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아리]

아베 신조 일본 총리 / 뉴시스

75년전인 1941년 12월 7일 일본 해군은 선전포고 없이 미국 하와이주 진주만 주둔 미 해군 태평양 함대를 공습했다.

일 해군은 진주만 공격 당시 전함 2척과 순양함 3척, 구축함 9척을 진용을 갖췄다. 소형 잠수함 5척이 편재됐고, 전투기는 무려 441대가 출격했다. 아카기를 비롯한 항공모함 6척은 기습 공격의 거점 역할을 했다. 항공모함은 6개월 후였던 1942년 6월 발생한 미드웨이 해전에서도 맹활약 했다. 아카기 항공모함은 전장 260.67m 규모였다. 탑재 가능한 전투기만 66기였다. 전투병력 1천603명이 탑승할 수 있었다. 일본의 공습하면 영화나 다큐멘터리에서 본 '가미카제 특공대'를 연상한다. 그러나 이 때만 해도 자폭부대는 없었다. 전력은 세계적 규모였다.

일본 최초 항공모함은 '봉황이 날다'라는 뜻을 지닌 '호쇼(鳳翊)' 였다. 영국 해군의 함공모함 하미즈는 호쇼보다 1년 먼저 시작했다. 그러나 기술적 문제로 3년 늦게 진수돼 호쇼는 세계 최초의 항공모함 중 하나로 기록됐다.

1919년 12월 아사노 조선이 시작해 3년만인 1922년 취역했다. 기미년 3.1 만세운동을 했던 그해 일본은 전장 179.5m 규모 항공모함을 제작했던 것이다. 호쇼는 전투병력 550명이 탑승할 수 있는 규모였다. 호쇼는 2차 대전이 끝나자 비행갑판을 뗀 후 수송함으로 활약했다.

전시와 달리 수송함으로 사용한 호쇼는 해체 될때까지 4만명의 장병과 민간인을 수송했다고 한다.

미군 항공모함에서는 병사들이 탈영하는 사례가 종종 있다 한다. 흥미로운 것은 탈영병을 잡으려면 족히 3개월은 걸린다는 '믿거나 말거나'한 우스개까지 있다.

망망대해의 항공모함에서 탈영이 무슨 의미가 있겠냐는 반문이 즉각 나올법한 얘기지만, 항공모함 덩치가 엄청나다는 소리이다.

이런 항공모함을 일본은 97년전 만들었다. 그럼에도 우리는 일본에 대한 '착시현상'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것 아닌가 싶다. 혹자는 이렇게 만든 이유 중 하나로 일기예보를 든다. 방송 일기예보는 서울과 한반도 남쪽을 한껏 확대한다. 일본은 우측 언저리 길다란 섬 정도로 표현된다. 이런 착시가 일본을 과소평가하게 만들었다는 얘기이다.

미 대선이 끝나자 트럼프와 가장 먼저 회동한 아베 일본 총리가 오는 26일 미국 진주만을 방문한다. 오바마와 정상회담을 갖는 아베는 희생자를 추모하는 것으로 '침략전쟁'에 대한 사과 논란에 종지부를 찍을 모양이다.

양국 관계는 요즘 '신밀월'로 표현된다. 반면 한국은 '고립'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그렇지 않아도 한반도 사드배치에 격앙된 중국의 공세가 만만치 않다. 이미 97년전 항공모함을 만든 일본을 비롯한 강대국의 '침략 DNA'가 우려 스러운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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