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세계 지도자와 네트워크 많아…수출 촉진할 수 있다" vs 문재인, "반기문은 기득권층 특권 누린 사람"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16일 오전 경남 거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시설을 둘러보고 있다.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차기 대선에 앞서 양강구도를 형성하고 있는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연일 정권창출을 위한 대회전을 벌이고 있다.

먼저 반 전 총장은 16일 경남 거제 대우조선 옥포조선소를 방문, 협력업체 간담회를 갖고 "일반적인 거래도 있지만 정상외교나 외교적인 채널을 통해 (수출을) 촉진할 수 있다. 기회가 되면 할 수 있다"면서 "세계 지도자와 네트워크가 많다"고 대권 주자로서의 자신의 경쟁력을 부각시켰다.

반 전 총장은 "조선 분야에 대해 전문지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전반적으로 외교관 생활을 하면서 조선이 경제에 드라이빙 포스로 어떻게 작용했는가를 봤다"며 "귀국 이후 첫 지방일정으로 거제에 온 것은 조선이 우리 경제에서 차지하는 부분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반 전 총장은 "지금 정부가 250척 군함 발주를 얘기하는데 꼭 우리 군에서 쓰는 것도 있겠지만 앞으로 군함을 제작할 수 없는 나라에 대해 외교, 정상외교를 통해 얼마든지 확대해 나갈 수 있다"며 "각국 정상들이 수출을 증대하고 플랜트 수출을 위해 맹렬히 뛰고 있다"고 했다.

반 전 총장은 또 "노사와 협력업체, 지역경제 전체가 마음을 함께 모아야 한다"면서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한 노조의 노력을 알고 있다. 정부 당국의 크고 작은 정책 실패, 적폐도 이 기회에 확실히 고쳐야 한다"고도 했다.

반 전 총장 이날 경남 거제에 이어 부산에 위치한 UN 기념공원과 국제시장 등을 방문하고, 17일에는 경북 김해 봉하마을과 팽목항을 방문하는 등 민생행보를 이을 계획이다.

이어 18일 오전에는 광주로 자리를 옮겨 국립 5·18 민주묘지를 참배한 뒤 조선대로 이동, 학생들을 상대로 강연과 토론 일정을 소화한다.

특히 같은날 오후에는 대구 서문시장과 대구 청년회의소 등을 찾아 영남 보수층 유권자를 끌어안고, 19일에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참배한 뒤 대덕단지를 방문하는 것을 끝으로 3박4일간의 지방 일정을 모두 마무리할 예정이다.

이처럼 반 전 총장의 전국 민생투어가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양강 구도의 한 축인 문재인 전 대표도 이날 대담집 '대한민국이 묻는다- 완전히 새로운 나라, 문재인이 답하다'를 펴내며 사실상 대권 출마를 공식화 하는 등 맞불을 놨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 뉴시스

문 전 대표는 지난 2012년 대선을 앞두고도 '운명'이라는 책을 내면서 대선 출사표를 던진바 있다.

17일에 발간되는 이 책에서 문 전 대표는 반 전 총장에 대해 "그동안 기득권층의 특권을 누려왔던 분"이라고 평가절하했다.

문 전 대표는 또 "지금 우리 국민이 요구하는 건 구시대 청산, 새로운 대한민국 건설 등 새로운 변화인데, 그런 부분에 대해서 그리 절박한 마음은 없으리라고 판단한다"며 "어쨌든 (반 전 총장이) 그동안 이 세상을 변화시키려는 쪽에 서본 적은 없다. 그런 노력을 해본 적은 없다는 생각"이라고 반 전 총장을 크게 경계했다.

문 전 대표는 이책에서 가난한 어린 시절, 만나고 겪어온 사람들, 현재 대한민국이 겪는 진통의 시작과 해결책, 그가 설계하고 다시 세우고자 하는 대한민국의 청사진을 소개했다.

또 '개헌', '국민성장론', '사드 배치', '섀도 캐비닛', '호남민심' 등 현안이 된 주제에 대한 자신의 생각도 담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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