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빵업계, 치솟는 계란값에 영세 빵집 '휘청'

AI여파로 계란대란이 일어나며 제빵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특히 제빵 과정에서 계란이 주재료 비율의 80%를 차지하는 카스테라 전문점은 원가상승으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김용수

[중부매일 안성수 기자] 조류독감(AI)의 장기화로 인해 제빵업계의 타격이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특히 계란값의 상승은 재료비 상승으로 이어져 자영업자들의 숨통을 조이고 있다.

빵집의 카스테라는 부드러운 식감과 고소함으로 고객들이 많이 찾는 빵 중에 하나다. 특히 최근에 대만에서 넘어온 대왕카스테라는 즉석에서 직경 1m의 카스테라를 만들어 고객들의 눈과 입을 사로잡고 있다.

대왕카스테라 빵집은 지난해 성안길, 현대백화점, 사창사거리 등 청주지역에만 6개의 매장이 생기는 등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인기를 대변하듯 대왕카스테라 매장입구에는 맛을 보려는 고객들이 줄 서 있는 것을 쉽게 목격할 수 있다. 하지만 AI로 인한 계란 파동은 대왕카스테라도 비껴가지 못했다. '금란(金卵)'이 된 계란을 수급해 카스테라를 만들기엔 가격도, 물량도 무시할 수 없기 때문이다.

평소 대왕카스테라 매장들은 1m 길이의 카스테라에 계란 2판(60개)을 사용하며 2시간 간격으로 약 90개씩 즉석에서 빵을 만들었으나 현재는 약 60개씩 줄여서 만들고 있다. 여기에 계란값의 상승과 부족 등으로 인해 대왕카스테라 매장은 지난 1월 1일부터 3월 31일까지 한시적으로 빵값을 6천원에서 7천원으로 올려받고 있다.

매장 대표 A씨는 "즉석제품으로 고객들에게 따끈따끈한 카스테라를 제공할 수 있는 것이 큰 장점"이라며 "그러나 주 재료인 계란의 부족과 가격상승은 빵값 상승으로 이어져 운영하기 힘들다"고 말했다.

계란 가격 상승 은 프렌차이즈 제빵업계와 청주서 운영되고 있는 동네 빵집들 모두 몸살을 앓게 하고 있다. 사진은 사직동 그래동 베이커리 / 안성수

계란 부족은 프렌차이즈 제빵업계와 청주서 운영되고 있는 동네 빵집들 모두 몸살을 앓게 하고 있다.

파리바게트는 지난해 12월 23일부터 카스테라와 머핀, 롤케익 등 계란이 들어가는 19개 품목의 생산을 중단했으며 뚜레쥬르도 지난 2일 카스테라 제한공급에 들어갔다. 계란 부족사태가 지속될 경우 중단을 고려중이다.

청주 사직동에 위치한 그래동베이커리(대표 김찬동)는 지난 12월 16일 이후 계란공급을 받지 못해 빵집 운영에 영향을 받고 있다. 15년간 거래해오던 계란 공급업체가 AI로 인해 중단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지금은 계란 공급이 조금 나아졌다지만 문제는 가격이 비싸졌다.

김찬동 대표는 "빵의 기본재료는 설탕, 계란, 밀가루인데 계란이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며 "카스테라의 경우 50%가 넘어 생산에 차질이 생길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또한 12년째 점포를 운영하고 있지만 이렇게 힘든적은 처음"이라며 "하루 빨리 계란가격이 안정되어 자영업자들의 생활이 나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대한제과협회 청주시지부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미비한 대응으로 영세상인들의 피해가 많이 발생하고 있지만 아직까지 상황은 나아지지 않고 있다"며 "정부가 하루빨리 대책을 세워 어려움을 극복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편 11일 청주농협물류센터에 계란 한판(30개)의 가격은 1만1천여 원으로 AI 발생이후 두배가량 올랐다. 계란값 파동은 앞으로 최소 3개월 이상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제빵업계의 어려움이 장기화 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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