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소상공인] 5. 청주 '중부의류도매센터' 조동기 사장

1천여종의 다양한 아웃도어 등을 판매하는 청주 '중부의류도매센터' 조동기 대표가 환하게 웃고 있다. / 김용수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화려한 색감의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줄지어 서있어 눈길을 잡아끄는 곳이 있다. 청주시 봉명사거리 인근의 '중부의류도매센터'. '충청권의 동대문시장', '동대문시장 축소판'이라 불리는 이곳은 의류도소매경력 23년차 조동기(49) 사장이 운영하고 있다.

"'충청권 동대문'이 여기 있으니 멀리 가지 마세요. 동대문시장보다 10% 더 쌉니다."

충청권에서 의류도매업으로는 최대 규모인 이곳은 1층(80평 규모)은 소매매장으로, 2~4층은 도매매장으로 운영되고 있다. 1층에서는 아우토반, 몽피크, 프릭스, 낫소 등 중저가 등산복 브랜드 등 1천여종을 취급하며, 도매 거래처만 전국의 150곳에 달한다.

"요즘 엄청 바빠요. 옷장사들은 1년중 10~11월이 제일 바쁠 때이거든요. 겨울에 매출이 가장 많죠."

겨울을 앞두고 아웃도어를 장만하려는 이들이 늘고 있는데, 특히 아웃도어는 '거품'이 많다고 그는 강조한다. 지금의 유통구조에서는 똑같은 상품이라도 시장, 대형마트, 백화점에서 가격이 다 다를 수 있다는 것이다.

청주시 봉명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중부의류도매센터' 전경. / 김용수

"다운(거위털) 자켓이 7만9천원, 바지는 신상인데 5만6천원이에요. 브랜드 아웃도어는 40만원대를 호가하죠. 저희는 1/5 가격입니다. 질, 기능성, 디자인 다 뒤떨어지지 않아요."

그의 일과는 아침 8시반에 매장 문을 열면서 시작돼 저녁 8시쯤 끝난다. 지금껏 휴일도 없었다.

"'노력한 만큼 얻는다'고 생각해요. 남들보다 체력이 좋아서 몇배 더 열심히 일했죠. 집에서는 '일밖에 모르는 사람'이라고 하지만 옷장사로 승부를 걸었으니까 성공은 해야죠."

충북 괴산군 칠성이 고향인 그는 환갑둥이로 태어났다. 고교 졸업후 공수부대를 지원해 7년간 직업군인으로 몸담았다. 20대 중반께인 93년 전역후 살길이 막막해 앞길을 고민하던 중 우연한 기회로 전라도 익산 의류도매집에 취직하게 됐다. 당시 월 50만원을 받고 일했지만 1년만에 일을 접고 충북 증평으로 내려왔다. 증평에서 아내와 의류소매업을 시작했다. 출발은 녹록치 않았다. 그러다가 전국의 시장 5일장을 찾아다니며 노점을 시작했다. 15년간 충주, 원주, 익산 등의 5일장을 봉고차 한대로 누볐다.

청주시 봉명사거리 인근에 위치한 '중부의류도매센터' 매장 내부 모습. / 김용수

"옷을 진열하는 데에만 2시간, 짐을 싸는데에만 2시간씩 걸렸죠. 노점 다니면서는 참 힘들었어요. 밥은 찬 바닥에서 대충 먹었고, 시장이 텃세가 심해서 조폭이 시비를 걸기도 하고…."

500장의 옷을 싸들고 가도, 하루 매출이 20만~30만원으로 빈손으로 돌아올 때도 있었고, 잘될 때에는 하루에 200만~300만원을 손에 쥐기도 했단다.

그는 성공비결로 성실함, 꾸준한 추진력을 꼽았다. 요즘 브랜드의류의 선호 분위기에다, 대형매장들의 잇단 할인행사, 인터넷쇼핑 활성화 추세속에서 남다른 생존전략이 있을까.

"거래처 관리를 문자메시지로 해왔는데 인터넷카페나 온라인쇼핑몰 운영 등 온라인홍보쪽을 강화하려고 해요. 지금 직원을 구하는 중입니다."

23년간 의류업 외길을 걸어온 그에게 '중부의류도매센터'는 어떤 의미일까.

1천여종의 아웃도어 등을 판매하는 '중부의류도매센터' 조동기 대표가 1층 매장에서 의류와 소품 등을 정리하고 있다. / 김용수

"부모 도움 안받고 오로지 제 손으로 키운 일터이자, 보람이죠."

같은 처지의 소상공인들에게도 한마디 건넸다.

"경기가 어려워서 다들 힘든데 내리막길이 있으면 오르막길이 있듯이 열심히 살다보면 좋은 날이 오겠죠."

조동기 사장은 어려울수록 긍정적 마인드가 필요하다며 동병상련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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