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 "국정정상화 의지" vs 야 "아직도 정신 못차려"

김병준 신임 국무총리 내정자(왼쪽)와 임종룡 경제부총리 내정자.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비선실세 '최순실 게이트'로 궁지에 몰린 박근혜 대통령은 2일 신임 국무총리에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과 교육부총리를 지낸 김병준 국민대 교수를 지명했다.

또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는 임종룡 금융위원장을, 신임 국민안전처 장관 후보에는 김 총리 후보의 추천을 받아 박승주 전 여성가족부 차관을 각각 내정했다.

그간 정치권이 요구한 '국정쇄신'과 '거국내각'을 일부 반영한 인사로 읽힌다.

정연국 청와대 대변인은 이날 춘추관 브리핑에서 "박 대통령은 현 상황과 관련해 지난 10월30일 대통령 비서실을 개편한 데 이어 국무총리와 경제부총리, 국민안전처 장관 인사를 단행키로 했다"며 이 같은 인선안을 발표했다.

정 대변인은 그러면서 "김 총리 후보는 저명한 행정학 교수로 참여정부 시절 대통령 비서실 정책실장, 교육부총리를 역임해 학문적 식견과 국정경험을 두루 갖춘 만큼 국민 눈높이에 맞춘 정책 방향과 국민 열망에 부응하는 총리의 역할을 충분히 할 것"이라고 사실상 책임총리임을 강조했다.

또 "현재 직면한 여러 난제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내각을 탄탄하게 이끌 적임자"라고도 했다.

임 부총리 후보에 대해선 "기재부 1차관, 금융위원장 등을 거친 금융전문가로, 시야가 넓고 정책 경험을 갖춘데다 NH농협 회장을 역임해 민간 경제에 대한 이해도 높다"며 "현 경제 상황과 금융·공공 분야 개혁에 대한 이해가 깊어 대내외 어려움을 극복하고 개혁을 마무리할 적임자로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박 장관 후보와 관련해서도 정 대변인은 "김 총리 후보의 추천을 받아 내정했다"며 "정책 및 현장 경험을 갖춘 여가부 차관 출신으로, 여러 분야에서의 지속적인 봉사활동 경험을 바탕으로 안전관리 역량을 집중하는 데 큰 역할이 기대돼 발탁했다"고 밝혔다.

청와대의 이 같은 개각 발표에 대해 김성원 새누리당 대변인은 이날 구두논평을 통해 "위기에 처한 국정을 정상화하기 위한 강력한 의지의 표현"이라며 "이번 개각이 국가적 위기를 극복하는 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 야당도 책임 있는 자세로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한다"고 밝혔다.

반면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최순실 내각을 정리하라고 했더니 제2차 최순실 내각을 만든 느낌"이라며 "대통령은 아직도 정신 못 차렸구나 그런 느낌이 드는 순간이다. 어제까지는 (최순실) 부역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거국내각 쇼를 벌이다가 안 되니까 오늘은 제2차 최순실 내각의 총리를 전격 임명했다. 국민과 함께 싸워야할 시간이 멀고도 험난하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맹비난했다.

박지원 국민의당 비대위원장도 "지금까지 책임총리와 거국내각을 거론하다가 야당과 한 마디 상의, 사전 통보 없이 총리, 부총리, 일부 장관을 개편한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박 대통령이 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다"고 비난 대열에 합류했다.

김성호 /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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