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의 자매지인 릫LIFE릮는 지난 199년 밀레니엄을 앞두고 ‘지난 1천년 인류에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한 1천명’을 선정, 발표했다.
 그 1위에는 서양인으로는 금속활자를 처음 발명한 독일 구텐베르크(1398~1468)가 선정됐다. LIFE는 선정 이유로 몣책을 대량 생산하는데 성공, 인류 지식혁명과 시민사회 출현을 가져왔기 때문몤이라고 밝혔다.
 익히 알다시피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은 청주 흥덕사지에서 인쇄한 ‘직지심체요절’이다. 구텐베르크 금속활자본보다 78년이나 앞서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LIF’는 구텐베르크를 1위로 선정했을까. 혹자는 “서구 중심적인 사고의 반영”이라고 말하고 있으나 꼭 그렇지는 않다. 당시 시대상황을 현미경 식으로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고려시대는 엄격한 신분주의 사회였다. 따라서 책은 일반 판매가 아닌 ‘관의 하사’에 의해서만 구경할 수 있었다. 당연히 서민들은 책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거의 갖지 못하고 되고, 이는 인쇄매체가 상업ㆍ대중화되는 것을 저해했다.
 결국 고려는 지금의 인터넷과 같은 다중 정보매체를 세계 최초로 발명하고도 이를 사장시킨 결과를 낳았다. 인터넷 정신의 본질은 정보 공유와 정보 피드백 그리고 정보 음영구역 해소이기 때문이다. 한반도에서의 근대적 삶과 사유의 기회가 그만큼 늦어진 것이다.
 이에비해 구텐베르크는 ‘벤처 사업가’ 기질을 농후했다. 얼마전 발간된 한 책은 구텐베르크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
 릫이재가 밝았던 구텐베르크는 난세를 이용해 큰 돈을 벌 궁리를 했다. 그가 첫번째로 시작한 것은 책, 그중에도 성경의 다량 인쇄였다. 그는 성경을 짧은 시간안에 다량으로 인쇄할 수만 있다면 유럽 최고의 베스트셀러가 되는 것은 시간문제라고 생각했다릮.
 그의 생각은 어느정도 적중, 짧은 시간안에 거부가 되고 말년에는 로마로부터 귀족의 자격을 부여받기도 했다. 그러나 구텐베르크는 엉뚱한 곳에서 ‘사고’를 쳤다. 성경이 다량으로 보급되면서 종교개혁이 촉발됐고, 이 영향으로 시민사회가 형성되기 시작했다. 구텐베르크는 원했건 원치않았던 ‘근대 지식 민주주의’ 싹이 돋아나는데 커다란 공헌을 했다.
 청주시가 수년 전부터 ‘직지 세계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무엇으로 직지를 세계화것인지 아직 구체적인 목표점과 방향성이 드러나지 않고 있다.
 해답은 ‘고려 인터넷 정신’에 있지 않을까. 비록 당시에는 실패했지만 직지를 만든 고려 금속활자 정신이 지금의 인터넷 정신에 해당하기 때문이다.
 KBS 인기 프로그램 릫역사 스페셜릮이 기회가 닿아 고려 금속활자를 대상으로 작품을 제작한다면 필경 이런 제목을 붙일 것이다. ‘고려 인터넷 정신, 직지를 아십니까’. / 문화체육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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