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프랑스 화가 에두아르 마네의 '올랭피아'를 풍자한 '더러운 잠'이라는 그림으로 우리사회가 또 한번 시끄럽다. 서두에서 필자는 말한다. "세상이 아무리 더럽고 추해도 예술의 표현은 아름다워야 한다. 더러운 것을 함부로 예술이라 칭하지 말라"라고... 1만 5천 년 전의 '원시미술' 시대에서부터 '극사실주의'와 '포스트모더니즘' 시대에 이른 오늘날까지 예술이라는 장르는 함부로 침해되어서는 안 될 고유한 의식과 양식이 존재한다. '원시미술'시대 이후 '고대미술' 시기가 있고, 고대미술은 '이집트 미술'과 '메소포타미아 미술' '그리스 미술' '로마 미술'로 그리고 '비잔틴 미술'로 이어져 내려온다.

그 시대의 미술은 '건축양식'에 영향을 주고 '도시건축'의 주류를 이루어 왔다. 도시의 형태는 바로 그 시대의 '생활양식'과 시민들의 '문화의식'과도 직결되며, 국가의 정치적 성향이나 이념에 따라 예술가들이 활용되어 온 것도 사실이다. 또한 중세미술(A.D 5c-A.D 15c)이라 하면 500년간의 전쟁과 약탈, 혼란정치시기에 예술은 기독교 교리전달의 보조수단이라는 신(神) 중심의 인간관이 사회 전체를 지배하였으므로 예술에 있어서도 암흑시기였다. 중세초기와 로마네스크 미술이 생겨나고 12C 말 프랑스 북부도시에서 고딕양식이 탄생한다.

르네상스는 부활(復活), 재생을 뜻하며 이탈리아를 중심으로 고대 그리스, 로마의 문화 번영을 꿈꾸며 시작되었다. 이렇게 초기 르네상스를 거치며 소위 전성기 르네상스를 맞이하는데, 이성적 규칙을 통한 객관적인 정확성과 조화와 균형이라는 미(美)의 이념이 잘 구현된 황금기다. 다른 어떤 세기보다 많은 천재들이 나타났으며, 이때 가장 두각을 나타낸 레오나르도 다 빈치, 미켈란젤로이다. 이렇게 '후기르네상스'와 '바로크 시대'를 맞이하게 된다. 1600년부터 1750년 까지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의 여러 가톨릭 국가에서, 르네상스의 이성적 규칙에 의한 지나친 속박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부터 발전한 미술양식을 뜻한다.

바로크는 포르투칼어의 '비뚤어진 진주'라는 뜻으로 르네상스가 지닌 단정하고 우아한 고전양식에 비해 장식이 지나치고 과장된 미술양식에 대한 경멸의 의미로 사용되었다. 혹은 르네상스가 지니고 있는 고전적인 균형, 조화의 세계에 비하여 유동적이고 강렬한 남성적인 감각이 강조되어 붙어진 이름이다. 대표적인 작가와 작품으로는 카라밧지오<야경>, 베르니니<다윗>, 루벤스<루시퍼스의 딸들의 능욕>, 램브란트<자화상> 등이다. 17세기 중엽에 이르러 소위 프랑스식 고전주의가 생겨나는데 그 결과 예술의 중심지는 이탈리아의 로마에서 파리로 옮겨오게 된다. 데카르트의 합리론적 철학의 영향과 루이14세에 의한 정치적, 경제적 안정은 프랑스를 바로크의 물결에 휩쓸리지 않는 독자적인 양식을 갖도록 하였다.

대표적인 작가로 '니콜라 푸생'을 꼽을 수 있는데 그의 작품 <사비니 여인들>을 보게 되면, 감상보다는 지성에 호소하는 방식을 취하였기 때문에 이 작품에서 구도나 형태만이 강조되고, 색채는 아예 뒷전에 밀리게 되었다. 영웅적인 인물들은 일반화 되었으며, 동작은 조각처럼 굳어져 있다. 이들의 묘사는 '헬레니즘 시대'의 조각에서 빌려온 것이 증명되는 것이다. 이어서 '로코코 미술'이며 '신고전주의 네오(NEO CLASSIC)'이며, 그리고 19세기 근대미술의 낭만주의시대가 온다. 뒤를 이은 사실주의와 인상주의, 신인상주의 후기 인상주의가 연결된 후 현대미술 시대의 야수파(A.D 20C 초), 입체파(A.D 1900?1914), 표현주의(A.D 1911?1920), 미래파, 다다이즘, 추상 표현주의, 미니멀 아트, 팝 아트, 극사실주의, 포스트모더니즘이다. 필자가 말하고자하는 것은 미술의 변천사가 아니다. 어느 시대를 막론하고 미술과 예술이 자리 잡고 그 예술가들이 찬양과 저항의 시기에 등장하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그들의 예술이 개인을 대상으로 하거나 정치적 이념의 편향이나 비방이나 저속한 인간의 더러움을 일방적으로 표현하는 수단으로써 활용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김호일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 사무총장

그래서 다른 시대, 다른 문화로부터 양식과 이미지를 차용하는 예술을 '포스트모던'이라 부른다. 포스트모더니즘 미술가들이여~ 모더니즘 문화와 사고방식이 세워놓은 엄격한 지배의 틀을 거부하자. 그리고 포스트모더니즘은 소통이 불가능한 정치, 문화, 예술의 영역을 깨뜨리고, 삶과 문화의 경계를 무너뜨리기 위해 예술에 정치와 이념을 끌어들여 '건전한 이성'으로 '사회문화의 양식'을 선도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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