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눈] 성낙수 시인

기사와 직접관련 없습니다. / Pixabay

필자 같은 범부가 볼 때 보수는 물이고 진보는 불이며 보수는 방패고 진보는 창이며, 방향으로 따져 보면 보수는 우측이고 진보는 좌측이다. 보수는 태극기고 진보는 촛불이며 보수와 진보는 늘 같은 하늘을 바라보고 같은 땅에 발을 딛고 있으며 같은 음식과 같은 물을 마시지만 생각은 절대로 같지 않다. 생각이 다르니까 같은 것을 봐도 보는 것이 다르고 같은 소리를 들어도 그 판단의 결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그러기에 서로 논쟁을 할 때도 끝내 답을 낼 수 없으며 서로가 오직 피곤함만을 가중 시킬 뿐이다.

보수와 진보의 차이를 어느 사람은 이렇게 나누고 있다. 노숙자가 된 보수주의자는 그 상황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고민하며 진보주의자는 자신을 돌봐줄 사람을 찾는다. 예능프로 진행자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보수주의자는 채널을 돌려 다른 프로를 보며 진보주의자는 그 프로의 폐지를 요구한다. 무신론자인 보수주의자는 교회에 가지 않으며 진보주의자는 신의 존재에 대해 언급한 후 종교계는 입을 다물 것을 원한다. 백화점 등의 매장에서 보수주의자가 넘어지면 일어나서 웃은 후 쑥스러워 하고 진보주의자는 목을 만지고 고통스러운 소리를 낸 후 소송한다.

보수와 진보가 파란 하늘 아래 하나가 될 수 없는 것은 보수나 진보 둘 다 자신이 볼 것만 보고 자신이 들을 것만 듣기 때문이다. 서로 친구가 된다는 것은 그 어려운 남북통일이 된 후에도 보수와 진보가 하나 되는 것은 매우 불가능한 어려운 일이다.

과거와 현재의 돌아가는 작태를 보면, 보수 진영이나 진보 진영의 정치하는 사람은 양심이 없어야 하나 보다. 그 이유는 내가 똑똑하고 잘나서 당선 되는 것이 아니라 한심하게 상대를 깎아내려 내가 당선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러기에 정직한 사람이나 올바른 사람은 도저히 정치를 할 수가 없다.

'보수가 잘못 되어야 진보가 잘 되고 진보가 잘못 되어야 보수가 잘 된다'는 근시안적 사고로는 우리 사회가 잘 될 수가 없다. 남이 잘 되어야 나도 잘 된다는 거시안적 사고가 절실하게 필요한 때이다. 이것은 우리의 정치에서 경제에서 노사 관계에서도 꼭 필요한 것이다. 보수와 진보가 조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 나와 다르게 생각하는 상대를 이해하려는 관심이 매우 중요하다. 상대의 존재를 우선 인정해야 한다. 상대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으면 상대도 나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게 될 수 밖에 없다.

같은 하늘 아래 보수와 진보가 함께 살아 갈 수는 있지만 조화롭게 살아가기는 쉽지가 않다. 생각 자체가 다른 보수와 진보는 외면을 벗어 보수 진보 모두다 접어두고 구들처럼 따뜻한 안 방에 모여 앉아 오손 도손 이야기 나누었으면 한다. 우리의 위대한 대한민국을 위해 결코 보수 진보 양 진영으로 가릴 이유가 없는 것이다. 대한민국의 주체임을 깨달아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 애국인 것이다.

필자는 기구한 것인지 운 좋은 것인지 한 때 보수가 되어 보고 다른 한 때 진보도 되어 보았다. 그때 보수도 사람이고 진보도 평범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으며 중간자들도 매우 많음을 알게 되였다. 필자는 보수와 진보를 논하면서 초월적인 이상을 꿈꾸지 않는다. 보수와 진보가 향 좋은 차 한 잔과 따뜻한 군고구마 함께 나누어 먹으며 서로가 이해하는 그런 범주에서 같은 하늘 아래에서 좋은 생각하며 살아가고 싶다. '진정, 보수와 진보는 친구가 될 수 없는가'라는 질문에 유감스럽게 시원한 답이 없다.

'보수가 살면 진보가 죽고 진보가 살면 보수가 죽는다'는 지금까지 가지고 있는 엉터리 가정을 잊어야 한다. 보수와 진보 어디에 속하던 뭐 대수겠는가 나의 이익보다 남을 먼저 생각한다면 어디에 속해도 아무 상관이 없을 것이다. 쉽지 않겠지만 서로의 상생은 분명히 가능한 것이다.

성낙수 시인

필자가 잘 아는 보수 남편과 진보 부인이 한 이불을 덮고 잘 살아가고 있다. 이렇게 부부가 서로 싸움하지 않으며 반목하지 않고 살아 갈 수 있는 현명함은 아주 간단했다. 논쟁하지 않는 것이다. 상대의 의견을 다 들어주어 아무 탈 없이 살아가기에 상극의 부부가 무탈하게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상대의 의견 다 들어주고 나와 다름을 이해하는 아량을 갖는다면 별문제 없이 우리 사회는 존재할 것이다.

정유년 붉은 닭의 해에 우리에게 꼭 영웅이 필요한 것만은 아니다. 대선에서 보수와 진보를 보듬을 진실하고 가슴 따뜻한 지도자가 당선되기를 함께 여력이나마 노력하며 우리나라의 밝은 미래를 기대하며 아무리 힘이 들지언정 오늘도 잘 될 것이라는 희망의 두레박을 힘차게 퍼 올려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