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충북경찰청서 영결식…대전현충원 안장

고 김원식 경감 영결식이 11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엄수됐다.

[중부매일 이민우 기자] 이른 아침 안갯속 빙판길 추돌사고를 수습하던 경찰관이 뒤따르던 차량에 치여 숨지는 사고가 잇따랐다.

특히 교통사고를 수습하다 차량에 치어 순직한 고 김원식 경감(51·고속도로 순찰대 10지구대) 영결식이 11일 오전 충북경찰청에서 3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수됐다.

고 김 경감의 영결식은 박재진 충북지방경찰청장과 김양희 충북도의장, 오제세 의원, 동료 경찰관들이 참석한 가운데 애국가제창, 중앙경찰학교 경찰악대의 진혼곡연주, 약력보고, 박재진 충북청장의 조사, 참석자들의 헌화와 분양, 경찰대학 경찰의장대의 조총발사 등의 순서로 진행됐다.

청주출신으로 청주농고를 졸업한 고 김 경감은 22세인 지난 1987년 순경으로 경찰에 입문, 서울 남대문경찰서와 충북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10지구대에 근무해왔다.

고 김원식 경감 영결식이 11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엄수됐다.

박재진 충북청장은 조사를 통해 "안개가 짙게 낀 그 날 아침, 매서운 추위 속 위험천만한 고속도로 사고 현장에 당신은 여느 때와 같이 제일 먼저 달라갔다"며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매순간 최선을 다했던 당신의 희생과 헌신, 용기를 충북경찰이 결코 잊지 않겠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 경찰관으로서의 사명감과 용기를 지키기 위해 더욱 최선을 다하겠다"며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특히 지난 10일 낮 12시 50분께 이철성 경찰청장도 빈소를 찾아 헌화했다.

고 김 경감은 부인과 15세의 딸을 두고 있으며 경찰청은 영결식에 앞서 순직한 김 경감에게 1계급을 추서했다. 고 김 경감은 이날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됐다.

한편 고 김 경감은 지난 9일 오전 5시 55분께 경기도 여주시 능서면 오계리 부근 중부내륙고속도로 하행선에서 13중 추돌 교통사고가 발생하자 현장에 긴급 출동, 사고 수습을 하다 차량에 치어 순직했다.

이에 앞서 지난 9일에도 충남 천안동남경찰서 소속 고 김용관 경위(52)가 교통사고 현장을 정리하다가 빙판길에 미끄러진 마티즈 승용차에 치여 중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진 지 12일 만에 숨지자 유가족과 동료 경관들 모두 허탈함을 감추지 못했다.

고 김원식 경감 영결식이 11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엄수됐다.

병천·동면파출소 순찰 2팀장인 김 경위는 지난 11월 28일 오전 6시 20분께 천안시 동남구 병천면 한 도로에서 접촉사고가 났다는 신고를 받고 동료 경관과 함께 출동했다. 현장에서 2차 사고를 막기 위해 차량통제를 하던 중 30대 여성운전자가 몰던 승용차에 치여 머리를 심하게 다쳐 급히 병원으로 옮겨 수술을 받았지만 끝내 깨어나지 못했다. 함께 출동한 경관은 사고 당시 차로 반대편에서 차량을 정리하고 있었다.

병원에선 김 경위가 혼수상태에서도, 다른 장기가 건강하게 작동하는 데 한가닥 희망을 걸었지만 며칠 사이 뇌 기능이 눈에 띄게 저하돼 결국 숨졌다.

지난 1990년 경찰에 투신, 고향인 제주에서 근무하다 2013년 천안 동남서로 전입한 김 경위는 경비계, 광덕파출소를 거쳐 지난 7월부터 병천·동면파출소에서 근무해 왔다.

고 김원식 경감 영결식이 11일 오전 충북지방경찰청에서 엄수됐다.

[弔 辭]

존경하는 故 김원식 경감의 영전에 엄숙한 마음으로 삼가 조사를 올립니다.

오늘 우리는 대한민국의 경찰관으로서 국가와 국민을 위한 숭고한 사명감으로 본인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해 온 우리의 동료를 추모하기 위해 이 자리에 모였습니다.

故 김원식 경감님!

당신은 자신의 위험과 두려움보다 국민의 안전과 행복을 먼저 생각하는 강인하고 진정한 경찰관이셨습니다.

안개가 짙게 낀 그 날 아침.

매서운 추위 속 위험천만한 고속도로 사고 현장에 당신은 여느 때와 같이 제일 먼저 달려가셨습니다. 30여년의 경찰 생활을 통해 위험한 상황임을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지만, 머리보다는 몸이 국민의 부름에 먼저 응답했고, 자신보다 국민의 안위를 더 걱정하셨습니다.

또한 당신은 동료들에게 인정 많고 든든한 선배이자 존경받는 동료였습니다. 굳은 일에는 먼저 앞장서고, 늘 넉넉한 웃음과 지혜로 동료들을 다독이셨습니다.

조직과 동료를 아끼고 사랑했으며, 행여 자신의 근면함이 주위를 불편하게 할까봐 소리 없이 자신의 책임을 다하셨습니다.

당신의 희생을 슬퍼하는 이 순간에도 자신을 걱정하는 가족과 동료들에게 미안해하고 계실 것 같아 우리 마음이 더욱 안타깝습니다.

자랑스러운 경찰관, 故 김원식 경감님!

경찰은 '입직'이 아닌 '투신'한다는 말이 당신의 희생을 통해서 오늘 우리들 가슴에 더욱 절실히 다가옵니다.

당신을 안타까워하는 지금도 전국의 경찰관들이 위험이라는 경찰의 숙명을 안고 묵묵히 맡은 바 소임을 다하고 있습니다.

당신이 아니면 또 다른 동료에게, 아니면 여기 계신 누구에게든지, 당신과 같은 희생이 언제든지 발생할 수 있음을 우리는 잘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내가 경찰관이라는 사실이 어느 때에는 두렵기도 하고, 나를 믿고 기다릴 가족 생각에 걱정이 되기도 합니다. 특히, 이렇게 사랑했던 가족들에게 조차 한마디 말도 없이 떠날 수 밖에 없었던 당신의 운명이 오늘 우리를 더욱 슬프게 합니다.

그렇지만, 범죄와 사고의 위험에 굴하지 않고, 경찰관으로서 더욱 사명감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것, 이것이 당신의 희생을 헛되이 하지 않는 것이고, 또한 그것이 진정 당신이 바라는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한 순간의 망설임 없이 매순간 최선을 다했던 당신의 희생과 헌신, 용기를 우리 충북 경찰이 결코 잊지 않겠습니다.

故 김원식 경감님!

당신이 자신보다 아꼈던 아내와 딸의 미래, 당신의 빈자리와 슬픔을 우리 동료들이 함께 보살피겠습니다. 또한 더 이상 당신과 같은 소중한 동료를 잃는 일이 없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당신이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국민의 안전과 행복, 경찰관으로서의 사명감과 용기를 지키기 위해 충북 경찰이 더욱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제 당신을 향한 한없는 존경과 그리움의 마음을 담아 하늘나라로 보내드립니다.

이 세상 무거운 짐들과 시름 모두 다 잊으시고

편안히 떠나시길 바랍니다.

부디 영원한 안식을 빕니다.

2016년 12월 11일 장의위원장 충북지방경찰청장 박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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