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자유치로 대형항공기 17대 동시 정비 추진

10월 24일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충청북도C&V센터에서 열린 '청주에어로폴리스 및 MRO산업 발전방안 토론회'에 참석한 전상헌 충북경자청장이 아시아나 항공의 청주MRO사업 불참 사유에 대한 설명이 나오자 피곤한 듯 얼굴을 감싸쥐고 있다. / 신동빈

인천시가 정부 지원 없이 대형항공기 17대를 동시에 정비할 수 있는 독자 MRO(항공정비) 특화단지를 조성키로 결정, 국내 MRO산업 전체를 블랙홀처럼 빨아들이는 것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인천시의 이 같은 추진이 충북도 MRO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7일 인천시에 따르면 외자유치 등을 통해 MRO 특화단지 조성을 추진할 예정이다. 인천시는 그동안 국책사업으로 진행되는 MRO단지 선정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지방 균형발전 차원에서 사실상 인천지역은 사업에서 배제돼 왔다.

하지만 최근 국토부가 인천시의 독자 추진 허용 방침을 시사하면서 입장 변화의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지난달 열린 국정감사에서 "복수의 경쟁력 있는 곳이 있다면 지역 균형발전 차원에서 검토하겠지만 지금처럼 경쟁력 있는 지역이 전무한 상황에서는 경쟁력이 있는 한 군데라도 육성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또 강 장관은 최근 "인천이 외자를 유치해 자체적으로 사업을 진행하는 것을 어떻게 막겠는가", "가능성 있는 데부터 실시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천시는 국토부의 이 같은 입장변화에 인천공항공사 등과 외자유치 등을 진행해 MRO단지를 추진키로 했다.

여기에 인천공항공사 역시 MRO단지 조성 사업에 대한 지분참여 등 적극적인 참여를 요청했다.

시는 인천국제공항 제4활주로 인근에 MRO단지 부지 114만㎡(약 35만평)에 우선 국내 항공사와 외국 항공사를 각 1개 업체씩 유치해 MRO단지를 시작할 계획이다.

시는 이 부지에 동시에 17대의 항공기를 정비할 수 있는 규모로 MRO단지를 조성해 사업을 추진할 방침이다.

특히 시는 이미 경제성 검토까지 끝마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시에 따르면 현재 항공정비 추세를 고려하면 항공정비시설 건립 3∼4년 후 손익분기점을 넘어설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는 7일 공항공사와의 '상생협력 협약식'을 시작으로 오는 12월 항공산업 산학융합지구 지정 발표가 완료되면 본격적으로 MRO산업 추진을 위한 공항공사와의 협력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재 인천에는 자생적으로 설치된 정비고가 4개 있으며 세계 최대 규모의 항공엔진 성능 테스트 시설도 있다.

여기에 인천국제공항 인근에는 대한항공 정비고 1곳과 아시아나 정비고 2곳이 있고 LCC(저가항공) 공용정비고도 다음달 준공해 내년 4월 문을 열 예정이다.

또 지난 6월에는 대한항공 항공엔진정비센터까지 개소해 MRO단지의 입지 조건으로는 최적의 조건이라는 평이 쏟아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업을 추진하는 국토교통부와 인천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은 중국이 해마다 100여개의 공항을 짓고 있고, 향후 중국이 MRO사업에 뛰어들 가능성도 예측되면서 MRO산업단지 조성을 더 이상 미루면 안 된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다른 한쪽에서는 인천시가 MRO특화 단지를 조성한다면 현재 충북 청주시와 경남 사천시가 추진하는 MRO사업은 인천지역으로 블랙홀처럼 빨려들어갈 것이라는 분석도 분분하다.

인천시 관계자는 중부매일과의 통화에서 "MRO사업은 국가적인 사업이기 때문에 특정 지역에 국한돼 추진하는 것은 큰 의미가 없다"며 "인천시가 MRO의 중심지가 되더라도 충북 청주시나 경남 사천시와의 R&D 등 협업을 통해 사업을 키워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도 관계자는 "현재 충북도도 제3의 항공사를 찾고 있는 등 MRO단지 조성을 위해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엔진정비 등 특화분야에 있어 틈새시장을 노리는, 작은 규모의 MRO단지를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 김정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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