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 기자단]성적 우수자 쏠림 편차 심각 vs 하위권 학력증진 기회

2017년 고등학교 배정방식을 놓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토론의 장을 열었다. 청주 수곡중학교 시사토론동아리는 지난 3일 시사토론대회를 개최했다.

2017년 고등학교 배정방식을 놓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토론의 장을 열었다. 청주 수곡중학교 시사토론동아리는 지난 3일 시사토론대회를 개최했다.

2017년 고등학교 배정방식은 청주시 일반고 19교에 청원군을 제외한 학생들의 성적을 4군으로 나누어 성적 군별로 지망학교를 반영한 무작위 추첨을 통해 배정하는 방식이다. 충북도교육청은 "현재 청주시 평준화고는 우수학생의 일부 학교 쏠림현상이 심하고 신입생의 평균성적 편차가 매우 크기 때문에 선호 학교와 비선호 학교가 나뉘어서 교육과정 운영 및 대입 전형에 불리하다"며 "또한 대학 입시의 수시 비중 증가와 학생부 중심 전형의 비중 증가 등 대학 입학전형의 변화로 인해 성적 군별 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날 학생토론대회는 반대입장의 입론으로 시작됐다. 반대측은 "자신이 원하는 좋은 학교를 가고 싶은 욕심은 모두에게 있는데 그 결과는 중학교 3년의 노력에 비례해야 한다"며 일정성적 안에 들면 원하는 학교를 갈 확률이 높아 안도감이 드는데, 이 안도감이 학습의욕과 학력을 저하시키는 요인이 될 것이라는 의견을 내세웠다. 뿐만 아니라, 2017학년 고등학교 배정방식 실시 이유에 사교육비 감소가 있지만, 오히려 상위권 학생이 골고루 분포하기 때문에 중상위권 학생들은 그들을 이기려고 2차 사교육을 하게 되면서 사교육비가 학부모에게 전가되고 원하는 대학을 갈 수 없게 될 확률이 높다고도 이야기했다. 더불어 성적을 기준으로 4군으로 나누어도 성적우수학생이 모이는 학교는 자공고나 자사고, 특목고로 점점 변해가서 새 배정방식의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근거도 제시했다.

찬성입장의 반론도 치열했다. 찬성측은 "상위권 학생들이 고루 분포되기 때문에 고등학교 내신 1등급을 받는 것이 비교적 공정해져서 대학을 잘 갈 수 있지 않냐"고 반문했다. 이에 대해 반대측은 "성적을 4군으로 나눠 배정하면 상위층, 중위층, 하위층이 구분되는 피라미드 구조가 이루어질 것이다. 그렇게 되면 상위권은 그대로 유지하게 돼 좋은 대학에 갈 확률이 높아질 수 있지만 중상위층 이하는 좋은 대학을 갈 확률이 적어진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찬성측은 "학생들을 공부 잘하고, 못함을 기준으로 경계를 만들 것이 아니라, 상위권과 하위권 학생들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아 성적을 향상 시킬 수 있고, 그렇다면 교육의 폭이 더 넓어질 것이다"라며 이번 배정방식의 긍정 측면을 강조했다.

이어 최종변론이 진행됐다. 찬성 입장으로는 "우수 학생들이 특정 학교로만 몰리는 현상을 방지할 수 있고, 그렇게 되면 상위권 학생들과 하위권 학생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의 학교생활을 발전시키고 학력을 증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이 나왔고, 반대측은 "비슷한 학생들을 모아두고 각자에게 잘 맞는 교육을 행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원하지 않는 학교에 진학해 통학거리가 길어진다면 상위권 학생의 자율권과 평등권이 지켜지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준희 청주 수곡중 3학년

이날 대회를 심사한 교사들은 "반대측 주장의 근거가 처음 실시되는 배정방식의 대상자가 본인이라 걱정하는 내용이 주관적이라 아쉽다. 교육은 백년 앞을 내다봐야 하는데, 나만을 위한 교육방식이 아닌 앞으로 10년, 20년 후 어떤 정책이 필요한가를 생각해봐야 한다"고 아쉬운 점을 밝혔다.

토론에 참여한 배영현 학생은 "새로운 방식이 적용되면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당연하다. 무턱대고 부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지 말고 자세한 내용과 정확한 정보를 가지고 배정방식에 대해 생각해보면 좋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토론의 진행과 기획을 맡은 시사토론동아리 학생들은 "2017학년도 고교 배정방식의 장단점을 알게 된 좋은 시간"이라고 평가했다. / 김준희 청주 수곡중 3학년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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