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시절부터 국악을 전공한 나에게는 난계 국악경연대회와 박연(朴堧) 선생의 출생지인 충북 영동은 가본적은 없지만 꽤나 친밀감을 느끼고 있던 고장이었다.
 그러던 중 20여년 전 음대를 졸업하고, 나는 국악전공자로서 국악의 고장인 영동을 막연한 기대감을 가지고 가게 되었다. 경부고속도로 영동 진출입로를 나와서 영동군을 가는 길은 무척이나 깊은 산길이었다.
 지금이야 영동 옥천 간 연결도로가 시원하게 뚫려 있지만 20여 년 전의 영동은 그야말로 오지(奧地)중의 오지였다.
 이와같은 지리적 여건 때문에 여러 종류의 노동요 등이 많이 보존되어 있다.
 노동요 릫베틀가릮, 메밀과 관련된 릫메물노래릮, 삼을 삼을 때 노래하는 릫삼삼기릮, 풍구질하면서 하는 릫불무노래릮 등 외에 릫나무꾼노래릮, 릫밭매는 노래릮 등이 다양하게 수집되고 있다.
 릫삼삼기릮는 부녀자들이 삼을 삼을 때 부르는 노동요로서 릫삼 삼는 노래릮 혹은 릫줌치노래릮라고도 한다. 사설은 주로 밤을 새워 삼일을 하면서 잠을 쫓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지역에 따라서 릫잠노래릮라고도 하는데, 대부분 부녀자들의 고된 노동과 시집살이 시부모와의 갈등 등을 주된 내용으로 하고 있다. 시집살이 다른 노동요와 내용이 유사한 점이 많다.
 릫삼삼기 노래릮는 삼 삼기를 많이 하던 경상도 지방에서 성행하였는데 영동지방에서도 이 노래가 불려진 것은 영동군이 경상도와 인접해 있는 지리적 여건 때문으로 보여진다.
 영동에서는 ''삼삼기'', 또는 ''중치요''라고도 부르고 있다.
 리듬은 3분박 4박자의 굿거리로 되어 있으며, 메기고 받는 형태는 아니다. 음 구성은 ''레-솔-시''로 되어 있다. 여기에 장식음과 시김새(음을 끌어올리거나 흘려내리는 것, 음을 떠는 것)가 가미되고 있다.
 이것들의 표현방법이 보다 완곡하게 나타나고 있는 점이 남부지역의 삼삼기 노래와의 차이점이라고 하겠다.
 다음은 영동군의 ''삼삼기''의 악보와 사설이다.
 
 그러그로 그 적삼해여
 아버님의 진님도폭을 지을라요
 나의 진님도폭을 제쳐놓고
 갖난애기 저고리나 해여줘라
저작권자 © 중부매일 - 충청권 대표 뉴스 플랫폼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