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여표 충북대학교 총장이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 명문대학으로서의 충북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김용수

윤여표 총장은 2만5천명으로 구성된 충북대 오케트라를 3년째 지휘하고 있다. 때로는 온화하게, 때로는 격정적인 하모니를 만들어내며 혁신을 주도하고 있다. 그 결과 '특성화·세계화·민주화·탈 권위'적인 시스템의 변화를 이루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임기 중 아시아 100위 이내, 국내 10위권 진입 등 글로컬 충북대를 만들겠다는 그에게 2017년은 중요한 시기이다. 전국국공립대학을 이끌어야 하는 중책도 맡았다. 당장 직면한 '국립대학 연합체' 구성 등 대학이 처한 위기의 상황에서 어떤 리더십을 발휘할지 주목된다. 윤 총장의 궁극적인 목표는 '대한민국의 중심 대학, 꿈을 이루는 창의 공동체'로의 비상이다. 그의 옹골찬 새해 설계를 들어봤다. / 편집자

▶충북대라는 오케스트라를 3년째 지휘하고 있는데 소감은.

-취임 첫날 먼 길을 가는 구도자의 심경으로 업무를 시작했는데, 충북대가 '대한민국의 중심 대학, 꿈을 이루는 창의 공동체'로 비상을 할 수 있도록 열과 성을 다했다. 괄목할만한 성과를 이뤄 구성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 그러나 마라톤도 반환점을 돌면 더 힘이 드는 것처럼, 앞으로도 초심을 잃지 않고 충북대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그동안 추진한 사업 평가와 올해 핵심사업은.

-어려운 환경에서 융·복합 교육시스템 내실화와 학·연·산·관 연계교육 강화, 청주 개신캠퍼스를 중심으로 오창·오송·세종 캠퍼스를 광역·특성화시켰다. 최근 2년간 세계 21개국 52개의 유수대학과 학술교류 협약도 체결했다. 노력의 결실로 대학구조개혁평가 최우수 A등급, 국가고객(학생)만족도(NCSI) 3년 연속 1위, 교육부 5대 재정사업 선정, 국가 청렴도 평가 거점국립대 3년 연속 1위 등 성과를 냈다. 올해 정시모집 평균경쟁률은 5.13대 1로, 거점국립대학 중 유일하게 2년 연속 5대 1 이상 경쟁률을 기록했다. 수능성적도 평균 25점이나 상승했다.

올해는 그동안 확보한 764억원의 시설예산과 발전기금으로 '신수도권 중심대학'으로서 클린 캠퍼스 환경을 갖추게 될 것이다. 특히 숙원사업인 글로컬교육·스포츠콤플렉스와 제2도서관 건립, 제8차 대학종합발전계획 완성,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사업 등 대학 역량강화에 역점을 두겠다.

▶지난해 국공립대학총장협의회 회장 등 굵직한 직책을 많이 맡았다. 대학이 처한 현안에 대한 해결 방향은.

-국가의 리더십이 부재해 매우 어렵고 혼돈스러운 시기다. 한국 대학이 처한 상황도 위기 그 자체이다. 학령인구 감소와 장기불황에 따른 청년 실업률은 두 자리 숫자로 심각한 상황이다. 등록금 동결과 반값 등록금으로 재정 압박도 크다. 그러나 식약청장 재임기간에도 광우병 등 어려운 일이 많았지만, 위기를 기회로 삼아 식약청의 규모와 위상을 높였다. 그때처럼 위기를 기회로 만들 것이다. 그러기 위해서는 첫째, 국립대학이 함께 힘을 모아야 협력해야 한다. 둘째, 국가에만 의존할게 아니라 대학 스스로 사회에서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도록 노력해야 한다. 셋째, 국립대학을 세운 것은 지역과 함께 인재양성 산업을 고민하고 풀어나가기 위한 것이고 이를 위한 국가의 지원 필요하다.
 

윤여표 충북대학교 총장이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 명문대학으로서의 충북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김용수

▶'국립대 연합대학'을 지역별로 추진하고 있는데 충북지역의 진척상황은.

-'국립대 연합체'는 광역권 국립대 간 교류와 협력을 강화해 기능과 역할을 재편하는 것으로, 각 대학의 장점과 특성을 살려 공유하는 일종의 자원공유 개념이다. 대학 통폐합과는 다르다. 정부는 3월과 7월에 계획서를 받겠다고 공고했다. 한국교원대, 충북대, 청주교대는 7월을 목표로 연합체 구성을 추진할 계획이다. 지역의 3대 교원양성대학의 특수성을 살려 초·중등을 아우르는 '교원양성 특성화 연합체'로 만들 것이다. 이 모델은 전국에서 하나밖에 없는 고유모델로 각 대학 구성원들과의 합의과정을 거쳐 협약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또 충북도와 도교육청, 청주시에도 협조를 얻어 6개 기관이 교원양성을 위해 어떻게 힘을 합칠 것인가를 논의할 것이다.

그러나 넘어야 할 산도 많다. '국립대 연합체'는 지역 거점 대학 중심의 국립대 통폐합 정책으로, 교육 공공성을 후퇴시키고 지역 균형 발전을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우려와 소규모 대학들의 '흡수통합'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 교수와 직원들은 장기적으로 구조조정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인식도 있다. 논의를 확산시키고 결실을 보려면 열쇠를 쥐고 있는 교육부의 파격적인 지원이 절실하다. 또한 대학 스스로도 시대변화에 걸맞게 능동적으로 고유모델을 개발하는데 게을리 해서는 안될 것이다.

▶ 지난해 전국 국립대학 최초로 핵심보직자를 공모로 선발했는데.

-외부에서 혁신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지난해 대학원장을 포함해 19개 핵심보직자를 국립대 최초로 공개 모집과 적임자 추천방식으로 선발, 임명했다. 대학도 발전하기 위해서는 다른 조직과 마찬가지로 인재경영이 중요하다. 학교 운영의 최적임자를 객관적으로 뽑기 위해서는 총장이 보직자를 임명하는 형식파괴가 필요했다. 그 결과 선거를 도와준 사람에 대한 보은인사라는 보직자에 대한 부정적인 시각이 사라졌고 인사잡음도 없어졌다. 기관이 잘 되려면 구성원들을 하나로 묶어 하모니를 이루어야 한다. 충북대 오케스트라의 명지휘자가 되겠다는 이유이다. 생각과 주장이 강한 교수들을 오케스트라의 단원으로 이끄는 것이 쉽지 않지만 학내조직의 잡음과 갈등이 없는 것이 충북대 발전의 원동력이다.

▶올해 한·중 대학 총장 포럼도 개최하는데.

-오는 9월 28일부터 30일까지 열린다. 올해 9번째 행사로 한국과 중국에서 각각 20개 대학이 참가한다. 한·중 대학의 협력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총장들의 협의체로, 각 대학 총장들이 현안과 의제를 선정해서 발표하고 토론한다. 제7회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과 함께 열려 시너지 효과가 기대되고 국제교류를 넓힐 수 있는 매우 의미 있는 행사다.

▶ 구성원 및 지역과의 소통을 강조하는데.

-지역과 함께 하는 가장 대표적인 사업은 평생교육원이다. 1년에 7천여 명의 지역주민들이 이용하고 있다. 지난해 오송역에 개관한 '충북대 북카페'도 지역과의 상생발전을 위한 노력의 하나다. 오는 4월 1일 시내버스 노선이 개편돼 버스가 캠퍼스 내로 운행된다. 정문을 개축하면서 경비실을 없애고 주민들이 산책할 수 있도록 개방했다. 학생들과도 직접 만나 고민도 듣고, SNS로 소통의 기회를 넓히고 있다. 비전으로 내세운 '창의공동체'는 대학 내 구성원뿐만 아니라 지역과 함께한다는 의미다. 올해도 우리 대학과 지역이 행복한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도록 함께 노력해 주길 당부 드린다.

윤여표 충북대학교 총장이 "학생과 교직원 등 구성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을 바탕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글로컬 명문대학으로서의 충북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김용수

 

중부매일은 충북대 인문대학과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인문역량강화(CORE)사업 일환으로 인턴십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이날 윤 총장 인터뷰에는 인턴십에 참가하고 있는 학생 2명이 동행했다. 다음은 학생들의 질문 내용이다.


▶우리 학교에 외국인유학생을 만히 유치해 글로벌 캠퍼스에 대한 자부심이 있다. 하지만 적응을 하지 못하는 유학생들이 많아 안타깝다.(최송희·정치외교학과 3년)

-현재 30여 개국 1천100여명의 유학생이 있다. 입학기준을 통과했는데도 학교생활에 적응 못하는 유학생들이 있다. 이들을 위해 국제학부를 만들어 1학년 때 교양과목을 수강하며 언어와 컴퓨터 교육에 집중화시키며 적응할 수 있도록 기획하고 있다. 또 유학생 멘토링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직원들이 유학생과 메토를 맺고 지역행사나 축제를 다니면서 한국문화를 접하고, 집으로 초대해 친밀감도 쌓고 있다. 유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고 있다.

▶코어사업 프로그램에 인문대 학생 외에 참여가 부족하다.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김남희·국어국문과 3년)

-가장 보람 있는 사업 중 하나가 코어사업이다. 이 사업은 취업에 전공을 살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프로그램으로 학생들한테 매우 좋은 기회다. 프로그램은 인문대 학생과 타 단과대학생을 위한 다양한 내용으로 구성돼 있다. 지역주민들이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인문학 강의도 다양하다. 처음에 반대하는 교수와 구성원들을 설득하면서 힘들게 유치한 사업이다. 개신문화회관에 플래카드를 내걸어 홍보를 하고 있는데, 참여도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 학생과 구성원들의 관심도 필요하다.

 

약력
윤여표 총장은 충남논산 출신으로 대전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 제약학과에서 공부한 뒤 동대학교에서 약학 석·박사학위를 취득했다. 1986년 3월 충북대 약학과 교수로 부임한 뒤 2000년 약학대 학장을 지냈으며, 식품의약품안전청장, 오송첨단의료산업진흥재단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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