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부시론] 류연국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자료사진 / 뉴시스

오바마 케어로 불리는 미국의 저소득층을 포함하는 건강보험제도가 트럼프의 대통령 취임과 동시에 위기를 맞을 전망이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가 야심차게 추진한 대 서민정책으로 진보진영인 민주당의 역사적 승리로 여겨진 건강보험개혁법이지만 정권이 바뀌면서 위기에 봉착하게 됐다.

트럼프 당선인은 오는 20일 제 45대 미국 대통령으로 취임하는 첫날 오바마케어 폐지를 위한 행정명령 1호를 발동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미국 하원과 상원이 모두 공화당에게 점령당한 상황 속에서 트럼프 주장은 그대로 받아들여질 공산이 크다. 미국의 건강보험은 모든 국민이 가입해야 하는 전국민의료보험이 아니었고 보험사가 가입을 거부하기 일쑤여서 국민의 14%가 무보험 상태로 중병에 걸려도 치료받을 수 없는 사회였다.

그러나 오바마 케어의 시행으로 보험 가입이 가능해졌고 치료를 받고 목숨을 건질 수 있는 기회를 갖게됐다. 이러한 복지에는 당연히 많은 재원이 필요하다. 고소득자는 더 많은 보험료를 내야 하고, 고용주가 더 많은 부담을 해야 했으며 병원의 수익 증가율이 줄게됐으니 이에 관련된 사람들이 불만을 품게됐고 트럼프는 그들의 관심을 유발하는 오바마케어 폐지론으로 대선 내내 주장을 펴며 지지를 확대해 나갔던 것이다. 결국 그는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미국은 이제 건강보험혜택을 받지 못하는 수많은 사람들이 생겨나는 나라로 바뀌게 되는 꼴이다.

대통령을 트럼프로 선택했기 때문에 빚어진 일이다. 민주주의 상징처럼 여겨지는 미국, 법과 제도가 잘 갖춰져 있다고 여기는 미국이 대통령이라는 권력의 바뀜으로 인해 일반 서민들이 직접적으로 변화를 경험하게 되는 일들이 취임 초부터 생겨나게 되는 것이다. 불쌍한 사람을 돕는 것이 선진사회의 미덕이고 배려이며 더불어 살만한 사회를 유지하는 최선의 길임을 경험을 통해 잘 알고 있음에도 당장의 불이익을 감내하지 않으려는 결정을 미국 국민이 내린 꼴이다.

트럼프를 대통령으로 선출한 많은 이들이 그가 취임도 하기 전에 자신의 사려깊지 못한 결정을 후회하는 발언들을 이어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의 취임축하공연에조차 출연하기를 거부하는 연예인이 늘고 있어 주최 측이 애를 먹는다는 뉴스가 전해지고 있는 실정이다. 트럼프 정부 집권기 내내 이어질 불협화음들이 전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에게 어떻게 작용하게 될지 걱정이 앞서는 것이 기우만은 아닐 듯하다.

지금의 우리 대한민국의 상황은 어떠한가. 박 대통령의 하야를 주장하는 촛불집회는 여전히 이어지고 있고 그에 반대하는 맞불집회도 꺼지지 않고 있으니 이러한 대한민국의 분열은 정치인들이 근원이다. 특히 권력을 갖고 있는 지도층의 부정과 비리와 농단으로 인한 것이기에 더욱 안타까운 것이다.

정치적인 혼란을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국제무대에서의 외교적 손실과 경제적 손실은 실로 엄청나서 그 후유증이 얼마나 미칠지 걱정이다. 우리의 위상은 조롱거리로 전락했고 당장 중국시장이 우리를 우습게 보며 마치 대국이 소국을 대하듯 하고 있으니 우리 국민의 자존심은 땅에 떨어져 짓밟히는 꼴이 되었다.

류연국 한국교통대학교 교수

이것이 바로 무책임하고 정의롭지 못한 지도자에게 집중된 무소불위의 권력 때문인 것이다. 이로 인한 서민의 일상은 말 못할 고초를 겪어야 하고 이어지는 난관을 감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른 것이다. 박 대통령의 탄핵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정치권은 이미 대선 경쟁을 시작하고 있다. 자신만이 혼란에 빠져 있는 대한민국을 바로 세울 수 있으니 대통령으로 만들어 달라며 목청을 높이는 이들이 왜 이리도 많아지는지, 국민은 다시 이리 나뉘고 저리 뭉치는 정치판에 휩쓸리는 처량한 처지에 빠져들고 있다. 자유와 평등을 자신의 신념으로 삼고 대한민국을 살만한 나라로 만드는 것이 정치적 목적인 지도자를 가릴 줄 아는 유권자가 되도록 서로 서로가 독려하는 수밖에 더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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