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기자단] 계수나무

오대산에 선재길이 있다면 속리산엔 세조길이 있습니다. 지난 9월 26일 세조길이 개통되어 이미 많은 이들이 이곳을 찾고 있습니다.

괴산 문광저수지에서 청천을 지나고 공림사를 지나 속리산에 도착하니 12시. 그 시간에도 세조길은 여유있게 다녀올 수 있습니다. 법주사에서 세심정까지 2.4㎞. 그 길은 울창한 수목과 계곡이 아름다운 구간이지만 시멘트길이 늘 부담스러웠던 곳입니다. 속리산 문장대를 오르기 위해 통과해야 할 이 길에 오솔길과 데크를 조성해서 지루하게 느껴지던 전과 달리 편하고 정감이 가는 길이 되었습니다. 저수지를 지나는 길이 가을 햇살과 이쁜 단풍들로 상쾌합니다. 저수지를 내려다보면 물 반, 고기 반이라는 말이 딱 맞지요. 법주사에 속해 있으니 낚시를 할 수도 없는 곳, 이곳의 고기들은 낙원에 사는 것이라 할만 합니다.

데크로 이어진 저수지 길을 지나면 계곡 옆으로 폭신한 오솔길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특히 계곡의 단풍이 아름다운 것은 나무 이파리들이 마르지 않기 때문입니다. 계곡을 오르는 길 중간엔 다리가 있어 화장실을 가기 좋게 해놓았습니다. 세심정을 200m 남겨 놓고 길은 다시 합쳐집니다. 이미 숲 깊숙히 들어온 지점이지요. 아래 길은 세조길이 아닌 구길입니다. 내려올 때에는 이 길로도 내려옵니다. 세심정에서 상원암쪽으로 있는 다리를 건너자마자 길에 절구 두 개를 발견합니다. 이 근방에도 암자가 있었다고 합니다. 속리산 법주사는 규모가 무척이나 컸다고 하지요.

세심정. 짧은 저녁해가 숲에 내리고 있습니다. 문장대와 천왕봉, 신선대를 오르는 갈림길에 있는 세심정에선 잠시 쉬어갈 수 있는 곳이 있습니다. 남편과 내려오며 이 길을 왜 '세조길'이라 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세조가 그리 좋은 이미지를 가진 왕이 아닌데…. 세조가 이곳에 와서 피부병을 고쳤다고도 하지만 조선시대에는 불교가 그리 좋게 받아들여지진 않았을 터이고 의아했습니다. 좀더 좋은 이미지의 이름이었으면 좋겠다 싶었습니다. 가을날 분위기 좋았던 세조길, 이미 많은 사람들로부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http://blog.naver.com/eogyesoo/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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