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수희씨 도서리뷰 - 송길영 '상상하지 말라'

#그런데 최순실은? 페이스북에서 이 해시태그를 보고 무릎을 쳤다. 많은 사람들이 이걸 실행에 옮기고 있다니 놀라웠다. 모두들 그렇게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 끈질기게 한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게 아닌가 싶었다. '최순실 게이트'의 진실이 밝혀지길 바라는 마음 한편, 새삼 SNS(소셜미디어)가 세상을 참 많이 바꾸고 있구나라고 생각했다. 인터넷이 없을 땐 대체 어떻게 살았나 싶은데 이제 SNS 없는 삶은 상상도 못할 정도다.

사람들은 한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끊임없이 소셜미디어에 접속한다. 그들은 대체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일까.

많은 사람들이 다양한 플랫폼을 통해 쏟아내는 수많은 글들은 언제부턴가 '빅데이터'라고 불리기 시작했다.

빅데이터를 분석해내는 사람들도 나왔다. 그 가운데 대표 주자가 바로 '다음소프트' 부사장인 송길영씨다. 그는 빅데이터를 분석해 사람의 마음을 읽어내는 일이 얼마나 흥미로운지를 책으로 써냈다. 2012년도에 '여기에 당신의 욕망이 보인다'라는 책이 나왔고, 지난해 '상상하지 말라'는 책도 나왔다. 그는 단순히 정보를 찾아내는 게 아니라 사람의 마음을 '캐낸다'. 변화하는 세상을 따라가보는 일, 조금은 트렌디하게 아니 동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이 대체 어디에 마음을 빼앗기고 사는 것인지 들여다보는 일은 곧 나 자신을 관찰해볼 수 있는 거울이 될 수도 있다.

송길영은 '상상하지 말라' 책 서문에서 "소셜 빅데이터는 현재 진행 중인 삶의 양식 변화를 담고 있다"고 말한다. 데이터는 단순 정보가 아니라 우리 삶을 담고 있다고 말한다. 이런 변화를 읽는 수단인 빅데이터를 어떻게 활용할지가 중요하다고 말한다.

책은 실제 마케팅 사례를 소개하면서 사람들의 삶이 어떻게 변하는지를 관찰한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생기는 소비문화, 독주가 아니라 수입맥주가 유행하는 이유, 왜 사람들이 먹방에 열광하는지, 기업 조직문화가 어떻게 달라지는 지 등등을 흥미롭게 풀어낸다. 빅데이터가 단순히 기업 마케팅에만 도움을 주는 게 아니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우리 삶을 바라보는 게 먼저이고, 삶을 통찰하게 되면 상품 마케팅은 실패할리 없단다.

빅데이터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일을 주로 하는 저자는 우리에게 당신의 생각, 혹은 당신이 가진 상식이 전부라는 생각에서 벗어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당신이 아는 것은 과거의 사회상이니 과거의 잣대로 현재를 상상하지 말라고 한다. 상식 수준의 판단을 하려면 변화하는 상식을 계속 찾아내는 능력, 즉 통찰력이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단순한 데이터 분석이 아니라 사람 눈으로 직접 보고 생각해야 깊은 해석을 얻을 수 있다는 얘기다.

저자는 데이터 만능주의는 곤란하다며 데이터를 보는 사람의 역량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데이터를 '제대로' 분석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저자는 인문학적 소양이 필수적이라며 책을 많이 읽을 것과 신문과 뉴스를 꾸준히 볼 것 등을 권한다.

무언가를 기획하는 이들에게 사람들에 마음을 알아채는 일은 필수적 요소다. 막연한 감이 아니라 데이터를 깊이있게 해석해서 얻어낸 마음이라면 믿을만한 정보 아닌가. 하루 종일 SNS를 들락날락하면서 눈팅이나 하고 '좋아요'나 누르고 남들에 과시용(?) 먹방이나 여행사진만 보면서 부러워 할 게 아니라 지금 사람들에 마음이 어디로 향하는지 생각해보고 예측해보고 관찰하는 일, 꽤 그럴싸하게 여겨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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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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