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괄적 사과·예결위장 교체'로 내분 봉합

8일 충북도의회 제352회 정례회 제1차 본회의 직후 충북도청 브리핑룸에서 김양희 도의장(가운데)과 새누리당 엄재창 부의장(왼쪽), 민주당 장선배 부의장이 손울 맞잡고 그동안의 여·야 갈등을 봉합하고 도정발전에 협력하자는 의지를 모으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충북도의회 후반기 의장 선출 전후 불거진 새누리당 내부와 더불어민주당과의 갈등이 4개월여 만에 해소됐다.

김 의장은 더민주당 소속의원들의 3차례에 걸친 불신임결의안 제출과 당내 갈등이 거듭되자 의회 운영에 대한 '포괄적 사과'와 함께 논란이 됐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새누리당 비주류 의원에 넘기는 것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김양희 충북도의회 의장은 8일 열린 제352회 정례회 1차 본회의에서 도민들과 여·야 의원들에게 사죄한다는 입장을 발표했다.

김 의장은 "의회 운영과정에서 미숙한 점을 노출해 도민들과 동료의원들에게 상처 준 것에 대해 진심으로 사죄한다"고 밝히고 "이유야 어떻든 이번 사태에 이르게 된 모든 책임이 있는만큼 유사한 일이 재발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 의장은 또 "이번 일을 성찰의 기회로 삼겠다"며 "상대당과 타협하면서 선진의회로 거듭나는 계기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김 의장은 이어 충북도청 브리핑룸을 찾아 "도민들의 알권리를 충족시키자는 차원에서 시도(항공정비산업특별점검위원회)했는 데, 3차례 불신임안이 제출되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이제는 의원들과 소통하고, 협의해서 도의회가 잘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의장은 또 "도의회가 더욱 소통하는 기구로 거듭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충북도의회 새누리당 의원들은 이날 오전 열린 의원총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서 김 의장과 박한범 원내대표, 임병운 운영위원장이 상임위원장 배분과 의회 운영, 의원총회 욕설 등에 대해 사과했고, 비주류 의원들이 수용해 갈등을 봉합했다.

김 의장은 특히 윤홍창 의원(제천1)이 맡았던 예산결산특별위원장을 비주류로 분류되는 박우양(영동2) 의원에 넘기는 것으로 당내 갈등을 매듭 지었다. 예결위원장은 후반기 의회 출범 직후부터 갈등과 감정싸움의 단초를 제공했던 요소였다. 윤 의원은 당내 갈등이 지속되자 사퇴 의사를 수차례 밝혔고, 지난 7일 열린 의총에서 입장을 공식화 했다. '바통'을 넘겨받은 박 위원장은 강현삼 의원을 지지했던 인물이다.

충북도의회 갈등이 타협점을 찾은 것은 '불신임안' 처리를 놓고 지난 7일에 이어 8일 지속된 양당 원내대표 협상을 통해 가닥이 잡혀 가능했다.

김 의장이 진심 어린 사과를 할 경우 불신임안 철회하겠다는 더민주당의 입장을 결국 김 의장이 수용한 것이다.

이처럼 화해 국면이 조성된 것은 의장을 제척한 상태에서 부의장이 불신임안을 처리해야 한다는 행자부 유권해석도 한몫했다. 새누리당 의석(31석중 20석)을 고려하면 불신임안은 부결 처리도 가능했다. 그러나 반발표와 정치적 부담을 고려하면 득보다 실이 많을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김 의장이 '사과'를 택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최순실 사태로 인한 당의 위기감도 작용했다는 시각도 가능하다. 결국 양당 원내대표들은 '사과 문구'까지 협의를 거쳐 발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아 4개월 갈등을 털었다.

연철흠 더민주당 원내대표는 "진정성을 담아 사과했고, 정국도 혼란스러운 마당에 더 이상 갈등을 끌고 가는 것은 곤란하다는 판단을 내려 사과를 수용했다"며 "미흡하지만, 의장을 비롯한 여야 의원들과 힘을 합쳐 충북 발전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연 대표는 이어 "3번째 제출한 의장 불신임안은 철회하기로 했다"며 "앞으로 여·야 원내대표를 중심으로 협의하고, 이견을 좁혀 협의와 협치에 초점을 맞추겠다"고 밝혔다.

박한범 새누리당 원내대표(옥천1)는 "상임위원장 배분을 독단적으로 했던 점에 대해 유감을 표명하면서 비주류의 협조를 이끌어 냈고, 더민주당과는 진정성 있는 사과가 전제될 경우 불신임안을 철회하겠다는 의사가 확인돼 소속의원들과 협의 끝에 타협점을 찾았다"고 밝혔다.

박 대표는 "원내대표 역할을 활성화하고, 합의를 중시하는 의회를 만들겠다"고 덧붙였다. / 한인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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