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여행]대전 동구 '숨은 명소'

[중부매일 이종순 기자] 본격적인 겨울이 찾아들었다. 이번 주말엔 춥다고 웅크리지 말고 업무로 인한 스트레스를 훌훌 털어버리고 자연과 벗하며 물아일체(物我一體)로서 힐링을 하는 시간을 대전 동구 일원에서 가져보기를 권해 본다.

1905년 경부선 개통과 함께 대도시로 성장한 대전의 모태도시인 대전 동구는 대전역과 중앙시장이 있어 전국의 많은 분들이 한 번쯤 들렀을 만한 지역이다. 여기에다 전국적인 명소인 식장산과 대청호 등 천혜의 자연환경이 사계절 각양각색의 비경을 펼쳐 보이며 관광객들을 유혹하고 있다.

해발 598m의 식장산은 대전에서 가장 높은 산이지만 산세가 완만해 일년 내내 등산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식장산에는 대전시 지정 유형문화재인 고산사, 식장산 야경과 해돋이, 세천유원지 등 누구나 쉽게 추천하는 명소가 많다.

이번 주말에는 모르고 그냥 지나치기에는 아쉬운 숨은 명소에 관심을 갖고 방문해 보자.

대청호

◆ 천지인(天地人)을 형상화한 세 개의 돌탑, 원방각(圓方角) 돌탑 공원= 과거부터 벚꽃으로 유명한 세천유원지를 지나 세정골 마을로 접어드는 동네 어귀에 천지인을 형상화해 쌓아 만든 세 개의 돌탑이 있는 원방각 돌탑공원이 있다. 돌탑 가운데 가장 큰 둥근 탑은 하늘을 뜻하는 원(圓)을, 왼쪽의 탑은 땅을 뜻하는 방(方), 그리고 오른쪽의 삼각기단 돌탑은 사람과 생명을 뜻하는 각(角)을 형상화해 쌓았다고 한다.

이러한 연유에 새해 초에는 한 해의 안전산행을 기원하는 시산제를 지내는 광경을 자주 볼 수 있다.

식장산서 바라본 동구 전경

◆ 세정골 문화마을= 세정골은 대전 최초로 동구가 비보(裨補, 풍수지리학적으로 땅의 기운 등이 부족한 것을 도와서 채움) 경관사업을 펼친 문화마을이다.

마을 쉼터와 꽃길 등 조경이 뛰어난 소공원과 돌탑, 늘푸른 자연을 주제로 한 18개의 익살스런 마을벽화 등 볼거리가 풍부하다. 아울러 세정골 주민 또는 이 곳에 거주했던 사람들이 애향심을 갖기 위해 1인 1감나무 갖기 운동을 펼친 곳이다.

세정골에는 한류스타 송중기 친가와 '송중기 감나무'가 있어 또 하나의 볼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대청호 오백리길

◆ 원도심 지역 식수 공급처였던 107.8m 규모의 세천저수댐= 세천유원지에는 1934년에 축조해 대청댐 건설 이전까지 대전 원도심 지역에 식수를 공급했던 107.8m 규모의 세천저수댐이 눈길을 끈다.

일제시대 구조물이긴 하지만 여수로의 모양이 마치 여인의 치맛자락을 늘어뜨린 모양을 하고 있는 전형적인 프랑스식 댐으로 토목공학적 가치뿐만 아니라 예술적 감각이 돋보이는 작품으로 칭해도 될 듯하다.

댐 한켠의 수문통제구 입구에 누군가 벽수심을 음각해 논 것을 보아 80여 년 전에는 이 물이 얼마나 깊고 푸르렀는지를 짐작케 한다.

대청호 자연생태공원

◆ 연리목의 애틋함과 삼대목의 당당함= 세정골 도로를 걷다보면 소나무와 벚나무가 뒤엉켜 애틋함을 더해주는 연리목과 개심사 옆 식장산 임도 굽이길에 가지가 세 번 갈라져 당당함을 엿볼 수 있는 삼대목 또한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이제 시선을 상소동 지역으로 돌려보자. 남대전IC에서 금산 방면으로 5km쯤 가다보면 상소동에는 지난 2003년 개장한 상소동산림욕장을 모태로 물놀이장, 얼음동산 등과 함께 상소오토캠핑장이 있어 가족, 지인들과 하루 머물며 여유롭게 주변을 둘러보기에 안성맞춤이다.

대청호 자연수변공원

◆ 상소동산림욕장= 반나절 시간 투자만으로도 충분히 겨울의 정취를 만끽할 수 있는 상소동산림욕장은 연인과 가족 모두가 좋아하는 알토란 같은 도심 속 겨울 여행지다. 하늘로 쭉쭉 뻗은 메타세콰이어 길과 함께 정겹게 쌓인 눈이 조화를 이루면 영화 속 명장면이 현실에서 연출된다. 여기에다 이국적인 돌탑, 몽돌지압길 등 산책로, 울창한 수목들이 뿜어내는 피톤치드 등이 심신의 피로를 싹 날려버린다. 또 12월 말이면 개장하는 얼음동산은 마치 동화 속 겨울왕국을 연상케 한다.

원방각 돌탑

◆ 상소오토캠핑장= 상소동산림욕장 입구에는 지난 2015년 6월 대전 최초의 자동차야영장으로 출발해 50면의 야영장, 67면의 주차장, 샤워장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함께 그림과 같은 주변 풍광으로 가족 단위와 캠핑동호인들로부터 많은 사랑과 관심을 받고 있는 상소오토캠핑장이 있다. 캠핑장 사전예약은 캠핑장 홈페이지(www.sangsocamping.kr)에서 가능하다.

◆ 대청호= 이제는 1980년 대청댐 완공으로 만들어진 인공호수인 대청호 쪽으로 가보자. 대청호는 우리나라에서 3번째로 큰 호수인데 주변 풍경이 유난히 아름다워 대전8경의 하나로 손꼽히고 있다. 가슴까지 시원하게 하는 맑은 금강줄기와 호 안에 있는 여러 섬들의 조화는 해상공원 한려수도를 떠올리게 만든다.

여기에다 인근에는 대청호오백리길을 비롯해 대청호자연수변공원, 대청호자연생태관과 함께 최근 행정자치부에서 선정한 우리나라에서 꼭 가봐야 할 아름다운 자전거길 100選에 뽑혔던 추동 구간, 26.4km로 전국에서 가장 긴 벚꽃길인 회인선 등이 다양한 매력을 발산하고 있다. 이 밖에 드라마 '슬픈연가' 촬영지, 농촌체험 찬샘마을, 신선바위 등도 함께 찾아볼 만하다.

상소오토캠핑장

◆ 생태관광과 함께 다양한 볼거리 가득한 대청호자연생태관= 동구 추동의 호숫가에 자리 잡고 있는 대청호자연생태관은 도심의 일상에서 좀체 보기 힘든 자연의 모습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 대청호 주변에 살고 있는 여러종류의 물고기와 곤충, 식물 등을 볼 수 있는 이곳에는 생태전시관과 함께 대청호 수몰민들의 옛 생활상이 고스란히 담긴 향토관, 환경의 소중함을 체험하는 환경관, 전망대, 야외학습장 등 관람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 슬로문화 속 떠오르는 여행지 대청호수변공원= 동구 추동 328번지 일원인 대청호자연생태관 입구에는 환경오염방지와 생태계보존을 위한 인공습지 조성으로 탄생한 대청호수변공원이 있다. 이곳에는 데크 산책로와 풍차 등 다양한 조형물, 그리고 분수 등이 여행객들의 시선을 사로잡는다. 특히 야간에는 각양각색의 경관조명과 음향이 이곳을 환상의 세계로 탈바꿈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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