교통의 불편함을 무릅쓰고 통학을 하던 학교다. 하지만 학부모들의 입김이 커지면서 다양한 눈높이로 인해 혼선을 빚는 등의 문제를 안고 있었지만 행복씨앗학교(혁신학교)로 지정·운영되면서 자체적으로 장점을 살리고, 문제를 극복하는 슬기로움을 찾았다. 도심주변 농촌지역의 작은 학교에서 학부모와 관련해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은 '학부모 다모임'과 '교육과정 운영위원회'를 통해 걸러내고 소화하면서 민주적인 학교운영과 효율성을 갖출 수 있게 됐다.

학습공동체 운영을 위한 업무전담팀 구성과 학습공간 재배치, 지원예산 배정 등 다른 혁신학교들에서도 찾아볼 수 있는 사업외에도 개방과 공유를 위한 주1회 '교실나들이', 교직원·학부모·지역사회의 공동체인 '동화 아카데미'를 통한 다양한 수업활동 등을 추진하고 있다. 학교 수업에서는 오전에는 묶음수업(80분단위)으로 주지교과를 배치하고 오후에는 예체능 위주로 40분 수업을 하는 등 탄력적인 일과 운영과 학년군별 특성을 감안한 교육활동 등이 중심이 되고 있다. 이같은 배움중심 교육은 교육과정 편성과 수업, 평가에 대한 자발적인 연구 분위기 조성으로 자체적인 성장을 꾀하고 있다.

동화초만의 특별한 교육과정을 살펴보면 소규모 학교의 장점을 살려 학생자치활동을 강화해 문화예술 중심의 방과후학교 운영, 학년 텃발가꾸기, 논농사 한 살이(지역사회 연계) 체험 등을 전개하고 있다. 또한 혁신학교의 특성을 이용해, 학년별 교육과정을 재구성하고 학교 전체와 학년군별로 수준별 학습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학습운영 계획을 짜 체험위주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이를 통해 생태체험, 평화와 나눔의 프로젝트, 예술·체육·과학 융합 프로그램 등을 펼치고 있다.

제주 종달초 5학년 교실 앞에 붙어 있는 '배움 약속' 게시판, '느려도 괜찮아 다르면 어때' 라는 글귀가 이 학교의 특별함을 더욱 빛내주고 있다.

이 학교 프로그램 중에는 특히 '3무(無) 3행(行)'의 인성교육이 눈길을 끄는데 ▶다른 교실이 수업중일때 방해하지 않는다 ▶실내에서 뛰거나 소리지르지 않는다 ▶학교폭력을 하지 않는다(3무), ▶친구를 존중하고 배려한다 ▶선생님과 친구들을 돕고 이야기에 귀를 기울인다 ▶고운 말을 쓴다(3행) 등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내용들로 구성돼 자율성을 높이고 있다. 이같은 '3무3행'은 학부모, 교사들의 몫도 있어 행복한 학교 만들기에 학교 구성원 모두가 참여하고 있다.

제주 동쪽 끝에 자리잡고 있는 종달초등학교. '종달(終達)'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은 제주 땅끝에 해당하는 기슭아래 자리한 학교다. 총 학생 수 63명인 작은 규모의 종달초는 2015년 3월 제주형 자율학교인 '다혼디 배움학교'로 지정됐다.

사실 종달초는 차상위 계층, 다문화, 조손, 한부모 가정의 아이들이 많아 교사들도 기피하는 학교였다. 그런데 지금은 이 마을 아이가 아니더라도 통학하는 학생이 늘 정도로 전입생도 늘고 교사들의 헌신으로 조금씩 바뀌어가는 이제 '특별한' 학교로 변신했다. 이렇게 변화한데는 이유가 있다. 바로 교사들의 자발성과 사명성을 겸한 열정이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그 뒤에는 그 교사들을 뒷받침 해주는 교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2014년 9월 임용된 강순문 교장은 '내부형 교장공모제 1호'로 선발된 평교사 출신의 이력을 갖고 있는 '특별한 교장'이다.

강 교장과 교사들의 노력으로 학교 내부의 문화를 지역사회와 함께하고 이를 수용하면서 더욱 발전해 나가고 있다.

종달초는 여느 학교와는 다른 교육과정을 진행하고 있다. 매 학기초 2주일간 교과서 없는 수업을 진행해 아이들의 경험과 생활속으로 파고든다. 진단평가로 아이들의 가치를 결정하기보다 사람간의 관계와 자아존중감을 찾아줌으로써 학생들 그 자체를 들여다보는 것이다. 이로인해 학교폭력도 사라지고 왕따도 없는 학교로 변모하고 있다.

또한 매일 아침 7시 30분부터 교장의 아침맞이를 시작해 교실 인사 나누기 등 지역민과 자연스럽게 접촉하는 계기도 만들었다. 이와 함께 학생들이 스스로 꾸려가는 '학생 다모임', 교사들의 집단지성으로 함께하는 '교육과정 협의회 및 평가회' 등 함께 참여하는 공동체를 구현하고 있다.

종달초 학생들은 학생자치의결기구인 다모임을 격주 금요일 1블록에 실시해 스스로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눈여겨 볼만한 것은 학생들 스스로 꾸려가는 자치의결기구인 '학생 다모임'이다. 이는 학급에서 일어나는 문제를 해결하거나 학급어린이회를 구성해 활동하는 시간이다. 이를 통해 자연스럽게 구성원들의 마음을 나누고 학교 생활 중에 일어나는 공동문제를 풀어나가며 스스로의 책임감을 키워주고 있다. 이와 더불어 학생들 스스로 운영하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체적으로 계획하고 운영하며 학교는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강 교장은 "아이들과 교사들의 자율성을 존중할때 신뢰가 두터워지고 자발성이 생긴다"며 "교사, 학생, 학부모 모두 함께 '존중하고 배려하며 함께 성장하는 행복한 배움터'가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 최동일·이지효

이 취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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