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국민의견 수렴"밝혀 논란 재점화 예고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문화재청이 2011년부터 6년간 계속되고 있는 '증도가자' 세계 최고(最古) 금속활자 진위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공개 검증을 선언함에 따라 이에 대한 격렬한 논란 재점화가 예고되고 있다.

문화재청은 지난 30일, 직지보다 고려시대 최고(最古) 금속활자라며 서울다보성고미술관이 문화재 지정 신청을 제기한 증도가자(證道歌字) 101점에 대한 모든 자료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오는 1월 13일까지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다고 밝혔다.

2010년 다보성고미술관이 공개한 증도가자는 불교서적 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했던 활자로, 다보성고미술관측은 이 활자가 1377년 간행된 직지심체요절보다 최소 138년 앞서는 세계 최고의 금속활자라며 2011년 문화재청에 국가지정문화재 지정 신청을 했다.

이후 증도가자에 대한 진위를 비롯한 찬반 논란이 거듭되자 문화재청은 2015년 문화재위원회 논의를 거쳐 같은 해 6월 고려금속활자 지정조사단을 구성해 지금까지 전문가 정밀조사를 진행해 왔으나 뚜렷한 결론을 낼 만한 증거를 찾지못했며 손을 들었다.

공개 검증 선언한 문화재청은 홈페이지에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서 분석한 결과를 비롯해 주조조판 실험결과, 취득경위 관계자료, 그동안의 경과자료를 공개하고, 전문가뿐만 아니라 국민 누구나 이번 증도가자 분석 결과에 대한 의견을 개진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이번에 문화재청이 공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증도가자 활자의 성분은 구리, 주석, 납 합금 등 금속이며, 서체는 이미 보물로 지정된 증도가에 나오는 서체들과는 다른 것으로 확인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X선 형광분석, 에너지분산 형관분석, 미량원소분석 등 총 12가지 방법으로 분석한 결과, 증도가자는 구리, 주석, 납 합금으로 주조됐으며, 청동 재질 유물에서 일반적으로 검출되는 주성분과 미량 성분이 확인됐다. 부식산화물은 일반적인 청동관련 부식물이며, 잡 산지 추정을 위한 동위원소 분석결과 한반도 옥천대, 영남육괴와 유사한 분포를 보이는 것을 나타났다.

이와 함께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가 윤곽선 분포의 수학적 계산 기법, 딥러닝 기법, 글자 중첩 비교법으로 보물 증도가와 다보성 소유 증도가자의 서체를 분석한 결과 유사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홈평, 홈날개형, 네다리형, 홈형홈날개형 혼합 등 4가지 방법으로 조판 검증을 한 결과, 가장 작은 활자인 一자(0.91cm)부터 15번째 크기의 활자인 心자(1.30cm)까지의 세로합이 17.9cm로서 복각본 최대 실측치(18.6cm)에는 조판이 가능했으나, 최소 실측치(17.3cm)에는 조판이 불가능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홈날개형, 네다리형의 활자가 홈평 활자보다 더 크기 때문에 그 외 나머지 3가지 유형은 조판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됐다.

문화재청은 증도가자에 대한 분석을 진행한 국립문화재연구소, 국립과학수사연구원과 함께 의견개진 기간에 제시된 의견에 대해서 추후 공동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며, 이번 공개검증을 통해 수렴된 대·내외 전문가들의 의견을 반영해 지정 심의를 진행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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