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 암행순찰차 동행 취재

충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10지구대 소속 송인기 경사·김영환 경위

[중부매일 송휘헌 기자] 26일 오전 10시께 중부고속도로 서울방향 진천터널 부근에는 농기계를 실고 가는 5t 화물차량이 끈이나 그물망 등을 이용해 적재물을 묶지 않고 달리고 있다. 자칫 적재물들이 떨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상황이다. 그 때 검은색 승용차에서 사이렌 소리와 함께 경광등을 켜고 "순찰차를 따라 오세요"라는 목소리와 함께 보조석에 타고 있던 경찰관은 경광봉으로 차량을 유도했다.

이 검은색 승용차는 지난달 5일부터 충북지방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제10지구대에서 순찰자 2대와 전담요원을 편성해 운영하는 '암행순찰차'다. 암행1호 전담요원인 김영환(45) 경위와 송인기(43) 경사는 난폭운전, 갓길통행 등 교통법규를 무시하는 행위를 적발하고 있다. 보통 경찰 단속 차량과 달리 암행순찰차는 얼핏 봐선 순찰차로 보이지 않는 고속도로의 암행어사(?)다.

암행순찰차는 일반 차량처럼 고속도로를 주행하다 교통법규 위반 차량을 발견하면 확성기와 경고등을 켜고 단속한다.

중부고속도로를 지나 영동고속도로에 들어서자 동호회 스티커를 붙인 외제 SUV차량 5대가 일렬로 속도를 내려고 준비를 하고 있다.

암행순찰차는 결코 이들을 용서하지 않는다. 사이렌 소리가 울리더니 김 경위가 "떼 달리기 하지 마세요. 안전거리 확보하세요"라고 말했다. 이내 차량들은 속도를 줄이는 등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더니 안전운전을 시작했다.

여주방향 여주분기점에 나들목에서 코너를 돌자마자 갑자기 한 차량이 후진을 하고 있다. 돌발상황이 발생한 것이다.

김 경위와 송 경사는 갓길에 차를 세운 채 빠르게 후진하는 차량을 분기점으로 유도했다. 이 과정에서 코너를 돌던 차들이 급브레이크를 밝고 경적을 울리는 등 아찔한 순간을 만들었다. 하지만 이러한 상황을 만든 운전자는 정작 "길을 잘못 온 거 같아서 그랬다"는 황당한 해명을 했다.

이날 오후 12시 30분께 갓 길에 한 차량이 비상깜빡이를 켜고 갓길에 멈춰있고 운전자는 밖으로 나와 안절부절하고 있는 모습이 발견됐다.

송 경사가 차에서 내려 상황을 물어보자 운전자는 "타이어 펑크가 나서 서비스기사를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송 경사는 트렁크를 뒤져 비상 삼각대 설치 등 안전조치를 해주고 기사가 와서 수리를 할 때까지 지켜보다 수리가 마친 것을 보고 다시 자리로 돌아왔다. 송 경사는 "갓길에 차를 정차하면 안전해 보이지만 사고에 노출돼 있다"며 "운전자가 밖에 있으면 차가 지나가며 생긴 바람에 휘말려 도로위로 빨려 들어 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이들과 동행한 3시간동안 6건의 위반차량을 적발했다. 여기에 이들은 난폭운전의 적발뿐 아니라 차에 문제가 생겨 위험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도 손을 내밀고 있었다. 때문에 단순한 교통법규 위반을 단속하는 임무일 수 있지만 누군가에게는 구원의 손길을 내미는 생명의 은인이었다.

김 경위와 송 경사는 "우리는 단속만 하는 것이 아니라 국민에 안전이 최우선이다"라며 "더 많은 운전자들이 암행순찰차가 늘 지켜보고 있단 인식이 생겨 교통법규를 준수해 생명과 재산을 잃는 일이 없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 송휘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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