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우민보고 '병행 / 사회'展 오는 3월 31일까지

[중부매일 송창희 기자]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현시대를 바라보는 '작가들의 시선'을 조명해 보는 전시가 열리고 있어 눈길을 끌고 있다.

우민아트센터(관장 이용미)는 현실 문제에 적극적으로 개입해 온 강홍구, 공성훈, 김상돈, 송상희, 임선이, 조습, 황세준 등 7명의 작가가 바라본 서로 다른 시선을 통해 우리의 현실과 그 본래의 모습에 대해 고찰하는 '우민보고 - 병행 / 사회'를 오는 3월 31일까지 개최한다.

'우민보고'는 우민아트센터가 개관이후 지역 문화예술의 특성과 가능성을 확인하며, 한국 현대미술의 확장을 도모하기 위해 지난 발자취를 되짚어보고 앞으로의 활동 방향을 견고히 하고자 마련하는 소장품 기획전이다.

이번 전시에서 강홍구 작가는 '사라지다 - 흰개' 작품을 통해 도시화의 필연적 과정속에서 사라지는 풍경을 포착하고 있다. 그가 포착한 화단의 꽃, 나무, 유기견 등은 철거시 가장 나중에까지 잔존하는 것으로, 재개발을 위해 가장 먼저 자리잡는 전신주나 길들과 대비를 이룬다. 하찮은 것으로 취급 당하며 뿌리 뽑힌 이 대상들은 사라져간 것들에 대한 향수를 불러 일으키며, 그들이 존재했었음을 증언한다. 그의 이러한 작업들은 재개발을 둘러싼 첨예한 이슈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지만, 보다 근복적인 질문들, 즉 무엇이 사라지는지, 또 무엇이 이러한 것들을 사라지게 만들는지, 그리고 결국에 누가 이것을 보게 되는지에 대해 생각해 볼 과제를 던진다.

또 현실과 거리두기를 통해 현대인의 심리를 비판적 풍경으로 은유하는 공성훈 작가는 우리나라에 이런 곳이 있었나 싶은 광대한 시공간의 지평을 담아낸다. 그의 태종대에서 담배 피우는 남자, 제주 해안가에서 돌 던지는 아이들이 나오는 작품은 밤인지 낮인지 모호하다. 그의 바다는 푸른 바다가 아니라, 시퍼렇게 멍이 든 듯 창백하다. 그의 그림은 작가가 숨겨 놓았을 의미를 찾아내 읽기보다는, 관객의 상상력으로 다시금 쓰여지도록 여백을 남겨 놓는다는 점에서 고전적인 것이 아니라 현대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조 습, 갑돌이와 갑순이, 2009


김상돈 작가는 근대화와 도시화, 산업화를 거치는 동안 기이하게 뒤섞인 한국적 풍경을 담고 있다. 이번에 전시된 '불광동토템'은 불광동 재개발 폐허에서 불온하고 비루한 존재가 가진 욕망과 기운의 카니발(굿판)을 드러내는 설치사진작업이다.

송상희 작가의 '변신이야기 제 16권'은 그리스 전설을 바탕으로 우주의 생성과 변천, 그리스 로마의 역사적 인물들의 변신을 그린 대서사시이다. 이 작품에서 그는 석유자원을 획득한 인간의 무자비한 탐욕에 대한 자연의 경고를 독특한 시각으로 담고 있다.

이와 함께 임선이 작가는 자연과 문명 사이에서 끊임없이 정체성의 혼란과 심리적인 갈등을 겪는 현대인의 삶을 이야기한다. 그의 '흔들리는 눈에 의한 드로잉'은 현대인의 불확실하고 변화무쌍한 시선으로 바라본 현대사회의 양상을 자연풍경에 빗대어 은유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조습 작가는 이성과 폭력, 논리와 비약, 비탄과 명랑 등 상충되는 개념들을 충돌시키면서 그 충돌지점에서 뜻밖에 만나게 되는 아이러니에 대해 이야기 한다. 또 황세준 작가는 '세계배III-연희104고지' 작품을 통해 기묘한 도시 풍경속에 스며든 욕망과 가치관을 성찰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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