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칼럼] 최익성 플랜비디자인·트루체인지연구소 대표

벌써 2017년이 시작되고 며칠이 흘렀다.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의 희망을 품고 새로운 일을 계획했을 것이다. 소비심리 위축, 성장 둔화 등 악재 속에서도 새로운 일을 시작한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특히 이 어려운 중에도 큰 뜻을 품고 직장에서 나와 개인사업이나 법인을 설립하여 사람도 있으리라. 필자 또한 1년 6개월 전 직장인의 삶을 마무리하고 새로운 사업을 시작하였기에 사업을 시작하는 스타트업들의 기대와 걱정을 잘 안다. 하여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사람들에게 도움을 되었으면 한다는 생각으로 몇 자 적는다. 이렇게 하면 성공할 수 있다거나, 이렇게 하면 실패한다라는 명쾌한 답을 전할 것은 아니다. 여기서는 사업초기 필자가 했던 몇 가지 후회되는 행동들을 대해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첫 번째는 계획 수립에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완벽한 계획서를 만들기 위해 많은 밤을 지샜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도 사업계획서는 완벽해지지 않았다. 사실 세상에 완벽한 사업계획서란 존재하지 않는다. 계획은 실행이 전제되지 않는다면 언제나 미완이다. Planning보다는 Doing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면 좋다.

두 번째는 관련 분야 내용 전문가들을 만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 것이다. 필자 주변에 있는 분들은 대부분 해당 분야에서 10년 이상의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들이다. 그들은 관련 분야를 잘 알고 있고 많은 조언을 해준 것이 사실이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그들은 고객이 아니라는 곳이다. 매출이 발생할 수 있는데 영향을 미치는 사람이 우선 만나야 할 대상인데 계속 전문가들과 만나서 사업의 철학, 사업의 본질에 대해서만 이야기를 나누었다. 고객보다는 전문가를 만나는 활동에 더 많은 시간을 쓴 것이다. 고객부터 만나야 한다.

세 번째는 아이템의 완성도가 높지 않다는 이유로 고객을 만나는 활동을 늦게 시작한 것이다. 사실 사업이 존재하는 근본적 이유는 '고객'과 '시장'이다. 그들과 대화하는 과정에서 그들로 부터 조언을 듣다 보면 아이템은 더 고객지향적이 된다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네 번째는 조직이 존재하는 이유인 미션, 그리고 조직의 체계, 원칙을 만드는데 너무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는 것이다. 필자의 조직문화/리더십 분야의 전문 컨설턴트이나 교수로 활동하고 있는 사람이 때문에 이 부분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 그러나 너무 추상적인 미션이나 가치와 함께 아직 진용이 갖추어지지 않았는데 프로세스, 원칙을 만든데 너무 많은 자원을 낭비하는 것은 현명하지 못한 행동이었던 것 같다.

다섯 번째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했다는 것이다. 홈페이지도 직접 배워서 구축하고, 세무도 공부해서 직접 챙기고, 제안서도 만들고, 사업계획서도 구체화 하고, 아이템도 개발하고, 전문가들 만나는 일도 하고, 인사, 총무, 재무, 회계 등 챙겨야 할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니 멀티플레이어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런데 어느 순간 돌아보는 모든 것을 다 하려고 하는 것은 생각보다 더 많은 시간과 더 많은 노력과 더 많은 에너지를 투입하는 행위고, 투입 대비 회수도 높지 않았다. 결국 핵심은 외부 전문가나 전문기관에 맡겨서 처리하는 것이 업무 효율성 개선과 함께 퍼포먼스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최익성 플랜비디자인·트루체인지연구소 대표

필자의 후회 행동을 반대로 하는 것을 정답이라고 얘기하는 것은 아니다. 무언가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 특히 그것이 1인 기업을 넘어 조직 형태의 기업을 지향하는 분이라면 참고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몇 자 적었다. 독자의 목표와 사업이 본 궤도에 올라서 달리는 기차가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아 글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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