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로 걸어 나온 충북의 맛] ⑧ 제천 '밥상 위의 보약 한첩'
제천 도심에서 40분 거리에 위치한 농가맛집 '밥상 위의 보약 한첩'(대표 함은숙·54·제천 덕산면 월악로 17길 16-9)은 지역 특산물인 더덕과 브로콜리, 피망, 양상추, 비트, 적채, 컬리플라워 등의 각양각색의 양채를 주재료로 무지개빛 건강밥상을 차려낸다.
월악산 용하구곡 가는 길목에 자리잡은 이 곳은 좋은 자연재료로 정성껏 차린 건강한 밥상이 진정한 보약 한첩임을 보여주고 있다.
어려서부터 요리하는 것을 좋아하고 손재주가 많다는 칭찬을 받고 자란 함은숙 대표는 소박한 음식점을 하는 것이 마음속의 꿈이었다. 제천에 살다가 아이들이 다 성장하자 5년 전 남편의 고향인 이 곳 덕산면에 와서 제천시농업기술센터 등에서 향토음식을 배우고 2014년 농가맛집 '밥상위의 보약 한첩'을 시작했다.
손님들에게 내놓은 건강밥상을 생각하면서 신바람나게 하루를 시작하는 함 대표의 한상차림은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올만큼 화려하고 아름답다. 함 대표는 제천에서 나는 더덕을 주재료로 사용하고, 지역에서 재배한 콩으로 만든 두부, 그리고 덕산면 특산품인 컬러플한 양채소와 각종 산나물과 열매를 곁들여 한상차림을 내놓는다.
이곳은 오미자 샐러드, 표고 탕수육, 더덕 떡갈비, 잡채, 후식, 약초수육, 더덕구이가 코스로 나오는 '밥보정식'과 '전복 닭백숙', '전복 닭 볶음탕'이 주메뉴다.
에피타이저로 나오는 '더덕 떡갈비'는 더덕을 감싼 떡갈비에 부추, 피망, 자색양파, 파프리카, 더덕채를 곁들이고 오리엔탈 드레싱으로 마무리를 해 입맛을 돋군다. 또 산초기름에 구운 두부와 더덕, 북어고추장 양념구이가 한세트를 이루는 일품요리 '더덕구이'와 신선한 표고버섯으로 바삭하게 튀겨낸 '표고탕수육', 각종 산야초를 넣어 삶은 '약초수육'은 이 집의 인기메뉴다.
신선한 원재료의 맛을 최대한 살리려고 노력하는 이 곳은 기본양념에도 신경을 많이 쓴다. 월악산 자락에서 재배한 콩으로 메주를 만들고 5년간 간수를 뺀 비금도 소금으로 만드는 된장과 간장으로 음식의 맛을 살리고, 참기름, 들기름, 파, 마늘 등 기본재료 또한 지역에서 나는 것만을 사용한다. 일품요리에 곁들여 지는 브로콜리, 더덕, 곰취 장아찌들은 표고버섯, 황기, 다시마를 넣어 다린 간장에 매실효소를 첨가해 은근하고도 맛깔스런 맛을 낸다.
"어떻게 하면 더 맛있고 아름다운 상을 차릴까"를 늘 연구하는 함 대표의 손끝 솜씨는 2012년 남양주에서 열린 '슬로우시티 요리대회' 대상으로 빛을 발했고, 올해 10월 7일에 열린 제20회 충북향토음식경연대회에서는 향토음식부문 대상을 차지하는 영광도 안았다. 이번에 대상을 차지한 '브로콜리순 정식'은 틈실한 브로콜리 생산을 위해 버려지는 브로콜리 순을 활용한 음식으로, 브로콜리순, 두릅, 뽕잎에 송이버섯을 넣어 송이향의 풍미를 전하고 혈행을 돕는 자연건강식이다.
"우리집이 누구나 어린시절 늘 가고싶었던 외갓집 같은 곳이었으면 좋겠어요. 밥만 먹으러 가는 식당이 아니라 편하게 와서 아이들과, 또 친구들과 1층 체험장에서 고추장, 장아찌 만들기도 하고, 뒷뜰에 심어놓은 포도, 앵두, 살구도 따먹고 그렇게 마음과 마음이 통하는 곳이었으면 합니다."
함 대표는 이 곳이 도시사람과 시골사람이 함께 웰빙하는 곳이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사계절 추억만들기 체험'도 운영하고 있다. 이 곳에서는 2월 장담그기, 3월 고추장만들기, 더덕캐기, 4월 쑥·고사리뜯기, 두릅따기, 오가피·엄나무·브로콜리 순따기, 쑥버무리 만들기, 두릅·오가피순·엄나무순·브로콜리순 장아찌 만들기, 5월 아카시아 꽃따기, 곰취·뽕잎따기, 꽃차 만들기, 아카시아효소 만들기, 곰취 장아찌 만들기, 뽕잎차 만들기, 6·7월 매실따기, 마늘쫑·오디따기, 매실장아찌 만들기, 오디쨈 만들기, 쇠비름캐기, 7·8월 콜라비따기, 올갱이잡기, 9·10월 오미자 따기, 깻잎따기, 고들빼기 캐기, 오미자 효소만들기, 깻잎장아찌 만들기, 고들빼기 짠지 만들기, 10·11월 감고추따기, 감잎차 만들기, 고추장 만들기, 더덕캐기, 감장아찌 만들기, 감식초 만들기, 11·12월 메주만들기 등의 체험이 가능하다. 또 직접 담근 더덕·사과고추장, 표고버섯된장, 감·당귀·아카시아·더덕·브로콜리순 장아찌, 매실·오디·발효청도 판매하며 덕산 지역의 맛을 전하고 있다.
"저 혼자만 잘 사는 게 아니라 이웃분들과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고 싶다"는 함 대표는 주변 어르신들이 뜯어오는 나물을 구매해서 음식재료로 사용하고 있으며, 동네 다문화 주부들과도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있다.
"'이 곳 음식이 그리웠다'며 멀리서 찾아주는 손님들에게 마음의 정성을 다하고 있다"는 함 대표는 "식당운영과 함께 아로니아 식초음료 상품화 등 건강한 먹거리 보급을 향해 한발짝씩 한발짝씩 정직하게 나아가고 싶다"고 말했다. / 기획취재팀(팀장 송창희, 팀원 이지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