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민 르포르타주] ⑦충북의 이주민공동체

루완(스리랑카공동체) /김용수

[중부매일 김정미 기자] "진천과 음성에만 1천명이 넘는 스리랑카 사람들이 있어요. 스리랑카 사람들은 불교를 믿기 때문에 경기도 평택과 안산에 있는 스리랑카 사찰 법당을 빌려 법회를 열고 있죠. 2010년부터 매해 9월에는 음성과 진천에서 문화제도 엽니다." -루완(스리랑카공동체)

헬렌(필리핀공동체) /김용수

"필리핀에서 온 충북지역 이주민은 여자가 많아요. 청주 인근에만 500명 정도가 생활하고 있는데 이 중에서 300명 정도가 결혼이주여성이죠. 필리핀에서 시집 온 여성들을 돕고 있어요." -헬렌(필리핀공동체)

아사드(파키스탄공동체) /김용수

"종교와 음식 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무슬림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해결 방법을 찾아주는 것이 이슬람센터의 역할입니다."-아사드(파키스탄공동체)

충북에 거주하는 외국인 주민은 지난해 기준 4만8천여명. 청주에 가장 많은 83만1천여명이 생활하고 있다. 이어 충주, 제천, 음성, 진천에 적게는 6만명에서 많게는 수십만명의 이주 노동자와 결혼 이주여성이 생활하고 있다.

종교도 문화도 다른 이들의 충북 정착기는 눈물겹다. 언어문제는 기본이고, 고용주가 허가를 해야지만 직장을 옮길 수 있는 고용허가제의 폐단, 문화적 차이와 종교를 인정하지 않는 사업장의 폐쇄성이 이들을 힘겹게 한다.

낯선 이국 땅에서 의지할 곳 없던 이들이 마음을 모은 것은 공동체였다. 서로를 의지하고 고국에 대한 그리움을 달래면서, 축제를 열었다. 먼저 정착한 이주민이 멘토 역할을 담당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풍경이 됐다.

이주 노동자들은, 또 결혼이주 여성들은 이러한 충북지역의 지지모임을 스리랑카·필리핀·파키스탄공동체라고 불렀다.

충북에는 청주네팔쉼터를 중심으로 한 네팔공동체를 비롯해 진천 이슬람인센터가 중심이 된 파키스탄공동체, 스리랑카 커뮤니티와 필리핀공동체가 있다.

2015년 충북 시군별 주민등록인구 대비 외

중장비 운전기사인 루완씨는 스리랑카 커뮤니티의 리더다. 한국에 정착한 지 15년 됐다.

루완씨는 "스리랑카는 국민의 98%가 불교를 믿기 때문에 1년에 두 번 정도 법회를 열고 한 번은 문화제를 엽니다. 종교와 문화행사로 교류하면서 서로를 위로하고 있죠."

루완씨는 이주노동자들의 안정적 충북정착을 방해하는 요소로 근로계약방식을 꼽았다. "사업주와 갈등으로 직장을 잃으면 퇴사 신청을 받아주지 않을 수 있어서 비자연장에도 문제가 생깁니다. 절대적 약자죠."

필리핀공동체의 헬렌씨는 문제해결사로 통한다. 나이도 많고 정착기간도 15년으로 길다. 필리핀인들은 대부분 가톨릭 신자이기 때문에 청주 흥덕성당에서 모임을 갖고 있다.

헬렌씨는 통역서비스가 원활하지 않아 새벽에도 전화가 오면 이른바 민원을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폭행, 폭언 등의 피해를 당한 사람들에게 헬렌은 없어서는 안될 필리핀공동체의 왕언니다. 헬렌씨는 이주노동자와 결혼이주여성을 돕는 제대로 된 공동체를 만들고 싶다고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파키스탄공동체의 아사드씨는 종교문제로 어려움을 겪는 무슬림들을 위해 진천에서 이슬람인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율법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무슬림들을 위해 종교 문제를 해결하고 있으니 엄밀히말하면 파키스탄공동체라기 보다 무슬림공동체다.

아사드씨는 "할랄 인증제품만 먹는 무슬림 노동자들은 종교문제와 음식문제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다"며 "이웃주민과 사업장에서 종교와 음식 등 문화적 차이를 인정해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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