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리있는 지적 타산지석 삼겠다"

이시종 충북지사

[중부매일 김정하 기자] 이시종 충북지사가 청주공항MRO(항공정비)사업 좌초 위기,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미경유 합의설, 제1회 청주세계무예마스터십대회에 대한 엇갈린 평가 등 최근 충북도의 현안사업들과 관련해 도청 내 공무원들에게 이메일을 통해 격려글을 송부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지사는 1일 충북도청 공무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을 통해 "도정에 관한 지적들이 최근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충북도는 사면초가에, 이시종 지사는 최대 위기를 맞았다고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나 그는 "일리 있는 지적에 진심으로 감사하고 타산지석으로 삼겠다"면서도 "하지만 지적들을 가만히 들여다보면 할 일을 안 하고, 불법 부정한 짓을 저질러서 비난을 받는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이 지사는 이를 '자업자득'이라고 정의하면서 "가지 많은 나무에 바람 잘 날 없다고 하는데 그동안 키워온 많은 가지로 인해 도정(道政)도 바람을 맞는 양상"이라며 "아예 가지들을 안 키웠으면 하는 생각도 든다"고 토로하기도 했다.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도의 이런저런 사업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설명했다.

청주공항MRO사업에 대해 이 지사는 "MRO는 미래산업이지만 당장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아니고, 청주공항 MRO는 부지면적 등 여건이 미흡한 게 사실"이라고 고백했다.

특히 충북도의회 MRO사업점검특별위원회 김학철(충주1) 의원의 지적도 수용했다. 그는 "도의원이 지적한 대로 사과 그릇에 수박을 담으려 했다는 표현이 딱 맞는 것 같다"고 했다.

이 지사는 그러나 "그동안 사과만한 작은 수박(소규모 MRO)을 찾았지만 아직 찾지 못한 것이지 무산된 것은 아니다"라면서 "앞으로도 소규모 MRO 또는 항공 관련 산업 복합 유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지사가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위해 서울~세종고속도로 청주 미경유에 합의했다'는 새누리당 측의 공세에 대해 그는 "사실과 전혀 다른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이 지사는 "중부고속도로 확장을 조건으로 2015년 6월 서울~세종고속도로 추진에 반대하지 않기로 한 것이고 이에 따라 두 사업이 동시 추진된 것"이라며 "서울~세종고속도로 노선은 2008~2009년 정부가 이미 결정했다"고 반박했다.

"사업의 상호 중복성과 경쟁관계 때문에 당시 서울~세종고속도로는 국가계획에 살아있었고, 중부고속도로 확장은 이미 제외돼 있었다"는 설명도 덧붙였다.

이어 그는 "오송엑스포 수출 실적 등을 허위 과장 홍보했다는 지적이 있는데, 도가 일부 과장한 부분이 없지 않겠지만 이 문제가 실패론 무용론으로 비화하는 것은 마음 아프다"며 "오송엑스포가 매년 35%씩 화장품 수출 실적을 높이는 공헌을 하는 것은 자랑스러워 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예마스터십에 대해서도 "모든 생물은 태어날 때 아기로 태어나지 성년으로 태어나는 법은 없다"면서 "첫 올림픽에 13개국 선수 280명으로 출발한 데 비해 81개국 1천940명이 참가한 무예마스터십은 성공한 대회"라고 자신했다.

그러면서 "자연은 하늘이 주지만 역사는 인간이 만들어 가는 것"이라며 "충북인, 청주인이 무예올림픽을 창건했다는 자랑스런 역사를 남겼으면 하는 희망을 가져달라"고 공무원들에게 당부했다.

이와 함께 이 지사는 "충북의 100년 미래를 위해 당연히 해야 할 일을 찾아 하다가 빚어진 작은 실수와 부작용은 죄가 아니다"라면서 "오히려 나중에 지적받기 싫어 아예 해야 할 일을 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직무유기이며 큰 죄"라고 역설하기도 했다.

그는 "이는 내부적인 작은 문제들이고, 지금 우리에게 닥친 진짜 큰 현안 과제는 KTX세종역 설치 저지"라고 강조한 뒤 "여기에 도청 공무원들의 비장한 역할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음을 인식하길 바란다"며 글을 맺었다.

/ 김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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