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上] 6차 산업 대학생기자단 현장 취재기

[중부매일] 충북대 농업생명환경대학 학생들이 6차산업 현장 취재에 나섰다. 중부매일은 충북6차산업활성화지원센터, 충북대 BT융합 농생명 6차산업화 인재양성사업단과 공동으로 대학생 기자단을 육성, 농업농촌 창조경제의 대표적 체계인 6차산업 현장에 파견했다. 이번 기획에선 농업생산물에 창의력과 상상력을 더해 식품, 의약품, 건강식품, 생활용품 등 다양한 형태의 가공 상품을 만들고, 관광 체험 서비스 상품을 개발하고 있는 농가들을 주목했다. 충북대 학생들이 직접 발로 뛰며 취재한 6차산업 이야기를 상·하 두차례에 걸쳐 연재한다.

영동 시나브로 와인.

#영동 불휘농장

포도 재배지로 유명한 영동에는 '시나브로'라는 이름을 가진 와인 농장이 있다. 시나브로는 '아무도 모르는 사이에 조금씩 조금씩'이라는 의미로, 불휘농장(대표 이근용)의 와인은 시나브로 빠져들게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농가 뒷 마당에는 '소원나무'라고 불리는 거대한 나무가 있다. 소원을 빌면 이뤄진다고 해서 유명해졌다고 하는데, 이 소원나무 이미지는 시나브로 와인의 상징이기도 하다.

영동은 국내 유일의 포도·와인산업특구로 지정된 곳이다. 44곳의 농가 와이너리에 양조시설을 지원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시나브로'는 6차산업 대표 농가로 유명하다. 1차 생산과 2차 가공을 비롯해 와인을 끓여 마시는 뱅쇼 만들기, 족욕체험 등 3차 산업도 활발하다.

다른 농가에서 레드 와인을 만들 때 '시나브로'에서는 여성을 타깃으로 '청수'라고 불리는 청포도로 '화이트 와인'을 만들며 차별화에 성공했다.

좋은 와인을 만들기 위해서는 껍질이 두툼해 안토시아닌이 많이 들어 있고, 모양은 좋지 않지만 엉성한 품종을 써야한다. 겉만 예쁜 포도는 안이 꽉 차 있어도 과방이 늦게 익거나 햇빛을 받지 못하면 속이 익지 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캠벨'이라는 품종의 포도를 재배하는데, 캠벨은 생과일용으로 과육이 풍부하고 껍질이 얇아 와인을 만드는 데 필요한 성분이 부족하다는 것이 농가의 설명이다.

영동 불휘농장 이근용 대표가 시나브로 와인의 탄생 이야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시나브로'에서는 포도 껍질을 말리고 농축시켜 와인을 만들어보기도 하였지만, 벌레가 꼬여 실패한 뒤, 포도나무에서 직접 자르지 않고 포도를 말리는 기술을 연구해 성공했다.

이러한 노력의 결과 한국와인베스트셀렉션 2016에서 시나브로 컬트 스위트가 1위를 해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상을 수상했고, 최고 등급의 메달인 그랑 골드 메달을 받았다.

시나브로 화이트와 시나브로 드라이는 골드 메달을 받았다.

포도농사를 짓다 와인이라는 2차 산업에 도전한 결과는 성공이었다. 3차산업은 체험으로 활기를 불어넣었다. 와이너리 가운데 전국에서 처음으로 불휘농장은 뱅쇼체험을 도입했고 입소문이 나면서 너도 나도 뱅쇼체험을 하기 시작했다. 불휘농장은 끊임없는 연구와 다양한 체험으로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었다.

보은대추한과 작업

#보은대추한과

한과를 만드는 202개 업소 중에서 우리 밀 만을 사용하는 업소는 단 세 곳이다. 그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충북 보은군에 위치한 '보은대추한과'다.

보은대추한과는 1996년 이래로 20년간 우리 농산물만을 사용하고 있으며, 한국민속촌으로 납품하며 한국을 대표하는 과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생산부터 한과 가공 그리고 꽃차 체험관까지 6차 산업으로의 진화는 현재진행형이다.

보은군의 명물 대추는 10여 년 전부터 이향래 前 보은군수가 '대추도 과일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면서 그 명성을 널리 하고 있다. 잘 알려진 대추의 효능에는 불면증, 우울증, 갱년기 치료와 암 예방 등이 있다. 단맛을 지닌 대추와 한과가 결합해 먹기에도 좋고 건강을 선물하기에도 좋은 대추 한과가 탄생한 것이다.

보통 '한과'하면 선물용 세트라는 인식이 강하지만, 이곳에서는 단품으로도 소량 포장해 판매한다는 점이 색다르다. 이 때문에 보다 위생적이고 휴대성이 높다.

특이한 점은 유과를 만들 때, 기름에 튀기지 않고 뻥튀기처럼 '펌핑'한 후 발효시키는 방식을 사용한다는 것이다. 국산 재료만을 사용해 모두 수작업으로 진행하기 때문에 보통 시중에 파는 한과와는 달리 딱딱하지 않다.

인기가 좋은 보은대추유과는 재료별로 맛과 향은 물론 색깔도 다르다. 분홍색 유과는 비트, 초록색 유과는 뽕잎, 검은색 유과는 참깨, 갈색 유과는 들깨, 빨간색 유과는 고추를 사용한다. 구용섭 대표의 며느리인 박미나 기획팀장은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고추와 유과의 조합이지만, 단맛과 매운맛이 조화롭게 어우러져 인기가 좋다"고 전했다.

꽃차체험관에서 보은대추한과에 대해 설명하는 구용섭 대표와 대학생 기자단.

보은대추한과 공장에서 자동차로 5분 정도 떨어진 거리에, 산을 배후로 위치한 '꽃차체험관'을 볼 수 있다. 찻장을 가득 채운 꽃차 유리병의 모습이 화사하다.

보은대추한과 구용섭 대표는 "동양학과 풍수지리를 배우던 중 양의 성질을 지닌 한과와 어울리는 음의 조화를 찾다가 꽃차를 시작하게 되었다"며 "꽃차 제다법에 대한 연구를 더 해서 더 감칠맛 나는 꽃차를 만들 것"이라고 전했다.

이제 한과는 명절에만 먹는다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건강과 우리 농산물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한과 생산과 소비 그리고 체험. 보은대추한과는 '대추미학' 브랜드를 통해 잃어버린 가치를 고소한 맛과 향으로 되살리고 있었다.

진천 맹여사홍삼

#진천 맹여사홍삼

최근 한국의 농업은 농촌의 고령화와 수입농산물의 증가로 식량자급률이 저하하고 있다. 정부는 이러한 농업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일환으로 농업의 6차산업화를 지향하고 있다.

충북 진천에서는 자라식품농장이 직접 재배한 국내산 인삼으로 6차산업을 선도하고 있다. 자라식품농장의 김명숙 대표는 직접 재배한 인삼으로 '맹여사 홍삼'을 가공·판매해 소비자들로부터 신뢰를 얻고 있다.

'맹여사 홍삼'은 50여년 간 꾸준히 지어온 인삼농사를 바탕으로 9증 9포의 방식으로 홍삼을 만든다. 4~5년 된 인삼을 9번 찌고 9번 말린 후 지하수에 담궈 72시간을 달여야 맹여사 홍삼이 탄생한다.

이 모든 과정은 김명숙 대표의 손을 거쳐 진행된다. 김명숙 대표는 "한 번 쪄도 홍삼, 두 번 쪄도 홍삼이라 하더라고요. 홍삼은 많이 찌고 말릴수록 좋은 성분이 그만큼 많이 나오죠. 저는 9증 9포의 정성을 담아 만들기 때문에 우리 홍삼에 자부심을 갖고 있어요" 라고 말했다.

4증 4포 단계의 인삼을 맛보는 학생들.

6차 산업을 시작하면서 가장 힘든 부분이 홍보라고 말했다. 눈 코 뜰새 없이 바쁜 농사일에 가공·판매까지 하고 있는 농가에게 홍보마저 하라는 것은 매우 힘든 일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대기업처럼 홍보에 수십억원씩 투자할 여력이 없기 때문에 6차 산업 농산물은 다른 제품들과의 경쟁력에서 뒤쳐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라고 아쉬워했다.

6차 산업을 하는 사람들은 원재료 100% 국내산을 사용한다는 점, 정말 정직한 상품을 만든다는 점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

김명숙 대표가 판매하는 홍삼 앞에 당당히 내건 수식어는 '대한민국 최고 정직한 맹여사 홍삼'이다. 자신의 이름을 걸고 브랜드를 낸다는 것은 매우 어깨가 무거운 일이지만 그만큼 책임감을 느끼게 된다고 했다.

진천 맹여사 홍삼 김명숙 대표와 대학생 기자단.

현재 '맹여사 홍삼'은 마케팅을 위해 교육체험농장을 계획 중이다. 50여년간 인삼농사를 하며 겪은 경험을 바탕으로 농사법을 재현해 체험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농업 발전의 변천사를 경험하고 수확철에는 인삼 수확체험도 진행할 계획이다.

우리나라 농업이 계속해서 부진한 이유는 농사만 지어서는 인건비 자체가 나오지 않기 때문이다.

김명숙 대표는 농업인들에게 농산물 가격이 싸다고 한탄만 할 것이 아니라 농가에서도 농산물의 판매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농가들의 6차 산업화 필요성을 강조했다.

/ 김태희·변세윤·김가연 학생기자



※ 이 기획은 중부매일과 충북6차산업활성화지원센터, 충북대 BT융합 농생명 6차산업화 인재양성사업단이 공동기획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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