튀는 그림·문구로 홍보효과 톡톡... 조남식 주무관

조남식(30) 주무관

[중부매일 이규영 기자] '페북스타'가 되는 방법이 따로 있을까? 순 방문자수 8천명에 그쳤던 썰렁한 페이스북 페이지를 한번에 100만까지 끌어올린 사람이 있다. 충주시청 홍보담당관실의 조남식(30) 주무관이다.

"점잖은 표현은 버려야 해요. 젊은층을 끌어모으기 위해선 노골적인 사람이 돼야 해요. 그래도 지킬 건 지켜가면서!"

충주시 페이스북 메인화면

지난 2012년 규제개혁팀으로 첫 발령을 받은 조 주무관은 글솜씨를 길러보고자 충주시에서 공무원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블로그기자단'에 지원했다. 블로그를 운영하면서 패러디를 처음 접한 그는 능력을 인정받아 올해 홍보담당관실로 부서를 재배치 받았다.

"페이스북은 젊은친구들이 이용하잖아요. 단편적 그림으로 빠르게 확산되죠. 아는 형, 아는 동생처럼 친근한 이미지로 다가가기 위해 파격적인 그림으로 홍보를 생각했어요."

충주시 페이스북 3無 근절운동 홍보물

조 주무관은 전문적으로 미술을 배워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때 잠깐 미술학원을 다닌게 전부다.
"대학때 전공이 국어국문학이라서 조별과제도 없었어요. 가끔 크로키를 그리긴 하지만 배웠다고 말하기는 민망하네요."無

조 주무관은 자신이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를 보여주며 패러디는 관찰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림을 잘 그리는 것보다 특징을 잡아내 유행을 따르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의 홍보노하우 중 하나는 패러디다. 충주시청 내 간부들의 얼굴을 합성하기도 한다. 권위있는 사람들의 얼굴을 패러디처럼 합성하면 사람들이 친근하게 느낀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처음 패러디 아이템을 내놨을 때 주변의 눈초리는 곱지 않았다. 그는 그 과정을 '죽음을 받아들이는 5가지의 단계' 같았다고 설명했다.

그의 홍보방법엔 필요하다면 상급자도 예외가 없다.

"상사분들은 1단계인 부정부터 시작해서 '이게 공공기관에서 나올 퀄리티냐' 하며 화를 내시기도 했구요. '너 진짜 왜 이러냐' 하시다가도 결국 받아들이시더라구요."

조 주무관은 자신이 만드는 캐릭터가 저작권법에 걸리면 안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유행에 뒤쳐지지 않되 저작권에 위배되지도 않는, 자신만의 캐릭터를 창조해내야 한단다. 파워포인트 안에서 조그만 원형도형과 네모, 세모 도형들은 서로 합쳐져 유럽풍의 노신사가 됐고 그 그림은 충주서 열리는 행사를 소개할 아이템이 됐다. 이토록 놀라운 그림솜씨로 지금은 '페북스타'가 됐다. 실제로 그가 페이스북을 담당한뒤 충주시 페이스북은 전국에서도 손꼽히는 인기 페이지가 됐다.

지난 8월 화제를 불러일으킨 충주시청 페이스북의 옥수수 홍보물

지난 8월 충주시청 페이스북에는 '살미 옥수수, 노취지 않을거애오'라는 짤막한 글과 함께 여러장의 그림이 게재됐다. '옥수수 털어도 돼요?', '살미 옥수수를 모르는 당신이 불쌍해' 등의 문구가 담긴 다소 성의없어 보이는 이 그림이 소셜네트워크 이용자들에게 큰 화제를 몰고 왔다. 당시 이 글에 수백개의 댓글이 달리며 뜨거운 반응이 이어졌다. "이 정도의 마케팅이면 충주시도 살리겠다"는 말도 있었단다.

그는 시간이 날 때마다 스케치를 하며 홍보방법을 고민한다.

그의 다음 목표는 '동영상'이다. 충주시청 페이스북을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새로운 것에도 도전해보겠다는 것이 그의 의지다.

/ 이규영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