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편지] 오영환 청주지검 옴브즈맨
옴브즈맨(ombudsman)은 1809년 세계 최초로 스웨덴 의회에서 처음으로 생긴 제도로 우리나라에는 1994년 5월 국무총리 산하에 국민고충처리위원회를 설립, 행정부에 대한 종합적인 옴브즈맨 제도를 도입하였다. 이에 따라 청주지방검찰청에서도 검찰개혁방안의 일환으로 지역의 덕망있는 일반 시민을 옴브즈맨으로 위촉하여 청주지방검찰청 업무와 관련된 민원을 직접 청취하고 그들의 뜻을 검찰에 전달함은 물론 그에 대한 의견도 제시할 수 있도록 하여 검찰과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고 국민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친근한 검찰의 위상을 높이고자 옴브즈맨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나는 42년간의 교육공무원 생활을 마치고 2010년 청주지방검찰청 옴브즈맨으로 위촉된후 약 7년간 검찰청에서 자원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돌이켜보면 검찰청을 찾아오는 민원인은 모두 하나같이 자기 나름대로의 사연(事緣)을 갖고 찾아온다.
그 내용을 살펴보면 천태만상(千態萬象)이다. 나의 기억 속에 남는 사연은 약 3년 전 어느 날, 중년 부인이 검찰청을 방문해 하소연하기를, 남편의 외도와 가정폭력 그리고 가정경제 소홀 등을 이유로 현재의 남편과 이혼을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한번은 약 2시간 정도 심층상담을 한 후 나는 "제 상식으로는 이혼사유가 충분 합니다"라고 전제한 후 나의 의견도 덧붙였다. 나는 "오늘 귀가하시면 제가 연필로 써드리는 대로 남편에게서 각서를 받아놓고 이번 한번만 남편을 용서해주세요"라고 특별히 당부 하였다. 그 후 열흘정도 지났을 무렵 중년부인으로 부터 전화가 왔다. 그 부인은 "남편과 화합하고 행복하게 잘 살고 있다"고 말했다. 그때 나는 무릎을 탁 치며 '성공 했구나' 사연을 읽어주는 옴브즈맨으로서 '한 가정을 행복하게 만들었다'라는 보람과 긍지를 갖게 되었으며, 앞으로는 더욱 뜻있는 봉사활동을 하기로 다짐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