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자녀 교육비·내 집 마련·결혼에 '관심'

[중부매일 김미정 기자] 민족 최대의 명절인 설 명절, 올해 밥상머리 화두는 '경제'였다.

장기화되는 경기불황에 사상 최악의 청년실업, 물가 인상 등이 겹치면서 오랜만에 한 자리에 모인 이들의 화제는 '먹고 사는 문제'로 귀결됐다.

경제 활성화에 대한 바람이 커진 상황에서 주부들은 물가안정과 자녀 교육비 걱정에, 청년층은 취업과 결혼, 창업에, 젊은 부부들은 내집 마련 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공무원시험을 준비중인 박두환(33·청주시 내수읍)씨는 명절 다음날부터 다시 도서관으로 향했다. 박씨는 4년반동안 다닌 제약회사 영업사원을 그만두고 지난해부터 공무원시험을 준비하고 있다.

박씨는 "큰집이라서 명절 때 도망갈 수도 없고, 친척들마다 "시험 언제 보니?"라고 물어봐서 눈치가 보이는 건 사실"이라며 "명절이라 오랜만에 친구들을 만나도 즐겁지가 않다"고 털어놓았다.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딸과 대학생 아들을 둔 주부 신경자(53·여·청주시 상당구)씨는 자녀들 학비가 걱정이다. 안 그래도 빠듯한 살림살이에 이번에 학비로 최소 350여만원이 한꺼번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설 명절 직전, 딸아이 교복비(동복)로 30만원, 고등학교 입학금과 급식비로 63만여원을 썼다. 여기에다 개학 후에는 책값에 보충수업비, 등하교 봉고차 이용비 등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다.

여기서 끝이 아니다. 다음달에는 대학생 아들의 학비 230여만원도 내야 한다. 지방 국립대인 것이 그나마 다행이다. 사립대였다면 500만원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신씨는 "설 명절 끝난후 들어갈 돈이 많아서 조카들 세뱃돈도 1만원씩밖에 주지 못했다"며 "주부들에겐 목돈으로 들어갈 자녀 학비가 제일 걱정"이라고 털어놓았다.

초등학생 자녀 둘을 두고 있는 직장인 김미현(43·여·대전시 유성구)씨는 자녀 사교육비로 한달에 150만원씩 쓰고 있다. 물가가 오르면서 학원비까지 올라 사교육비 대는 것도 만만치가 않다.

명절이라 청주 고향집을 찾은 회사원 김별(34·여)씨는 '결혼'이 스트레스다. 올해에도 어김없이 새해 친척들로부터 '덕담'이 아닌 "언제 결혼할거냐", "왜 결혼을 안하냐" 등 '잔소리폭탄'을 들어야 했다. 김별씨는 "결혼을 하고 싶어도 남자가 없어서 못하는데 어떻게 하냐"고 하소연했다.

젊은 부부들의 관심은 '내 집 마련'. 시장금리는 오르고, 아파트 입주 물량은 넘쳐나고, 정부의 부동산 규제 정책은 불확실하고, 대출은 쌓이면서 집을 사야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인 것이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올해 공공기관 채용에 역대 최대 규모인 2만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최근 밝혀 청년구직자들에게 희소식이 될 전망이다.

올해 금융 공공기관 12곳에서도 967명을 신규 채용하겠다고 최근 밝혔다. 이는 지난해보다 246명(25.4%)이 더 늘어난 규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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