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문 전 총장 음성 선영 성묘 "대선 전 개헌해야", 안희정 지사 청주 현도 조부묘 성묘 "거부감 없는 후보"

28일 설을 맞아 충북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부친 산소에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이 헌작하고 있다.

[중부매일 한인섭 기자] 2017년 정치권의 '화두'가 될 충청대망론의 투톱이자 대선 유력 후보인 반기문 전 UN사무총장과 안희정 충남지사가 정유년 설 연휴 기간 조상 묘소를 성묘를 위해 충북을 찾았다. 이들은 설 연휴 이후 본격화 될 대선 레이스와 정치권의 지각변동을 염두에 둔 듯 서로 '대권 적임자'라는 점을 강조했다.

반기문 전 UN사무총장은 설날이었던 지난 28일 음성군 선영을 찾은 자리에서 "대선 이전에 개헌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하고 "국민 65% 이상 개헌을 지지하는만큼 민의를 따르는 게 도리이자 책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오전 음성군 원남면 상당리 선영에 성묘한 후 취재진들과 만난 자리에서 이같은 입장을 거듭 밝히고 "대선 전 개헌을 통해 대통령을 선출한 후 임기를 3년으로 단축해 차기 총선 일정에 맞춰 다음 대통령을 뽑아야 한다"고 말했다.

반 전 총장은 "대선 후 분열된 국민의 아픔을 다스릴 사이도 없이 국회의원 선거를 치른다면 분열이 계속된다"며 "대선과 총선을 동시에 치러야 분열도 막고, 재원도 절약할 수 있다"고 밝혔다.

반 전 총장의 이같은 입장은 조기 개헌, 대통령 임기 3년 단축, 차기 대선·21대 총선 동시 실시를 주장한 종전 입장을 거듭 확인한 것이다. 반 총장의 이같은 입장은 대선 후 개헌을 주장하고 있는 문재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겨냥한 것이기도 하다. 반 전 총장은 이날 음성 선영 방문 후 어머니 세배를 위해 충주를 방문한 후 귀경했다.

반 전 총장은 귀국 이후 지지율 답보 상태를 보이고 있으나, 정당선택과 후보간 합종연횡 등 정치적 가변성이 많아 설연휴 행보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형국이다. 이에 따른 지지율 반등 여부도 관심사다.

야권의 유력 대선 후보로 꼽히는 안희정 충남지사는 자신의 본관 순흥안씨 세거지이자 조부모 묘소가 있는 청주시 현도면과의 인연을 '고리'로 정치적 텃밭을 충북·청주권으로 확대하려는 듯한 행보를 했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우록3리를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사진 왼쪽줄 2번째)가 치즈체험장에서 지지자들과 오찬을 함께하고 있다.

안 지사는 설 다음날인 지난 29일 오전 10시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우록 3리 조부모 묘소를 찾아 성묘했다. 안 지사는 이어 순흥안씨 일가인 신지식인 안용대씨가 운영하는 치즈체험장에서 친인척·지지자 등 200여명과 함께 자리를 함께 했다.

안 지사는 이날 "영호남 지지자들을 모두 모셔 봤기 때문에 지역적으로 어느 한쪽에 치우치지 않는 정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며 "현재는 충청남도 지사직을 수행하고 있어 누구에게나 거부감 없는 야권의 대통령 후보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자신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다고 참석자는 전했다. 안 지사는 이날 친인척들에게 세배한 후 덕담을 주고 받는 등 2시간 가까이 일정을 가졌다.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우록3리를 찾은 안희정 충남지사가 치즈체험장에서 지지자들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안 지사는 문재인 전 대표의 대항마로 간주돼 충청권 대망론의 한축을 이루는 정치인으로 부상했다. 안 지사는 야권의 다크호스로 꼽혀 설 연휴 이후 행보에 시선이 쏠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안 지사의 고향은 충남 논산이라는 게 일반적 인식이었으나, 이번 방문으로 충북·청주와의 인연이 조명을 받을 전망이다. 안 지사는 청주시 서원구 현도면 우록3리 갈골에 살던 조부모가 충남 논산으로 생활 근거지를 옮겨 고향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현도면 우록3리에는 안 지사의 당숙, 6촌, 7촌 등 친·인척들이 세거지를 형성해 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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