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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전망은 예언이 아니다[경제칼럼] 양동성 한국은행 충북본부장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성태 거시경제연구부장과 정규철 연구위원이 작년 12월7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 브리핑룸에서 내년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이 2.4%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 뉴시스

지난 세밑 정부는 2017년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하향 조정했다. 이제 금융시장의 관심은 다음 주로 예정된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치 발표에 쏠리고 있다. 지난해 10월 한국은행은 올해 우리나라의 경제성장률을 2.8%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는데, 그 후의 변화를 감안하면 현재의 경제여건은 당시보다 하방 리스크 요인이 더 크게 작용하고 있다는 것을 부정할 수 없을 것 같다.

한국은행은 매년 1월, 4월, 7월, 10월 4차례에 걸쳐 해당연도와 차년도의 경제성장률을 전망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현재의 경제상황에 대한 면밀한 모니터링 자료뿐만 아니라 세계경제 성장률, 국제유가 등 주요 외생변수 등의 움직임을 감안한 정교한 계량경제모형이 활용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에 대하여는 많은 비판이 있어 왔다. 그중 하나는 전망치가 너무 자주 틀린다는 것이며, 다른 하나는 지나치게 낙관적이라는 것이다.

먼저 정확성에 대해서는 이해가 필요하다. 경제전망이란 대내외 여건 변화에 따른 전제치의 변동을 반영해 예측 경로를 지속적으로 수정해 나가는 과정이다. 즉 1월 현재의 위치에서 세계경제 성장률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의 변화 추이는 어떻게 될 것인지, 반도체 등 주요 생산품에 대한 수요는 어떻게 될 것인지 등 변동이 가능한 모든 요인들을 고려하여 이전 전망치를 수정하는 것이다. 4월에는 이러한 전제치가 변화될 경우 그 내용을 반영해 전망치를 수정하게 되고, 7월과 10월에도 마찬가지로 진행된다. 따라서 1월에 예측한 그 해의 연중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전망 발표 이후의 여건 변화로 전제치가 크게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연말에 정확히 일치하였다면 플러스(+)와 마이너스(?) 요인이 정확히 상쇄되었던지, 아니면 오히려 당초 예측한 결과에 오류가 있었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부에서는 대내외의 다양한 경제 관련 정보가 집중되는 한국은행이 정확성에서 민간 경제연구소만도 못한 것 아니냐는 따가운 시선을 보내기도 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 격변기였던 지난 2006~2015년의 10년간 경제성장률 전망을 보면 한국은행은 평균 1.01%p의 오차를 보인 반면, 정부는 1.19%p, IMF는 1.46%p, S경제연구소는 1.44%p, H경제연구원은 1.11%p의 오차를 보였다. 따라서 대중의 비판은 역설적이게도 한국은행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크기 때문이라고 생각하며, 한국은행 담당자들은 무거운 책임 의식을 가지고 정확성 제고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또 다른 비판은 한국은행이 너무 낙관적 시각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다. 이는 실제 경제성장률이 한국은행의 예측치보다 악화되는 패턴이 최근 5년간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된다. 2011~2012년에는 유로지역의 국가채무 문제가 부각되어 0.8~-1.7%p의 격차가 발생하였으며, 2013년에는 격차가 없었으나, 2014~2015년에는 세월호 사고 및 메르스 사태의 발생으로 다시 0.5~-0.8%p의 오차를 보였다. 특히, 지난해 10월 2.8%의 성장률 전망치 발표 시에는 향후 기업구조조정, 부정청탁금지법 시행, 보호무역주의 강화, 갤럭시 노트7 생산 중단 등 여러 가지 하방 리스크 요인으로 경기가 급랭할 가능성이 더 큰 데 너무 안이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많았다.

이렇게 한국은행 경제 전망치와 사회에서 일반적으로 판단하는 전망 간에 차이가 발생하는 것은 하방 리스크 요인에 대한 인식의 차이 때문이다. 즉, 대외적으로 성장의 하방 리스크 요인들이 많기는 하지만 각 요인별로 현재화 될 확률이나 현재화 되었을 때의 영향력이 크게 다를 수 있는데, 일반인들은 이러한 요인이 동시 다발적으로 실현되고 그 영향도 매우 큰 경우를 상정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양동성 한국은행 충북본부장

그렇다고 한국은행의 전망치가 항상 낙관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2005년부터 2015년간의 실제치와 전망치와의 차이를 살펴보면, 실제치와 예측치가 동일하였던 경우가 1회, 실제치가 예측치보다 낮은 경우가 6회, 오히려 실제치가 예측치보다 높았던 경우도 4회나 있었다. 그렇다면 이렇게 잘 맞지 않는 경제전망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경제전망은 날씨 예보처럼 실제 성장률을 정확히 맞추는 데 의의가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상황에서 국내외 여건에 대한 합리적 전제를 바탕으로 파급영향을 철저히 분석해 향후 경제 흐름을 조정하고 그 과정에서 지나친 경기 둔화나 과열을 방지하는 조치를 시행하기 위한 것이다. 경제전망은 예언이 아니고 조건부 기대(conditional expectation)인 것이다.

중부매일  jb@jb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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