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년 전 건립된 '충북스포츠훈련관' 여전히 방치

충북체육 대표선수들의 체력향상과 정신수양 등을 위해 지난 2004년 6억 2천 6백만원(도비 3억, 충북체육회 기금 3억 2천 6백만원)의 사업비를 들여 강원도 평창군 도암면 용산리에 건립한 충북 스포츠훈련관이 선수·감독들에게 외면 받으면서 수년째 방치되고 있다. 신동빈

[중부매일 이완종 기자] 10여 년 전 강원도 평창군에 설립된 충북의 재산이 여전히 방치되고 있다.

지난 11일 강원도 평창군에 위치한 '충북스포츠훈련관'은 한 눈에도 오랜 기간동안 방치돼 있었음을 단번에 알 수 있었다. 훈련관으로 가는 길목에는 사람의 발길이 언제부터 끊겼는지 최근에 내린 눈이 쌓여있다. 이곳에는 야생동물의 발자국만 곳곳에 남아있을 뿐 사람이 오고간 흔적을 찾아 볼 수 없다.

비탈길을 올라 건물에 가까워지자 을씨년스러움이 전해졌다. 건물 외벽에 칠해진 페인트는 이미 군데군데 벗겨져 있었으며 입구에는 현관문이었던 유리조각들이 깨진 채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었다. 자칫 발을 헛디딜 경우 크게 다칠 수 도 있었다.

건물 안쪽은 더욱 심각했다. 건물 안에는 불빛을 밝히기 위한 전등 및 모든 전기배선이 끊어져 있었다. 1층 복도에도 불은 들어오지 않고 선수들의 휴식공간으로 활용됐던 각 방에는 오래된 침구류만 널부러져 있다.

식당에는 동파로 인해 수도관이 터졌는지 수돗물은 나오지 않았고 식탁과 의자에는 먼지만 수북이 쌓여있다. 건물의 기계실로 쓰였던 것으로 추측되는 지하실은 햇볕조차 들어오지 않았다.

산산조각 난 현관문 모습. / 신동빈


이렇게 방치된지가 오래되다 보니 인근 마을의 주민들도 이 건물에 대해 불편한 시선을 보내기는 마찬가지이다.
 
마을주민 A씨는 "십여 년 전 건물이 완성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람들의 발길이 뜸해지는가 싶더니 이제는 아예 발길이 끊어졌다"며 "관리가 안돼 흉물처럼 방치돼 있어 가기가 꺼려진다"고 말했다.

이 곳은 충북 동계스포츠종목 선수들의 전지훈련과 하계종목 선수들의 여름철 고지대 적응훈련을 위해 건립된 것으로 알려졌다. 2003년 당시 충북 모 스포츠협회의 임원인 황모씨가 땅을 충북도에 기증하고 도가 건물을 건설한 것이다. 강원도 출생의 황씨는 자녀들이 충북소재 대학에 입학하자 충북과의 인연을 맺었다.

그는 자녀가 충북도의 동계스포츠 종목선수로 활동하자 열악한 환경에서 훈련하는 선수들을 위해 본인 소유의 평창군 일대 땅을 기부하고 훈련관 건립을 충북도와 논의한다.

숙소 내부에는 TV, 냉장고 등이 그대로 방치돼 있고 곳곳에 곰팡이가 피어 흉물스러운 모습을 하고 있다. / 신동빈


이에 따라 도는 이듬해인 2004년 6억2천여 만원(도비 3억, 도체육회기금 3억2천여 만원)을 들여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의 훈련관을 세웠다. 준공 초기에는 충북 체육계의 선수와 임원들이 간간히 사용하며 나름 가치를 인정 받았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않았다. 훈련장까지의 거리가 멀어 활용가치가 떨어졌기 때문이다. 활용가치가 줄면서 선수 뿐 만 아니라 피서철 인반인들의 숙소로 이용토록 했지만 훈련관 인근이 피서장소로서의 메리트가 없어 이 마저도 여의치 않았다.

결국 훈련관은 2012년 관리소관이 충북도체육회에서 충북도로 이관됐고 이의 활용이 마땅치 않자 도는 결국, 2013년 용도폐지 후 매각을 결정한다.
 
하지만 매각도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용도폐지 이 후 총 6번의 공매를 진행했지만 매입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현재 이 건물에 대한 처분은 계류상태에 머물러 있다.

이와관련, 도 관계자는 "이 곳이 '맹지'라는 점 때문인지 몇번의 매각에도 새 주인이 나타나지 않았다"며 "활용방안도 마땅치 않아 현재는 관련 부서들과 논의중인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그러면서 "관리의 경우 타지에 건축된 시설물이기 때문에 사실상 어려운 형편"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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