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대수·박덕흠·이종배 면담한 반 총장, "개헌 틀립없이 있어야"

반기문 UN사무총장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대권 플랜이 서서히 그 모습을 드러내는 듯 보인다.

특히 정치권 대다수가 찬성하는 내년 대선전 '헌법개정(개헌)' 문제를 놓고 차기 유력 대권후보인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대립각을 세우며 대선 승리를 위한 셈법 계산에 들어간 모양새다. 문 전 대표는 대선전 개헌에 반대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반 총장과 크게 대비된다.

반 총장은 지난 23일 미국 뉴욕을 방문한 새누리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박덕흠(보은·옥천·영동·괴산)·이종배 의원(충주)을 면담한 자리에서 대선전 개헌에 찬성 입장을 밝힌 것으로 확인됐다.

이종배 의원은 본보와 통화에서 "반 총장이 1987년 만들어진 헌법은 현재와 맞지 않으니 개헌은 틀림없이 있어야 한다는 의중을 밝혔다"고 전했다.

반 총장은 다만, 분권형 대통령제 및 의원내각제 등 개헌의 방향에 대해선 "전문가와 국민의 뜻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즉답을 피했다.

개헌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총선과 대선시기를 맞추기 위해 대통령 임기를 3년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반 총장은 유연한 생각을 갖고 있었다는 게 이 의원의 귀띔이다.

이 의원은 "대선 전에 하되, 물리적 일정이 안된다면 차기 대통령 임기 초에서 서둘러 결정하는 게 좋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박연차 회장으로부터 23만달러 수수했다는 의혹과 관련해선 "(반 총장이) 정말 터무니없는 얘기라고 부인했다"고 이 의원은 전했다.

이 의원은 그러면서 "(당시 반 총장이 박 회장과) 한 5분 정도 같이 있었고, 바로 만찬을 하고 헤어졌다고 설명했다"며 "처음 본 사람에게 20만 달러를 받을 이유도 없고 돈을 받을 상황이 아니었다는 게 반 총장의 해명"이라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또 "1만달러씩만 해도 (지폐묶음이) 20개인데 그걸 들고 와 전했다는 게 말도 안 된다는 취지로 설명했다"고도 했다.

아들의 SK텔레콤 미국 뉴욕 사무소 특혜 채용 및 골프장 예약 등에 대한 의혹에 대해 "(반 총장) 내가 그런데 왜 관여를 하겠느냐. 전혀 사실무근이라고 언급했다"고 이 의원은 덧붙였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