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스팅보드 충청권 속속 방문

사진 / 뉴시스

[중부매일 김성호 기자] 야권의 유력 대선후보들이 중원 쟁탈전에서 우위를 선점하기 위해 속속 충청으로 모여들고 있다.

이는 충청 민심이 주요 선거 때마다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고, 지역내 유력 대권주자로 꼽히던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의 중도 이탈로 아직은 유동적 표심이 많다는 계산이 깔린 행보로 분석된다.

먼저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와 안희정 지사는 지난주 호남에서 정면 승부를 벌인뒤 이번주에는 중원 대첩에 뛰어들었다.

특히 문 전 대표와 안 지사 모두 대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반 전 유엔 사무총장의 고향 충북 방문에 특별한 관심을 두는 양상이다.

문 전 대표측 관계자는 15일 "주말을 전후해 충북을 찾아 지역 주민들과 소통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며 "민주당 경선 후보 등록을 마친 만큼 국가 운영에 관한 좀 더 구체적인 비전을 제시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안 지사 측도 "안 지사의 이번 주 일정 '키워드'는 충청"이라며 "충남은 물론 17일 청주 등 충북의 주요 도시를 방문해 지지 기반 다지기에 나설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앞서 안 지사는 이날 서울 63빌딩에서 열리는 충청향우회 신년교례회에도 참석, '충청대망론'의 불씨를 키웠다.

4개 권역 순회 방식으로 치러지는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은 호남이 첫번째, 충청은 두번째다. 때문에 당내에서는 호남·충청에서 사실상 승부가 결정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며, 각종 여론조사에서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격차가 가장 작은 곳이라 양측의 긴장감 또한 높다는 게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실제, 한국갤럽이 지난 10일 발표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충청 지역에서 문 후보는 30%, 안 후보는 27% 지지율을 기록했고, 최근 지역지 여론조사에서는 안 지사가 오히려 문 전대표를 10% 포인트 이상 따돌린 것으로 나타났다.

야권 유력 주자 중 한사람인 안철수 전 국민의 당 대표 역시 이날(15일)부터 16일까지 대전, 충북, 충남을 차례로 방문, 충청민심 공략에 나선다.

첫째날에는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자강안보'에 관한 세부 공약을 발표하는 등 '안보 행보'에 주력한 뒤 곧바로 충북 청주에 위치한 충북도청으로 이동, 자신의 대선 경쟁력을 지역언론에 설파했다.

안 전 대표는 이튿날에는 한서대 항공대(태안 곰섬)를 방문, 4차 산업혁명 시대 첨단기술의 융합 등 과학기술혁명에 대해 설명하는 등 미래 신산업 육성전략을 강조할 예정이다.

충남 공주출신 정운찬 전 국무총리도 전날(14일) 하루종일 충북에 머물며 지역 민심를 살폈다.

정 전 총리는 지난 14일 충북도청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국민 의견을 수렴해 현재 서울시와 세종시 둘로 나눠있는 수도를 한곳으로 정해야 한다"고 했고, 개헌과 관련해서는 "마음만 먹으면 대선 전에 개헌할 수 있을 것이다. 개헌은 권력 구조뿐 아니라 남북관계, 동반성장 등 경제구조에 대한 내용도 담아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국민의당과 대선 연대에 대해선 "(당분간) 독자적 노선을 견지하다 의기투합할 수 있는 세력이 요청한다면 연합을 할 생각이 있다"면서 "그러나 대통령 탄핵 등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현재 상황에서 어떤 의사결정을 하기에는 좀 이르다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정 전 총리는 기자간담회에 이어 보은군청 구제역 상황실과 청주의 한 임대아파트 경로당 등도 방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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