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4.'바리스타컴퍼니' 임한억 사장
10개도 안되는 테이블에 '마니아층'도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단 한 잔의 커피로 기억되는 카페. 청주시 수동에 위치한 '바리스타컴퍼니' 임한억(36) 사장의 바람이다.

3평의 작은 공간에서 시작해 '수암골'의 대표카페로 자리잡은 '바리스타컴퍼니'는 두터운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메뉴는 커피 한 종류밖에 없고, 테이블도 10개도 채 되지 않지만, 딱 한 잔만 마셔봐도 '바리스타컴퍼니 커피'맛을 알아볼 수 있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바리스타컴퍼니'는 커피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한 커피향이 가득한 '바리스타컴퍼니'의 임한억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김용수

"개성이 강한 커피라고 할까요? 대중적인 맛보다는 마니아층을 위한 커피에요. 솔직히 말하자면, 제 입맛에 맛춘 커피죠."

1층 3평, 1.5층 5평, 2층 3평의 공간에는 테이블이 대부분 2인석이다. 1층에는 대기의자뿐이고, 1.5층에는 4인석 하나에 2인석 3개, 2층에는 2인석 4개가 고작이다. 매장에는 CCTV도 없다. 자유롭고 독립적인 공간을 내주기 위한 주인장의 일종의 '배려'다.


"1층 바(Bar)는 제 공간이고, 1.5층과 2층은 손님들만의 공간입니다. 2층에는 세 분이 오시면 아예 못 앉아요. 혼자 책읽는 분들이 많아서 조용하고 개별적인 공간으로 두고 있어요."

임 사장은 기존의 카페들과 달리 매출에 욕심내지 않는다.

"커피로 돈을 벌 생각은 처음부터 없었어요. 혼자 와서 4인석을 차지하든, 하루종일 있든 저한테는 그런 손님이 더 좋아요."

그래서 2011년 오픈 이후 5년째 한 주도 거르지 않고 오창에서 찾아오는 부부교사도 있고, 경기도 분당에서 매달 찾아오는 커피마니아들도 있고, 젊은 단골들도 적지 않단다.

   
   
청주시 수동 수암골 가는 길목에 위치한 '바리스타컴퍼니' 독특한 외관이 눈길을 끈다.(위) 청주시 수동 '바리스타컴퍼니' 2층 내부 모습. 조용한 개별공간을 존중하기 위해 2인석 테이블이 총 4개뿐이다.(아래) / 김용수

"사실 임대료가 저렴한 곳을 찾다가 지금의 자리를 선택한건데 지금은 수암골 가는 길목이 됐어요."

커피와의 인연은 2008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6년 대학졸업후 2년간 다니던 무역회사를 그만둔뒤 평택의 한 카페에 갔다가 그곳에서 커피를 배우게 됐단다. 바리스타로 1년, 강사로 2년간 일한뒤 청주로 내려와 '바리스타컴퍼니' 창업을 준비했다.

2011년 1월 11일, 새롭게 시작한다는 의미에서 '1'이 들어간 날에 맞춰 오픈했다. 큰 기대를 하지 않고 시작했지만 매출은 괜찮았다. '바리스타컴퍼니'만의 차별화된 커피맛과 조용한 분위기 덕분이었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바리스타컴퍼니'는 커피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한 커피향이 가득한 '바리스타컴퍼니'의 임한억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김용수

당시 대출받았던 1억2천만원은 3년만에 다 갚았고, 그후 3년뒤 바로 옆에 30평짜리 로스팅공간 '로스터컴퍼니'를 오픈했다. 그가 하루 4시간씩 로스팅하는 공간이다. 물론 또다시 은행과 충북신용보증재단의 도움을 빌려 7천500만원을 대출받았다.

임 사장은 '바리스타컴퍼니'의 성공비결로 커피 단일메뉴, 좋은 생두를 이용한 개성있는 로스팅, 눈길 끄는 건물외관. 수암골과 연결되는 조용한 주변환경 등을 꼽았다.

그에게 '커피'란 어떤 의미일까.


"커피란 밥이죠. 매일 먹어야 하는 맛있는 밥 같은…. 밥에도 여러종류가 있듯이 커피에도 여러 종류가 있죠."

신혼여행으로 간 '에스프레소의 고장' 이탈리아에서 줄을 서서 에스프레소를 마시는 문화를 접하고 크게 놀랐단다. 한마디로, 부러웠단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바리스타컴퍼니'는 커피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한 커피향이 가득한 '바리스타컴퍼니'의 임한억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김용수

"문화가 되지 않으면 맛도 따라올 수가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이탈리아의 에스프레소문화처럼 바리스타컴퍼니만의 커피문화를 만들어보고 싶더라구요."

이를 위해 1층 바에서 에스프레소를 마실 경우 1천원 이벤트를 구상중이라고 귀띔했다.

그가 "자신의 전부" 라고 말하는 '바리스타컴퍼니'는 어떤 의미일까.

"빈 공간이에요. 아직도 채울 게 많은 공간이고, 채울수록 더 커지는 공간이 될 거에요. 항상 그리운 빈 공간이랄까?"

그의 꿈은 소박하다.

청주시 상당구 수동에 자리한 '바리스타컴퍼니'는 커피마니아들 사이에 입소문을 타고 단골손님들이 끊이지 않는다. 진한 커피향이 가득한 '바리스타컴퍼니'의 임한억 대표가 직접 로스팅한 원두로 커피를 내리고 있다. / 김용수

"지금 이 자리에서 20년, 30년 오래 하고 싶어요. 장사가 잘돼서 확장이전 하는 것보다는 한 공간에서 오랫동안 더 멋스러워지는 카페를 만들고 싶어요."

임 사장은 매출이나 확장이전에 욕심내지 않았다. 그러면서 "오랫동안 바리스타를 하고 싶다"고 욕심을 냈다.

"천천히 가려구요. 제가 겁이 많은 편이라서 조금씩 하나하나 늘려가는 게 좋아요. 머그컵을 5천원 짜리에서 2만5천원 짜리로 바꿔서 손님들에게 만족감을 드린다거나 그렇게 천천히 한 걸음 한 걸음씩요."

3평에서 시작해 천천히 더 특별해지는 카페 '바리스타컴퍼니'에서 늦가을에 가장 잘 어울리는 과테말라 커피 한잔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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