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고장' 충주시 추진 난항 예상

택견 자료사진.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충북도와 도 체육회가 내년 충주에서 치러지는 제98회 전국체육대회에 '택견'을 정식종목을 채택하는 방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하지만 본고장인 충주 택견계의 갈등의 골이 깊고 타 시·도의 반발이 예상돼 정식종목 채택은 쉽지 않아 보인다.

1일 도와 도체육회에 따르면 도와 체육회는 지난달 충북택견계의 건의를 받아 그간 시범종목으로 진행됐던 택견의 '정식종목 채택'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에는 중요무형문화재이자 유네스코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된 이 택견의 발원지가 내년 전국체전이 열리는 충주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이에 따라 도와 도 체육회는 대한체육회에 문의를 하는 등 심의과정을 거치고 있지만 난항이 예상된다. 택견을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들이 산더미처럼 쌓여있기 때문이다.

전국체전의 정식종목으로 채택하기 위해선 각 시·도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 하지만 충북택견계에서 제출한 건의안에는 각 시도의 반발이 예상되는 내용이 다수 포함돼 있다. 건의안에는 그간 이틀간 펼쳐졌던 경기를 3일로 늘리고 출전선수를 8명에서 16명으로 규모를 대폭 확대시키는 안이 포함됐다. 이 경우 발원지인 충북이 유리하다는게 체육계의 설명이다.

더욱이 대회의 의미와도 부합하다는 의견이다. 전국체전은 17개 시·도가 그간 갈고 닦은 실력을 겨루는것 외에 전국의 체육인들의 화합의 장을 만드는 의미도 있다. 하지만 현재 택견계는 크게 대한택견회, 한국전통택견협회 등으로 계파를 나눠 대립하고 있다.

때문에 충북체육회에서도 이들 택견단체들을 통합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단체 승인은 내리지 않겠다고 통보한 상태다. 이에 내년에 열리는 전국체전에서 택견의 정식종목화는 어려울 전망이다.

충북도 관계자는 "대한체육회에 건의를 올렸지만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선 승인을 하지 않겠다는 통보를 받았다"며 "타 시·도에서도 택견의 정식종목 채택을 환영하지 않아 지금 상태로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충북 체육계의 반응 또한 냉담했다. 아무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의 정식종목 채택은 의미가 없다는 것이다.

한 체육계 인사는 "각 택견협회에서 추구하는 이념이나 경기 방식이 달라 통합되지 않은 상태에서 정식종목 채택은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강조했다.

한편 13년만에 충북에서 열리는 제98회 전국체육대회는 충주시 일원에서 내년 10월 20일부터 26일까지 7일간 47개 종목 3만여 명의 선수가 참가한 가운데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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